개별 교회의 자살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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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별 교회의 자살 예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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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2.31 11: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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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 (37)

지난 가을 예장 통합측 총회에서는 ‘자살에 대한 목회 적용 지침서’를 채택했다. 교단의 목회자들이 교회에서 자살 예방을 어떻게 해야 할지, 그리고 자살자가 생겨났을 때 대처를 어떻게 해야 할지에 대한 질의가 있었고, 1년의 준비를 거쳐서 지침서가 마련되고 결의를 거쳐 공식 문서로 받은 것이다.

지침서에 보면 자살에 대한 현재의 한국 상황, 신학적 이해, 교회의 소명, 실제적인 목회 대응, 그리고 개인적으로 자살의 위험에 있는 사람들을 알아보고 도울 수 있는 방법 등을 적었다. 그런데 이 지침서에서 뛰어난 부분은 자살자를 위한 장례 예식서를 마련한 것이다.

현재까지 교단 차원에서 자살자를 위한 장례를 공식화한 곳은 없었다. 그러다 보니 교회에서 자살자가 생기면 교인들이 혼란에 빠지고, 장례를 치러주어야 하는 것인지에 대한 논쟁이 일어나곤 했다. 그런데 이 지침서에서는 장례를 치러주는 것을 전제로 하고, 오히려 장례의 순서는 어떻게 하여야 하는지, 그리고 그 때 설교는 어떤 것을 해야 하는지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있다.

많은 목회자들이 자살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을 꺼린다. 특히 교회 내에서 자살 예방 교육이나 생명 보듬이 교육을 시키자고 하면 다들 조심스러워한다. 이러한 이유는 아마 두 가지 정도로 살펴볼 수 있을 것이다.

첫째는, ‘자살하면 지옥 간다’는 생각에 다른 것을 언급하는 것이 겁나기 때문이다. 즉, 교리적인 논쟁이 일어나기를 피하려는 생각이다.

둘째는, 자살이나 죽음이라는 주제를 교회에서 이야기하는 것 자체를 꺼리는 것이다. 요즘 교회의 특징은 밝고 긍정적인 것을 선호한다는 것이다. 사람들의 성공담이나 부자가 된다는 이야기에 대해서는 호응이 있는데, 죽음이나 고난에 대해서 이야기하는 것은 싫어하는 것이다. 목회자들 역시 이러한 것을 알기에 자살이나 죽음의 이야기는 꺼리는 것이다.

그런데 교회가 이렇게 흘러가다 보니 중요한 사실을 놓치고 있다. 즉, ‘예수 믿으면 구원 받는다’는 사실이다. 종교에서 죽음에 대한 것이 없어지다 보니 현세의 복 받는 것에만 관심이 있고, 우리가 전통적으로 가지고 있었던 ‘예수 천당, 불신 지옥’은 없어지고 만 것이다. 하여간 이러한 이유로 인해서 교회에서는 자살에 대한 교육이나 언급을 피하는 경향이 있다.

그러나 최근 이러한 추세가 변하고 있다. 자살에 대해서 교회들도 적극적으로 나서고 있다. 어렵지만 자리를 마련한 교회를 찾아가서 교육을 해 보면 생각보다 많은 사람들이 교육에 임하는 것이다. 그러면 목회자들이 놀라워한다. 그런데 교인들에게 물어보면 이러한 교육이 필요했다고 한다. 교인들은 자신들의 입장에서도 절실했고, 특히 주변에 어려운 사람들을 어떻게 도와야 할지를 몰랐는데 가이드를 내 주니 도움이 된다는 것이다.

목회의 현장을 파악하면 이제 자살 예방 교육이나 생명 보듬이 교육은 필수적인 것이 되었다고 본다. 우리 교회는 ‘아니겠지’하는 막연한 기대는 교회를 혼란에 빠트릴 것이다. 오히려 준비하고 적극적으로 대처해 나갈 때 교회는 갑작스러운 사고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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