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살론:이기적 자살
상태바
자살론:이기적 자살
  • 운영자
  • 승인 2014.05.13 21:2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8)

자살에 대한 이론을 이야기할 때면 가장 많이 거론되는 것이 뒤르케임이다. 그는 프랑스인으로 독일의 베버와 함께 사회학을 정립한 사람이다. 대표적인 저서로는 ‘자살론’이 있다. 이 책은 1897년에 쓰였는데, 출간된 지 120년 가까이 된 책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현재에도 자살에 대한 이론을 정리할 때면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책이다. 요즘 고등학생들에게 논술 준비를 위해서 꼭 읽어야 할 필독서로 권장되고 있는 책이기도 하다.

당시 뒤르케임은 유럽 전체를 대상으로 자살에 대한 실태 조사를 벌였다. 무려 2만 6천 건에 이르는 자살 보고서를 파악한 것이다. 그 결론으로 그는 자살은 결국 사회 통합이 이루어지는 곳에서는 적게 일어난다는 것을 밝혔다. 이러한 배경에서 그는 자살을 세 가지로 나누어 놓고 있다. 즉, 이기적 자살, 이타적 자살, 그리고 아노미적 자살이다.

먼저 이기적 자살에 대해서 그는 이기주의와 연결하여 설명하고 있다.

이기주의를 그는 개인의 자아가 사회적 자아보다 강력하고, 사회적 자아를 희생시키면서까지 자신이 주장되는 상태라고 한다. 결국 이러한 상태에서는 개인이 강조되고 사회와의 유대가 단절되는 결과를 가져오는데 그러한 경우 자살이 늘어난다고 그는 진단한다. 이러한 주장을 뒷받침하는 통계 조사를 통해 그는 세 가지 명제를 제시하고 있다.

“자살은 종교 사회의 통합의 정도에 반비례한다. 자살은 가족사회의 통합의 정도에 반비례한다. 자살은 정치 사회의 통합의 정도에 반비례한다.”

즉, 종교와 가정이 통합되고 바로 서 있는 곳에서는 자살이 줄어든다는 것이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정치가 제대로 돌아갈 때 자살은 줄어들게 된다는 것이 그의 주장이다. 그 중에서도 우리의 관심을 끄는 대목이 있다면 종교 사회의 통합과 자살의 관계이다. 이를 위해 그는 유럽의 종교 지형을 살피며 종교와 자살의 관계를 풀어냈다. 유럽의 경우는 지역별로, 즉 국가나 지방 정부별로 명확하게 개신교와 가톨릭으로 구분될 수 있다. 뒤르케임은 바로 이러한 지형을 이용하여 자살과 종교의 관계를 통합의 관점에서 풀어낸 것이다.

책이 출간될 당시는 18세기 말의 결과이다. 인구 1백만 명에 대한 자살자 수를 비교해 보면 개신교 국가에서는 190명이고, 혼합 종교국(개신교와 가톨릭)에서는 96명, 그리고 가톨릭 국가에서는 58명이었다. 이러한 결과가 나오는 것은 개신교가 개인 중심이기 때문이라고 그는 분석한다. 즉, 가톨릭의 경우는 공통된 신앙과 예식을 가지고 있는데 비해 개신교는 그러한 면이 적다 보니 통합되지 못한다는 것이다. 그 결과는 결국 높은 자살률로 나타났다고 그는 보고 있다.

이런 결과는 우리의 예상을 뒤엎는 것일 수 있다. 우리의 바람은 바른 신앙을 가지고 있는 개신교에서 자살은 현저히 줄어들어야 한다는 것이다. 그러나 사회 통합의 관점에서 보면 개신교는 오히려 자살에 취약하다고 할 수 있다. 과연 우리는 이러한 부분을 어떻게 극복해 나갈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을 해야 한다. 아마 그 해답은 바른 공동체의 형성일 것이다.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바른 연합과 교제는 공동체를 세워나가도록 할 것이고, 이기주의의 극단인 자살을 막는 길이 될 것이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