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명은 유희의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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생명은 유희의 대상이 아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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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3.18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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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 (47)

지난 2월 1일 어느 인터넷신문이 화천에서 보낸 뉴스의 제목은 이랬다. ‘화천 산천어축제 폐막...역대 최다 관광객 150만 명 돌파’. 내용인즉, 산천어 잡이 축제 모습을 취재한 내용인데, 23일간 진행된 축제는 외신들의 취재 열기도 뜨거웠다면서 40개국에서 500건이 넘는 방송, 신문기사 등이 쏟아져 산천어축제를 알리는 첨병 역할을 했다고 소개하고 있다.

예전에도 TV에 이 축제가 소개된 적이 있었는데, 마을은 공동으로 큰 저수지를 막아 얼음을 얼리고, 양식으로 키운 산천어를 푼 다음 사람들이 한 쪽에서는 얼음낚시로, 다른 한 편에서는 직접 손으로 잡는 대회를 여는 것이다. 그리고 잡은 산천어는 회로 먹기도 하고, 튀겨 먹기도 하고, 매운탕으로 끓여 먹기도 하는 것이다. 그러면서 썰매도 타고, 팽이도 돌리면서 추억의 옛 놀이를 즐기기도 하는 것이다.

한 해를 살면서 겪는 이런 저런 일로 사람들마다 스트레스가 많은 것은 인정한다. 그 스트레스를 풀어야 정신적 육체적으로 건강해 진다는 것도 인정한다. 실제로 TV 취재 영상을 보니 아이고 어른을 떠나서 그 축제에 참석한 모든 사람들이 정말로 즐거워하는 모습이었다. 화면 가득 ‘스트레스가 확 풀려요!’라고 웃음이 만발한 얼굴로 외치는 소리가 그것을 증명해 주었다. 축제 관계자는 “작은 산촌마을에서 열리는 축제를 이렇게 많은 사람이 방문한 것은 기적과도 같은 일”이라면서 “앞으로도 대한민국 대표축제로서 명성을 이어가도록 하겠다”는 포부도 밝혔다고 뉴스는 소개하고 있었다.

그러나, 사람은 생각하는 존재이다. 그러기에 자신의 행동의 동기와 그 결과와 영향에 대해서 성찰이 있어야 한다. 우리는 분명히 자연과 더불어 살아간다. 자연을 착취하면 그 역효과는 금방 사람에게 돌아온다는 것쯤은 이미 누구나 알고 있다. 즐거움도 좋지만 단순히 놀이를 위해서 생명을 쉽게 여기는 축제를 과연 어떻게 생각해야 하는가?

이렇게 말하면 어떤 이는 마을의 소득을 위해서, 그리고 살아가기 위해서 어쩔 수 없지 않겠는가 하고 반문할 것이다. 그런데 따지고 보면 그곳에서 즐거워할 수 있는 사람들이나 그러한 축제를 여는 사람들은 이미 절대빈곤 속에 있지 않다는 것이다. 적어도 그러한 축제에 참여할 수 있는 사람들은 절대빈곤을 넘어서 삶의 유희를 찾는 여유를 가진 사람들이다.

세상에는 두 종류의 공격성이 있다. 하나는 양성의 공격성이고, 다른 하나는 악성의 공격성이다. 양성의 공격성이란 자신의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이 나타내는 공격성이다. 악성의 공격성은 그와 상관없이 자신의 목적이나 욕구를 채우기 위해서, 때로는 즐거움을 위해서 나타내는 공격성을 말한다. 심리학자들은 이 악성의 공격성이 사람들에게서 더욱 많이 나타나고 있다고 관찰 보고하고 있다. 이것과 무엇이 다르랴!

우리의 조상들은 살기 위해 다른 생명을 어쩔 수 없이 희생해야만 했을 때, 그 과정은 마치 종교의식같이 엄숙하고 신중했다. 반드시 고마움을 표했고, 그것은 피 한 방울, 장기 한 토막 헛되이 버리지 않는 행동으로 나타났다. 그런데 요즘 우리 사회를 보면 생명에 대해서 너무나 깊이 생각하지 않는 모습이다. 21세기는 ‘행복한 삶’이 화두이다. 그냥 살아가는 것(quantity)이 아니라 어떻게, 어떤 삶을 살아가느냐 하는 삶의 질(quality)의 문제에 관심을 가지는 세대이다. 그 삶의 질은 맹목적으로 그저 살 먹고 살자는 것으로 이루어지지 않는다. 소위 웰빙(well-being), 순 우리말로 ‘참살이’라고 하는 것에도 깊은 철학이 있어야 하는 것이다. 분명히 말한다. ‘생명은 유희의 대상이 아니다!’ 내 생명이 소중하듯이 타인의 생명도, 그리고 함께 이 자연의 가족으로 살아가는 모든 생명이 소중한 것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노용찬 목사(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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