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가 살아 있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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내가 살아 있어야 하는 이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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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7.29 19: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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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 (18)

‘의미요법(Logotherapy)’으로 유명했던 빅터 E. 프랭클은 2차 대전 당시 죽음의 수용소를 경험했던 정신과 의사였다. 그는 수용소에 갇혀 있는 동안 극한의 상황 속에서 끝까지 생존하는 사람들과 그렇지 못한 사람들의 모습을 살펴보면서 소중한 원리를 발견하였다.

그것은 바로 삶의 의미를 발견한 자는 인간의 한계 상황과 같은 극단적인 상황 속에서도 끈질긴 생명력을 발휘한다는 것을 알게 된 것이다. 프랭클은 자신의 그때의 경험을 발전시켜서 의미요법이라는 심리치료 기법을 창시하였다.

프랭클은 삶은 어떤 조건 속에서도 의미를 지니고 있으며, 사람에게는 그 의미를 찾는 의지가 있고, 행복은 그것의 성취를 통해서 오는 것이며, 인간에게는 한정된 상황 속에서도 의미를 구현하는 자유가 있다고 보았다.

이러한 전제 하에 사람은 자신의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행위를 함으로써 의미를 찾으며, 새로운 경험을 하거나 누군가를 만남으로써 의미를 찾으며, 피할 수 없는 고통이나 감당할 수 없는 역경과 같은 우리가 바꿀 수 없는 우리의 운명과 싸워나가면서 의미를 찾는다고 보았다.

한창 실존주의 철학이 왕성하던 때에 빅터 프랭클의 이러한 생각은 큰 반향을 일으켜 그는 유명세를 탔다. 그러던 어느 날 밤 프랭클은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당신이 그 유명한 빅터 프랭클입니까?”
“예, 그런데요. 무슨 일이시죠?”
“난 지금 죽으려고 한 손에 약을 들고 있습니다. 그런데, 죽기 전에 당신하고 이야기 좀 하고 싶어서 전화를 했습니다.”

순간 당황한 프랭클은 정신없이 그 여인의 이야기를 들어주며 자살하려는 행동을 막으려고 했다. 그러다가 전화는 끊어지고, 세월이 흘러 그 기억이 잊혀져 갈 무렵, 어느 모임에서 한 여인의 방문을 받았다.

“빅터 프랭클 선생님이시죠? 혹시 몇 년 전 한밤중에 제가 전화를 했었는데 기억이 나시는지요?”

기억을 더듬어 그 당황스러웠던 한밤중의 전화를 생각해 낸 프랭클은 갑자기 자살하려고 했던 이 여인이 그 때 자신의 어떤 말에 자극을 받아서 자살하려던 생각을 바꾸게 되었는지 알고 싶었다.

“반갑습니다. 그런데 실례지만, 그 때 제 말 중에 어떤 말을 듣고 자살하려는 생각을 바꾸게 되었는지요?”

그런데, 그 여인의 대답은 프랭클의 기대와는 전혀 달랐다.

“사실은 그 때 선생님이 저에게 무슨 말을 했는지 생각나는 것은 하나도 없습니다. 다만 한 밤중인데도 진지하게 내 이야기를 들어주는 사람이 있는 세상이라면 살만하다는 생각이 들어서 죽으려는 생각을 바꾸게 되었습니다.”

그것이 육체적 고통이든, 심리적 고통이든, 경제적 고통이든, 그러한 고통 중에 있는 사람의 마음을 함께 아파해주며 진지하게 이야기를 들어줄 수 있는 사람이 내 곁에 한 사람이라도 있다면, 그 사람은 살아야겠다는 의지를 회복할 수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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