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유 혹은 집착, 그리고 사랑
상태바
소유 혹은 집착, 그리고 사랑
  • 운영자
  • 승인 2015.07.29 10:53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 (65)

어느 날 환갑이 훨씬 넘으신 어느 분이 찾아와서 안타까운 고민을 털어놓으셨다. 큰 딸이 결혼을 위해 어떤 남자를 사귀게 되었는데, 몇 번 만나보니 서로 맞지 않는 것 같아서 그만 만나자고 했더니, 그 때부터 미행을 하고, 협박을 하고, 집에까지 찾아오고, 심지어는 다른 사람을 만나면 가만두지 않겠다고 위협을 하고 있다는 것이었다. 더 큰 문제는 최근에 딸이 다른 남자를 만나 결혼을 준비하고 있는데, 그 약혼자에게까지 접근해서 온갖 악의적인 거짓말을 하면서 사귀는 것을 방해하고, 심지어는 목숨을 위협하기까지 한다는 것이었다. 그 어르신의 이야기를 듣고 보니 잘못하면 생명이 위험할 것 같아서 경찰의 도움을 받아야 할 것이라고 조언을 하면서 상담을 했던 기억이 있다.

그러고 보니 이 세상에는 사랑이라는 미명 하에 일어나는 일들이 참 다양하다. 우리는 보통 사랑이라고 하면 아름답고 동화 같은 낭만적인 사랑을 떠올리지만, 실상은 사랑 때문에 사람이 죽고 사는 경우가 너무나 많다. 애인이 변심했다고 자살을 하거나 상대를 살해하는 경우도 있고, 심지어는 집으로 찾아가 가족을 살해하는 경우도 일어나고 있다. 어떤 여인의 경우를 보면 사귀던 남자가 자신을 버렸다면서 자신은 이제 살 가치가 없기에 죽어야겠다고 매일 위협하고 자해를 하면서 상대를 자신에게서 떠나지 못하게 하는 사례도 있었다.

사랑은 관계의 미학이다. 일방적으로 혼자서 상대에 대한 사랑의 감정을 품고 살아가는 경우도 있지만, 그것은 짝사랑이라고 한다. 짝사랑은 대부분 마음의 병으로 끝나는 경우가 많다. 관계의 미학을 충족시키지 못하는 사랑은 나중의 결과와는 상관없이 비극으로 끝나거나 마음의 상처로 남기 쉽다.

그렇다면 왜 그런 일이 생기는가? 사랑과 소유욕을 구분하지 못하기 때문이다. 사랑이라는 감정은 처음에는 상대에 대해서 끌리는 마음으로 시작한다. 그러다가 점점 서로 그러한 감정과 마음을 나누는 관계로 발전한다. 마지막은 서로가 서로에게 주는 것으로 성숙된다. 하나 됨을 통한 진정한 자유를 발견한다. 거기엔 기쁨이 있다. 그만큼 삶의 의미가 풍성해지기 때문이다.

그런데 사랑이 아닌 것은 관심 끌기로 시작된다. 그러다가 일방적인 집착과 소유욕으로 발전한다. 상대가 나에게 잘 해주면 사랑하고 있다고 착각한다. 이러한 왜곡된 사랑의 마지막은 희생과 강요로 추락하며, 집요함과 집착과 속박이 된다. 그 밑바닥에는 자신을 거부할 것에 대한 두려움과 상실에 대한 불안과 고통이 괴물처럼 자리를 잡고 있는 것이다.

나이와 상관이 없이 누구나 아름다운 사랑을 꿈꾼다. 그러한 상대를 만나고 싶어 한다. 그래서 그런 사랑을 읊은 노래들이 너무나 많다. 하지만 이쯤에서 냉정하게 생각해 보아야 할 것이 있다. 사랑이라는 이름으로 누구에게 무엇을 받고자 하거나 내 안에 가두려는 것은 사랑이 아니라 집착이다. 그것은 또 다른 이름의 소유욕이요, 타락한 정욕이요 탐욕이다. 그런 사랑은 서로를 고통스럽게 하며, 서로의 삶을 파괴시킨다. 심지어 자신의 생명까지고 파괴한다.

진실한 사랑은 생명을 잉태하고 자라게 한다. 영원한 사랑은 절망스러운 자에게 현재의 상황을 넘어 살아야 할 이유와 소망을 안겨준다. 숭고한 사랑은 서로를 편안하고 자유롭게 한다. 뿐만 아니라 어떤 경우에도 변치 않는 절대불변의 사랑은 서로에게 매일매일 살아갈 힘과 지혜를 공급해주는 것이다.

성경은 말한다. “사랑은 무례하지 않으며, 자기의 유익을 구하지 않으며, 성을 내지 않으며, 원한을 품지 않습니다”(고전 13:5, 표준새번역).

노용찬 목사(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공동대표. 빛고을나눔교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