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년의 남성들이여, 가슴을 펴라!
상태바
중년의 남성들이여, 가슴을 펴라!
  • 운영자
  • 승인 2015.04.29 11:00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 (53)

레빈슨은 인생주기를 나누면서 전환기에 대해서 이야기했다. 그 전환기란 청소년기에서 청년기로 이르는 청년기 전환기, 청년기에서 중년기로 이르는 중년기 전환기, 중년기에서 노년기로 이르는 노년기 전화기를 말한다. 그러면서 각 전환기에는 위기가 있을 수 있다고 했다. 위기라고 부른 이유는 이때에 극심한 심리정서적 변화만이 아니라 신체적 변화와 사회적 변화를 겪게 됨으로써 겪는 일 때문이다.

사실 ‘중년기의 위기’라는 용어는 정신분석학자들에 의해 처음 소개된 것으로 알려져 있다. 다른 어떤 삶의 주기보다도 중년기에는 여러 가지 일들이 중첩되어 경험된다. 마치 소설가가 자신이 쓴 글을 면밀히 다시 읽으면서 퇴고를 하듯이 지금까지 살아온 자신의 삶과 그에 따른 정체감에 대한 재평가가 일어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신체적으로도 많은 변화를 겪게 된다. 필자 역시 45세쯤 되었을 때, 노안이 왔다. 그때 경험을 되돌아보면, 책을 읽다가 눈이 나빠진 것도 모르고 알 수 없는 짜증을 느낀 경험이 있다. 그러다가 어느 순간 ‘아, 내게 노안이 왔구나! 이제 안경을 써야 하네?’라는 자각이 들면서 순간 우울감을 느꼈었다.

이때에는 직접적인 신체적인 변화만이 아니라 호르몬의 변화가 일어나면서 감정과 심리작용에도 영향을 준다. 왠지 센티멘탈해지고, 때론 쉽게 토라지고 화를 내기도 하고, 어떤 경우에는 주변 사람들이 자신을 무시하는 것 같아서 섭섭함과 외로움을 느끼기 시작한다. 이것은 성호르몬과도 관련이 되어 부부관계에도 영향을 미치게 된다. 이 변화를 자각하지 못하고 대처방안을 갖고 있지 못할 경우 부부관계와 가족관계, 그리고 사회관계에서 어려움을 경험하기도 한다. 미성숙한 경우에는 극심한 부부갈등, 심지어는 외도나 불륜과 같은 위기를 경험하기도 한다.

호르몬과 신체적인 변화는 질병과도 관련이 된다. 발병률이 최고조에 달하는 때도 이때이고, 알코올 중독, 위궤양, 고혈압, 심장병 등이 가장 빈번하게 나타나는 시기이기도 하다.

이 모든 것에 위기감을 더욱 가중하는 요인이 있다. 그것은 사회경제적인 것이다. 세월이 변해서 지금은 퇴직하는 연령이 매우 낮아졌다. 평균수명은 길어졌는데, 안정된 직장에서 일하는 기간은 매우 짧아졌다. 청년실업이 사회문제가 된 것처럼 일을 시작하는 연령과 퇴직하는 연령이 같이 높아짐으로써 직장생활의 불안함을 경험하고 있는 세대이고, 이것은 퇴직 후의 생활, 즉 노년기의 삶에 큰 고민거리가 되고 있는 것이다.

미국의 의사 레이(Rahe)와 홈즈(Holmes)가 만든 스트레스 지수를 살펴보면 가장 높은 스트레스는 배우자의 사별로 100점 만점이다. 그런데 상위 12 가지 스트레스 요인을 살펴보면 가족과 관련이 있으며, 이혼, 별거 등이 그 다음 순서를 차지한다. 이러한 지수들은 상실과 관련이 있다. 그런데 중년기의 위기와 관련된 여러 가지 요인들과 더불어 사회적 지위의 상실과 실직은 극심한 상실감과 스트레스의 요인이 된다. 이때 40-50대의 많은 중년기의 남성들은 우울, 불안, 공허감, 갑작스러운 건강상실, 알코올중독만이 아니라 자살충동을 느끼는 경우가 많다.

여기서 우리는 다시 한 번 40~50대의 중년기의 의미를 되새겨보게 된다. 중년기는 가장 빛나는 시기이며, 가장 원숙미가 넘치는 시기이다. 무엇보다도 배우자와 가족과 자녀들을 위해 누구보다도 열심을 다해 헌신하는 시기이다. 나아가 사회와 국가에 이바지하는 수고는 말할 것도 없다. 그래서 “브라보, 4050!”을 외치는 것이다. 중년의 남성들이여, 가슴을 펴라!     

노용찬 목사(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공동대표. 빛고을나눔교회)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