라일락꽃과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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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일락꽃과 가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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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5.05.13 11:2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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라이프호프와 함께하는 ‘생명목회이야기’ (54)

5월 중순이 되면 라일락꽃이 핀다. 꽃마다 꽃말이 있는데, 흰색 라일락꽃은 ‘아름다운 맹세’, 연보라색은 ‘젊은 날의 추억’, ‘첫사랑의 감동’, 그리고 붉은색은 ‘친구 사랑’, ‘우애’를 뜻한다고 한다. 가정의 달, 그리고 이 글을 쓰고 있는 어린이날에 라일락꽃은 나에게 진한 향기처럼 가정을 생각하게 한다.

교회도 5월은 가정의 달로 지킨다. 그런데 요즘은 가정에 대해서 말하기가 그리 쉽지 않다. 이유는 가족 구조가 다양해졌기 때문이다. 아니, 그보다 그러한 다양한 가족 구조에 대한 우리의 인식이 달라졌다는 것이 더 정확한 표현일 것 같다. 왜냐하면 다양한 가족 구조는 예전이나 지금이나 존재해 왔던 것인데, 다만 차이가 있다면 얼마 전까지만 해도 특정한 가족 구조만이 정상적이라고 단정적으로 생각해 왔던 것에 변화가 생긴 것뿐이기 때문이다.

의식적이든 무의식적이든 한 개인은 사회적 영향을 받는데, 그것이 때로는 격려와 지지가 될 수도 있지만, 때로는 억압이 될 수도 있다. 특히 특정한 삶의 형태에 대하여 사회적 편견이 만연한 경우에는 아예 폭력이 될 수 있다. 그렇다면 우리 기독교인들과 교회는 사회의 다양한 삶의 모습에 대해서 어떤 태도를 가지고 있을까? 이미 알고 있듯이 ‘보수적’이라는 평가를 받고 있다. 보수적이라는 의미의 사전적인 뜻은 ‘급격한 변화를 피하고 현 체제를 유지하려는 사상이나 태도’이다.

그런데 이 세상의 모든 삶의 문화는 끊임없이 변화한다. 새로운 풍조가 생겨나고, 그것은 하나의 에토스가 되고, 에토스(ethos)는 그 사회의 새로운 에틱스(ethics), 즉 윤리로 정립하게 된다. 그에 따라 새로운 삶의 문화가 형성된다. 이러한 변화는 계속되어 우리 주님이 오시는 날까지 하나의 역사로 이어져간다. 따라서 우리의 삶의 현장에서 일어나는 다양한 현상들에 대해 교회와 기독교인들은 마음과 귀가 열려져 있어야 한다.

그러면 왜 가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면서 가족 구조의 다양성에 대한 이야기를 먼저 하는 것일까? 그 이유는 혹 가정의 중요성을 이야기하는 것이 가정의 구조와 형태는 꼭 이래야 한다는 것을 강조하는 것이 아니어야 하기 때문이다. 그렇게 깊은 생각 없이 말하는 것 때문에 5월이면 교회에 가기 싫다는 사람들이 있다. 가정을 이야기할 때 중요한 것은 가족의 구조나 형태가 아니라, 가족의 역할과 기능이다. 그렇게 다양한 구조와 모습을 가진 가정 안에서 살아가는 가족 구성원들이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가를 더 이야기해야 하기 때문이다.

‘사회적 관계 내 자살 경험과 가족이 자살 생각 및 자살 행동에 미치는 영향’(이민아 외, 한국인구학 제33권 제2호, 2010년 8월, pp. 61~84)이라는 논문에 보면, 가족 요인이 응답자의 자살 생각 및 행동에 강한 영향을 미치는 것으로 드러났는데, 가족 스트레스가 높을수록 자살 생각, 자해 충동, 자살 계획 및 자살 시도를 할 확률이 높고 나타났다. 그러나 반대로 가족 지지에 대한 기대가 높을수록 자살 생각, 자살 계획 및 자살 시도의 확률은 감소하였다는 결과이다. 그러면서 강조하기를 한국 사회의 자살률이 계속적으로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가족 등 가까운 사회적 관계의 건강성에 주목할 필요가 있으며, 더불어 사회적 관계 내 자살을 경험하는 사람들이 자살 위험에 노출될 가능성이 높다는 사실은 이러한 취약 집단에 대한 정책적 배려가 필요하다는 사실을 말해 준다고 결론을 내리고 있다.

5월이 되면 여기저기서 가정 세미나가 열린다. 그러한 귀한 시간을 통해서 더욱 ‘생명 존중의 삶’이 퍼져나가면 좋겠다. 그러면 우리 사회는 예수 그리스도로부터 오는 생명의 풍성함(요 10:10)으로 더욱 밝고 평화로워질 것이다.

노용찬 목사(라이프호프기독교자살예방센터 공동대표, 빛고을나눔교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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