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상담은 내담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나누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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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상담은 내담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나누는 것’
  • 최귀석 목사
  • 승인 2017.11.15 0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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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귀석 목사의 ‘성경적 내적 치유’(29)

유독 우리나라에 많은 ‘화(Anger)’로 인한 병인 심인성 질환으로 사람들이 고통을 당한다. 더욱이 마음속에 화를 담고 사는 사람들은 육체적 질병뿐 아니라 영적 질병에 시달리고, 우울증, 자살 등 위험한 선택을 하는 경우가 많다.

심인성 질환인 우울증은 문화의 감리라는 말처럼 누구나 걸린다는 말이다. 하지만, 우울증은 사람의 생명을 앗아가기도 하는 무서운 것이다. 결코 환절기에 지나쳐 가는 감기 정도의 질병이 아니다. 우울증의 원인은 화, 분노, 응어리인데, 아픈 기억을 그대로 두면 무의식에 저장되기 때문에 시간이 지남에 따라 더 커다란 폭발력을 갖게 된다. 반면에 마음속에 담아두고 묻어버리는 것은 순간적으로 잊는 것일 뿐, 악하고 고통스러운 감정이 폭발하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이 충격과 고통은 폭발해야만 회복할 수 있기 때문에 고통이 쌓여 폭발 위기에 있는 사람의 그 폭발하는 감정을 받아주는 것이 바로 위기상담이라 할 수 있다. 이런 점에서 최고의 위기상담자는 예수님이시다. 그것은 예수님께서 죄(고통) 속에 살고 있는 많은 사람들을 보시고 직접 십자가를 지심으로써 그 고통을 대신 경험하고 몸소 느껴주시며 불쌍한 인간들을 위해 아픔을 대신하셨기 때문이다. 이렇듯 치유(회복)는 누군가가 값을 치러야만 일어난다. 마찬가지로 나의 피 흘림이 있을 때 가족들의 치유와 회복이 있는 것이다. 그것이 곧 예수님의 십자가 사랑이며 위기상담의 결과이다.

외국에서 목회하면서 장로와 갈등을 겪은 목사님을 상담한 적이 있었다. 처음에는 상담자로서 객관적인 입장에 서서 권면했지만, 계속 상담하고 기도와 말씀을 나누면서 A 목사님의 아픔이 내게 전이돼 A 목사님의 아픔을 나의 아픔으로 느끼게 됐다. 미국에서의 생활을 위해 자신의 것을 떼어주며 최선의 배려를 아끼지 않았는데, 믿었던 후배가 한 순간에 내리친 도끼에 발등이 찍힌 상황에 대해 상담을 거듭하고, A  목사님의 이야기를 들어줄수록 그 전도사에 대한 미운 감정이 상담자의 마음에도 생기게 된 것이다.

A 목사님의 아픔이 가슴에서부터 느껴지고 그 아픔이 전이된 필자는 어느새 상담자가 아닌 A 목사가 돼있었고, 상담자의 마음속에 가득 찬 견딜 수 없는 미움과 분노의 감정이 몸이 아픈 것으로 나타나며 미국에 머무는 동안 결국 앓아 눕게 됐다.

놀랍게도 내가 대신 아파하니까 A 목사님은 서서히 회복되기 시작했다. 그리고 A 목사님에게 타락한 교회에서 목회자의 자리를 내놓고 깨끗하게 교회를 나오도록

권면하고 새롭게 시작할 수 있도록 갖고 있던 돈을 모두 주고 왔다. 미국 일정을 마치고 한국으로 돌아온 다음 날 필자는 A 목사님의 전화를 받았다. 사택 지하에서 A 목사님과 20여 명의 성도들이 모여 함께 예배를 드렸다는 전화였다. 새로운 목회, 하나님이 기뻐하시는 목회를 시작했다는 내용이었다.

이렇듯 위기상담은 내담자의 아픔을 공감하고 함께 그 고통의 늪에 빠져주는 것에서 시작된다.

          최귀석 목사 / (사)한국가정치유상담연구원장 / 행복으로가는교회 담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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