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새신자가 예배자로 거듭날 때 교회도 건강한 성장 이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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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새신자가 예배자로 거듭날 때 교회도 건강한 성장 이룬다
  • 김수연 기자
  • 승인 2023.05.16 14:45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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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기획 (13) 다시(RE) 세우는 한국교회: Reorganization 새신자 사역을 개편하라

새신자의 교회 등록이 곧 정착 의미하지 않아…이탈 가능성 염두
수평이동 성도까지 아우르는 장기적 새신자 교육 프로그램 절실
궁극적인 정착은 그리스도의 ‘제자화’…온 성도 돌봄에 동참해야
새신자 사역에도 많은 준비와 훈련이 따른다. 이들의 신앙생활 및 영적 정착을 위해서는 ‘의도적인 환대’가 절실하다.

너희는 가서 모든 민족을 제자로 삼아 아버지와 아들과 성령의 이름으로 세례를 베풀고 내가 너희에게 분부한 모든 것을 가르쳐 지키게 하라.”

마태복음 2819~20절은 예수님의 지상명령인 복음전파에 대해 이야기한다. 이 말씀은 천하보다 귀한 한 영혼을 주의 전으로 데려오는데 그치지 말고 잘 양육시켜 진정한 그리스도인으로 거듭나게 돕는 것까지가 우리의 책무임을 뜻한다.

그러나 2000년이 지난 한국교회의 성적표는 어떨까. 안타깝게도 오늘날 교회는 전도의 위축으로 몸살을 앓고 있을뿐더러 더욱 뼈 아픈 일은 힘들게 전도한 새신자마저 놓치는 실정이다.

실제로 목회자들의 고민 중에는 새신자의 교회 정착이 적잖은 비중을 차지한다. 드물게 새신자 정착률이 80~90%에 이르는 곳도 있지만 대부분 교회는 10~20%에 머무는 현실이기 때문.

그럼에도 각 교회들의 새신자 사역은 붕어빵 식의 천편일률적 모습을 지우기 어렵다. 어렵사리 예배당 문턱을 넘은 새신자들이 이내 뒷문으로 빠져나가지 않도록 한국교회 새신자 사역에 과감한 개편이 필요한 시점이다.


준비된 환영이 필요
한국교회탐구센터가 2021년 발표한 <5년간 새신자들의 신앙생활 탐구결과>에 따르면, 새신자가 교회에 등록한 뒤 믿음을 형성하는 기간은 ‘3년 미만’(45%)이 가장 높았으며, 다음으로 ‘1년 미만’(31%)이 뒤를 이었다. 센터는 이 둘을 합치면 70%가 넘는다새신자가 교회에 출석한 후 1년간은 초강력 돌봄, 3년 까지는 강력 돌봄이 필요하다고 제언했다.

물론 새신자들이 교회에 뿌리를 내리는 데는 무엇보다 담임목사의 설교나 목회방향이 중요하다. 하지만 이들을 바로 옆에서 케어할 시스템과 환경이 장기적 차원에서 체계적으로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새신자들의 이탈 가능성도 높아질 수밖에 없다.

좋은목회연구소 소장 김민정 목사는 새신자가 교회 등록을 마치는 순간 우리는 이미 성도가 됐다고 안심한다면서 하지만 새신자는 언제든지 다시 떠날 수 있다. 이들은 등록 이후에도 일정 기간 교회를 지켜보면서 계속 다닐지 말지를 고민한다고 조언했다.

웨스트민스터신학대학원대학교 전도학 김선일 교수는 새신자의 교회 출석이 곧 바로 정착으로 이어지는 건 아니다. 따라서 새신자가 교회에 나와도 초반에는 이들을 여전히 전도의 대상으로 여겨야 한다이를 위해서는 그들을 배려하는 태도가 필요하지만, 실상 한국교회 내 새신자들을 위한 준비된 환영은 부족하다고 지적했다.


새신자에서 새가족으로
김 교수의 언급대로 작금의 한국교회 새신자 사역을 들여다보면 대체로 새신자의 눈높이에서 바라본 맞춤형 사역 대신 단기적·획일적 프로그램으로 일관됨을 확인할 수 있다. 특히 대상자들의 세심한 구분 없이 피상적인 내용을 교육하는 점은 매우 큰 취약점 중 하나로 꼽힌다.

교회를 처음 찾는 새신자 가운데는 여러 부류가 존재한다. 살면서 기독교 신앙을 한 번도 접해보지 못한 초신자부터 좋은 교회를 찾지 못해 방황하다 온 수평이동 성도까지. 반면 하나님을 인격적으로 체험하고 신앙생활에도 열심인 기존 신자도 있다.

김민정 목사는 요즘은 초신자보다 수평이동 성도의 비율이 60~70% 정도로 훨씬 높다. 그래서 용어도 새신자 대신 새가족을 쓰는 추세라며 문제는 이들의 성향과 목적, 영적수준이 전부 다른데도 불구하고 새신자들을 구분해서 양육하는 교회가 거의 없다고 지적했다.

