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앙을 가진 사람도 자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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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앙을 가진 사람도 자살하는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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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4.08 10:5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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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 (50)

2007년 ‘목회와 신학’은 전문 여론조사기관에 의뢰하여 ‘기독교인의 자살에 대한 인식 조사’를 한 적이 있다. 그 조사 결과를 살펴보면 기독교인 5명 중 1명꼴로 자살 충동을 느낀다는 것이고, ‘실제로 자살을 계획했었는가?’라는 질문에는 14.5%가 ‘그렇다’라고 대답을 한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런데 이러한 통계는 일반인들의 통계와 비교하여 크게 차이가 나지 않고 있다는 것이 충격적이다. 자살문제 이전에는 가정과 관련된 문제들이 이슈가 되었었는데, 그 때에도 가정불화나 이혼, 폭력, 외도, 자녀와의 갈등 등의 문제에 있어서 기독교인들과 비 기독교인들과의 차이가 그리 크지 않았다는 것이다.

실제로 지난 10여 년간 특정인들의 자살문제를 살펴보면 기독교인들이 유독 많았다. 연예계에 종사하고 있었던 분들의 경우가 특히 그랬고, 그들 중 어떤 분들은 유명 교회에 소속되어 있던 경우도 있었다.

그렇다면 삶의 제반문제에 있어서 기독교인과 비 기독교인의 차이가 그리 나타나지 않는 이유가 무엇일까? 이 질문에 대한 답은 자살 관련 통계를 다시 한 번 심층적으로 분석해 보면 금방 얻을 수 있다.

자살을 계획하고 실행에 옮기려 했던 경험을 가진 기독교인 중 26.8%가 교회출석이나 실제적인 신앙생활에 그리 적극적이지 않았던 것으로 나타나고 있기 때문이다. 이것은 에밀 뒤르케임이 통찰한 것처럼, 그가 다니고 있었던 신앙공동체 안에서 다른 구성원들과의 결속력이 약했다는 것을 의미하며, 결국 삶의 중요한 위기를 만났을 때 그가 의지하고 힘을 얻을 지지기반이 없었던 것을 의미한다.

사회적 결속력은 자살을 억제하고 방지하는 큰 힘이며, 기독교인 개개인의 신앙공동체와의 결속력 여부도 같은 역할을 하는 것이다. 그런데 이러한 결속력의 약화가 자살과 같은 위기를 만났을 때 아무런 영향력도 미치지 못했던 것이다. 연예계에 종사했던 기독교인들에게 불행한 일들이 자주 일어났던 이유는 그들의 직업상의 특수성도 작용했다고 본다. 겉보기에는 화려하고 인기와 명성을 얻고 있었지만, 막상 삶의 깊은 내면문제를 나눌 신앙공동체와의 관계가 약했던 것이다.

또 하나, 신앙공동체와의 결속력이 약하다는 것은 신앙관과 그것을 기반으로 한 인생관과 세계관에 있어서도 하나로 융합될 수 없다는 것을 의미한다. 이 문제는 기독교회의 전체적인 문제이기도 하지만, 요즘 많은 교회들이 대형화 되면서 형식적인 신앙인들이 많아지는 것도 한 영향이라고 보는 것이다.

교회는 예수 그리스도의 몸이다. 그리스도인은 죄를 회개하고 예수 그리스도를 믿어 거듭난 사람, 즉 ‘그리스도의 영’을 소유한 사람이다. 세상과는 구별된 거룩한 무리, ‘성도’(聖徒)라 부르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러기에 가치관과 세계관에 있어서 비기독교인과 다르다. 그것은 성서와 예수 그리스도의 가르침을 바탕으로 하고 있다. 가치관과 세계관이 다르다는 것은 인생의 제반문제에 대한 이해와 태도와 대처방법이 다르다는 것을 의미한다. 그것이 바로 거룩성이다.

교회의 모든 목회활동은 예수 그리스도의 모범을 따라 ‘한 영혼을 돌보는 일’이어야 하며, 예수 그리스도를 믿는 믿음 안에서 하나님 나라의 비전을 바라보며 살아가는 신앙을 전하고 가르치고 나누는 일이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할 때에 삶의 한가운데서 위기를 만나 흔들리는 사람들에게, 그것을 이길 힘과 소망을 줄 수 있을 것이다. 나아가 이 사회에 생명의 빛을 전하는 교회의 역할을 다할 수 있을 것이다.

노용찬 목사(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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