술과 우울과 자기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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술과 우울과 자기 살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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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1.14 1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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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 (39)

잠언에 보면 술과 관련된 구절이 나온다. 술을 자주 마시는 자에게 재앙과 근심과 분쟁과 원망이 있다고 한다. 또한 술에 취해 정신이 없기 때문에 여기저기 상처가 있고 눈은 충혈되어 혼합한 술을 찾아 다닌다고 한다.

술을 마실 때는 기분이 좋은 듯 하지만 결국에는 뱀같이 물 것이고, 독사같이 쏠 것이며, 환각과 환청에 시달리게 되고, 헛된 말을 하며, 심지어는 아무런 감각도 느끼지 못하게 되어 누가 때리거나 상하게 하여도 아프지 않게 될 것이라고 말하고 있다(잠 23:29~35). 이렇게 술은 사람을 망치기 때문에 경고하기를 “술을 즐겨 하는 자들과 더불어 사귀지 말라”고 하고 있다(잠 23:20, 21).

성경말씀만이 아니라 이 세상에 지각이 있는 사람들이라면 모두가 술을 경계하라고 말하고 있음에도 불구하고 사람들은 술 마시기를 좋아한다. 특히 우리나라는 술 소비에 있어서 전 세계에서 상위를 차지하고 있어 술 권하는 사회라고 풍자된다.

그런데 문제는 이 술이 우리 사회의 웬만한 사건사고와 깊은 관련이 있다는 것이다. 가장 흔한 것으로 교통사고를 들 수 있다. 교통사고와 관련된 통계를 보면 교통사고 중 사람에 의한 원인의 첫 번째가 바로 음주로 인한 사고이며, 그로 인한 치사율은 일반 교통사고의 치사율보다 높은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뿐만 아니라 술은 각종 범죄와도 연관이 있다. 2008년의 나영이 사건, 2010년 여중생 성폭행 사건 등등의 공통점은 바로 음주 범죄라는 사실이다. 2008년부터 2012년까지의 경찰청 통계를 보면 5대 강력 범죄(살인, 성범죄, 강도, 절도, 폭력) 중 음주와 관련된 사건이 30%에 이르는 것으로 나타나고 있다.

그러면 술과 자살은 어떤 관련성이 있을까? 보건복지부는 4개 연구팀으로 나누어서 대형 병원 응급실을 방문한 자살 시도자 1,359명을 심층 면담하고, 이미 세상을 떠난 자살 사망자 72명의 유가족을 만나 심리적 부검을 실시하고, 또한 320만 명의 사망자 통계 및 ‘일반 국민 자살의식 설문 조사’ 결과도 분석한 적이 있다.

이 연구 결과 자살 시도자의 절반 정도는 술을 마시고 평소의 결심을 실제로 행동에 옮겼다는 사실이 확인이 되었다. 남성은 50%, 여성은 40% 정도로 남녀 간에 약간의 차이가 있기는 했지만, 전체적으로 볼 때 남녀 모두에게 음주 후 자살을 시도한 것으로 나타나 음주와 자살은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는 것이 밝혀진 것이다.

대부분의 사람들은 술은 마실 때는 기분이 좋아지는 것처럼 생각한다. 하지만 실제는 다르다. 술을 마실 때 일시적으로 행복감을 느끼게 하지만, 이것이 점차 반응성을 떨어지게 만들어 행복감보다는 우울감과 불행감을 가중시켜 술을 더 마시게 만들고 결국은 중독에 빠진다. 또한 알코올은 뇌기능을 일시적으로 억제하여 분노와 같은 감정이나 충동을 조절할 수 없게 만든다. 여기에 우울한 감정이 가중되어 ‘죽고 싶다’라는 생각을 행동으로 옮기게 만든다. 이와 같은 이유로 2008년도 미국 물질남용정신보건청이 펴낸 ‘음주와 자살에 대한 보고서’는 ‘알코올 중독은 일종의 만성적인 자살이다’라고 보고했던 것이다.

소설가 현진건의 ‘술 권하는 사회’는 일제 강점기의 부조리가 만연한 우울한 사회 현상을 고발하고 있다. 술과 우울과 자기 살해(자살)는 깊은 상관관계가 있다. 이에 대한 성경의 답은 “술 취하지 말라. 이는 방탕한 것이니 오직 성령으로 충만함을 받으라”(엡 5:18)는 것이다.

노용찬 목사(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공동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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