연예인의 자살과 모방 자살 - 베르테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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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의 자살과 모방 자살 - 베르테르 효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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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29 2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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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7)

독일의 문호 괴테가 1774년에 쓴 ‘젊은 베르테르의 슬픔’이라는 책이 있다. 그 내용을 보면 베르테르라는 청년이 한 무도회장에서 롯데라는 여성을 만나게 되고 운명적 사랑에 빠진다. 그러나 그녀에게는 이미 약혼자가 있었다. 어느 날 타지로 여행을 갔다 오니 사랑하는 롯데가 약혼자와 결혼을 한 것이다. 이러한 사실에 충격을 받은 베르테르는 결국 자살을 하고 만다.

그는 자살을 하면서 자신의 죽음이 그의 사랑하는 여인 롯데에게 평화와 기쁨이 될 것이라며 이 죽음이 오직 소수의 고귀한 사람들에게만 허락된 죽음이라며 미화한다.

괴테가 25살이라는 젊은 나이에 쓴 이 소설은 출간되자마자 당시 유럽의 젊은이들을 사로잡았다. 이들은 이 소설에 심취하였고 그 생생한 사랑의 이야기에 매료되었다. 그러나 그 결과는 여기서 끝나지 않았다. 비슷한 경험에 빠져있는 젊은 사람들은 이 소설의 주인공 베르테르의 사랑만이 아니라 죽음까지도 따라하게 되었다.

그래서 당시 유럽의 여러 나라에서는 그 주인공처럼 푸른 윗옷에 노란 조끼를 받쳐 입고는 권총으로 자살하는 사람들이 많이 나타나게 되었다. 결국 로마 교황청은 이 책을 금서로 지정했고 이탈리아, 독일, 덴마크 등지에서도 발간이 금지되었다.

1974년 사회학자인 데이비드 필립스는 20년간 자살에 대한 연구를 하면서 자신이 모델로 삼거나 존경하던 인물, 또는 사회적으로 영향력 있는 유명인이 자살할 경우, 그 사람과 자신을 동일시하여 사람들이 자살을 시도하는 현상이 있다고 하였다.

실질적으로 그의 연구에 의하면 유명인의 자살이 언론에 보도된 후 자살률이 급증한다고 한다. 예를 들어 마를린 먼로가 자살로 생을 마감한 당시 미국에서는 일시적으로 자살이 12%나 증가하였다고 한다.

그러면 한국의 경우는 어떠한가. 2005년 2월 탤런트 이은주 씨가 자살을 하였다. 당시 한 조사에 따르면 그녀의 자살 이후 서울의 7개 구에서 한 달 동안 있었던 사망 원인을 분석해 본 결과, 그 이전 한 달간에 비해 자살자의 수가 2.5배 가량 늘었다고 한다.

특히 이 씨와 비슷한 나이대인 20대의 자살자는 15명으로 그 전 달의 7명에 비해 2배 이상 늘었다. 자살 방식도 이은주 씨처럼 목을 매 자살한 경우가 80%(종전 53%)에 이르렀다. 이 기간 중 20대 자살자 15명 가운데 14명이 이 방식을 택한 것이다.

그 이후에도 탤런트 안재환 씨의 죽음도 영향을 주었고, 특히 사람들의 사랑을 많이 받았던 최진실 씨의 죽음도 큰 영향을 주었다. 특히 최진실 씨가 자살한 그 달인 10월에는 그해 자살의 13%가 몰렸고, 전체 자살자의 숫자도 늘었다. 또 최근에는 노무현 전 대통령이 자살했는데 그해 자살은 크게 늘었다.

2009년 자살은 전년도에 비해 자살률은 35.2명에서 42.2명으로, 그리고 숫자로는 12,858명에서 15,413명으로 크게 늘었다. 물론 이 모든 것이 그의 죽음 때문이라고 할 수는 없지만 그 영향력이 적지 않았다고 볼 수 있다.

이와 같이 유명인, 특히 사람들이 직접적으로 느끼고 있는 연예인들의 자살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친다. 그들의 자살이 큰 충격이 될 수도 있고, 사회적 우울증을 확산시키는 역할을 했을 수도 있다. 특히 자살을 심각하게 고려하고 있는 사람들에게 그들의 자살이 주는 영향은 결코 적지 않을 것이다.

그래서 중요한 것이 미디어들의 보도 방식이다. 그들이 동일한 사건을 어떻게 보도하느냐에 따라서 사회에서 자살하는 사람이 늘어날 수도 있고 줄어들 수도 있는 것이다. 특히 유명인의 자살이 발생했을 경우 어떻게 접근하고 보도하느냐는 수많은 사람들에게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이러한 것은 설교에서도 동일하게 적용된다고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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