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년의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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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의 자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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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4.15 23: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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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5)

우리나라에서는 나이가 많을수록 자살률 역시 높아진다. 평균 자살률, 즉 인구 10만 명 당 자살로 인해 죽은 이들의 숫자가 25명인데 비해 60대는 42.4명, 70대는 73.1명, 심지어 80대에는 104.명이다. 즉, 일반 자살률에 비해 80대에는 무려 4배가 되며, 70대에서는 3배에 이른다.

그런데 이 노년 자살은 정확하지 않다. 통계청의 자살자 숫자는 유족들이 신고하는 사망 신고에 의존한다. 우리나라 정서상 자살이라고 하는 것이 그렇게 드러내고 싶지 않은 사항이다. 그렇기 때문에 어르신들이 자살로 인해 돌아가시더라도 사망 신고를 할 때는 숙환이나 노환으로 표기하는 경우들이 많다.

자살 전문가들이 지적하는 바가 있다. 보통 노인 부부 중에 한 분이 돌아가시면 얼마 지나지 않아 남은 분이 돌아가시는 경우들이 있다. 보통 심적으로 어려워서 그렇게 되었다고 이해들을 하는데, 전문가들의 이야기는 그 중에는 혼자 있는 것이 어려워 자살하는 경우들이 많다는 것이다. 물론 사망 신고에는 자살이 아닌 다른 이유로 사망 원인을 적게 될 것이다. 이러한 이유들을 보면 현재의 노년 자살률은 현실보다도 상당히 적게 드러나고 있다고 볼 수 있다.

노인들이 자살하는 이유는 많은 경우 경제적인 문제와 육체적인 어려움 때문이라고 볼 수 있다. 우리나라에서는 노년 빈곤층이 급격하게 늘고 있다. 평균 수명은 상당히 빠른 속도로 늘어나고 있는데 이에 대한 사회적 대책이 마련되지 않은 상태이다.

요즘 사회에서는 ‘100세 시대’라고 한다. 그럼 일반적으로 50대에 은퇴를 하면 40년 이상을 수입이 없거나, 가능한 경우는 연금으로 살아야 한다. 그러면 결국 자녀들에게 의존하게 되는데 자녀들의 사정이 여의치 않을 경우 이들은 방치된 상태도 보통 30년씩 살게 된다. 이들의 고통이 얼마나 클지는 상상이 된다. 더군다나 자녀들은 있으나 경제적 지원이 안 되는 경우들이 있는데, 이럴 경우는 사회복지 혜택을 받기도 어려워 더욱 어려워진다. 이런 상황에서 병이 날 경우 목돈이 필요하게 되고, 상황은 더욱 악화되는 것이다.

노년층은 이럴 경우 분노에 휩싸인다. ‘내가 이 사회를 위해 어떻게 했는데’, 또는 ‘가족을 위해서 내가 어떻게 했는데’ 하는 생각이 들면 분노가 나온다. 그렇지 못한 경우 우울증에 빠진다. 특히 삶의 의미를 잃어버리게 되면 더 심해진다. 노년의 삶이 의미 없고, 죽음을 준비하며 보내는 시간이라고 생각이 들면 삶에 대한 의지를 놓게 되는 것이다.

또 하나는 노인 자살은 이타적 자살이라고 하는 분들이 있다. 즉, 자녀들에게 짐이 되느니 스스로 목숨을 끊겠다는 것이다. 이것은 정말 한국적인 사고라고 할 수 있다. 마지막까지 자녀들을 생각하는 한국의 노인들만이 할 수 있는 사고이다.

그렇다면 정말 노년은 자살과 가까운 것인가. 결코 그렇지는 않다. 세계에서 우리나라 다음으로 헝가리와 자살률로 2위를 달리고 있는 가까운 나라 일본만 해도 상황이 다르다. 그곳의 노년 자살률은 20명밖에 안 된다. 일본은 일찍부터 노령화 사회가 되면서 노인 복지에 대해서 많은 대비를 했다. 그 결과 노년의 삶이 결코 불행하지도, 자녀들에게 짐이 되는 그런 것도 아니다. 그렇기에 죽어야겠다는 생각이 우리보다 적은 것이다.

이것은 우리에게 시사해 주는 바가 크다. 성경이 말하듯 노인들이 꿈을 꾼다면 자살은 그들에게서 멀어질 것이다. 노인들이 꿈을 꿀 수 있는 세상을 만드는 것이 노인 자살 예방의 관건이다. 이 사회를 위해 수고한 이들이 말년에 평안한 삶을 이루고 자녀들을 축복해 줄 수 있도록 함께 노력해 나가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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