그 결과 각 교회들의 새신자 교육은 초신자에게는 너무 어렵고 수평이동 성도에게는 다소 지루한 허울뿐인 통과의례로 전락하기 일쑤다. 그는 대개 교회는 새가족의 신앙경력을 무시하고 처음부터 다시 교육을 시킨다그들이 가진 달란트와 풍부한 경험, 봉사이력이 선하게 쓰일 수도 있으므로 새가족에게 길을 열어주는 것이 좋다고 소신을 밝혔다.

그러면서 새신자를 돌본다는 것은 친절을 넘어서 그들의 필요를 채우려 애쓰는 길이라며 새신자 유형을 분류해 적절하고 다양한 교육이 필요하다고 덧붙였다.

길어야 4~6주에 걸친 속전속결 형식적인 프로그램도 교회가 풀어야 할 숙제다. 그도 그럴 것이 잘 꾸며진 영접실로 새신자를 초대해 책자를 나눠주고 복음에 대한 간단한 메시지를 전하고 이후 등록 카드를 쓰게 해서 연락처를 받고 사진을 찍고 선물을 안겨주는 장면은 누구나 떠올리는 새신자 교육의 전형이다.

백석대학교 신학대학원 실천신학 김덕수 교수는 보통 바나바로 불리는 이들이 새신자 방문 첫 주에 같이 밥을 먹어주거나 교구 사역자와 연결해주는 도우미 역할에서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했다고 착각하면 안 된다. 이는 지극히 행정적인 발상이라고 꼬집었다.

이어 새신자팀은 교육이 끝난 뒤에도 목양팀·제자훈련팀 등 여러 부서와의 긴밀한 연계를 통해 새신자가 신앙생활을 잘 할 수 있도록, 또 영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지속적으로 중보하고 돌봐줘야 한다. 새신자팀은 결코 독자적으로 사역할 수 없다고 힘주어 말했다.

영적인 정착 함께 이뤄야 
물론 교회마다 규모와 형편이 다르기 때문에 새신자 팀을 꾸릴 인적·물질적 여건도 상이할 수밖에 없다. 따라서 하루아침에 완벽하고 이상적인 시스템으로 변화될 수는 없겠지만, 본질적으로 새신자를 이해하려는 태도는 공통으로 요청되는 바다.

김선일 교수는 한국교회는 그동안 교인들이 행해온 익숙하고 편안한 전통적 방식을 고수하는 경향이 있다. 이는 새신자 사역에서도 마찬가지라며 이제부터라도 철저히 새신자의 입장에서 니즈를 헤아리려는 노력이 요구된다. 우리 교회에 첫발을 내디딘 새신자가 무엇을 궁금해하고 무엇을 어려워하고 무엇을 원하는지 먼저 생각해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한국교회는 전도가 중요하다고 외치지만, 막상 낯선 사람을 환영하는 연습은 부족하다새신자 사역에도 많은 준비와 훈련이 따른다. 그들을 위한 의도적 환대가 절실하다고 목소리를 높였다.

새신자 정착에 대한 기준과 목표를 성경적으로 재점검하는 작업도 선행돼야 한다. 새신자를 품는 것을 교세 확장, 다시 말해 교인 수를 늘리는 수단으로 삼고 있는 건 아닌지 냉정히 돌아볼 것을 함의한다.

김덕수 교수는 새신자 사역의 궁극적인 목적은 예배그리스도의 제자화가 돼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잃어버린 양 한 마리에 가슴 아파하고 귀히 여기시는 하나님 아버지의 마음을 먼저 회복해야 한다이는 선교가 예수님의 대 위임령에 순종하기 위함이 아니라 근본적으로 예수 그리스도와 하나님의 나라를 갈망해서 이뤄져야 한다는 존 스토트의 주장과 같은 맥락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새신자가 공동체의 구성원이 되어 건강한 신앙생활을 하고 나아가서는 하나님께 영광을 돌리는 예배자로서 바로 서는 것이 정착의 진정한 의미라며 교회의 교제권으로 들어온 새신자는 교인들의 돌봄 속에서 거듭나고 자라난다. 그리고 마침내 또 다른 후배 새신자들을 돌보는 삶으로 인도된다. 섬김을 받는 사람에서 섬기는 사람이 되는 것이라고 했다.

결국 신앙생활의 정착에 영적 정착이 수반될 때 교회와 새신자 모두 건강하게 자라나며 환영 정착 양육 전도 등의 선순환이 이뤄질 수 있다는 것. 끝으로 김민정 목사는 가정에 어린아이가 태어나면 가족들의 삶이 새 생명 위주로 흘러간다. 교회도 가정 같아서 모든 성도는 새신자·새가족을 보배처럼 여겨야 한다고 충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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