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중기획] 전도는 ‘복음’을 전하는 일…전하려면 먼저 알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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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중기획] 전도는 ‘복음’을 전하는 일…전하려면 먼저 알아야 한다
  • 손동준 기자
  • 승인 2023.05.10 13:1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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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연중기획 - 다시(RE) 세우는 한국교회⑫ Reply-세상의 질문에 복음으로 답하는 전도

삶으로 보여주는 것 이상으로 메시지가 중요
모든 전도의 최우선순위는 당연히 복음이다
교리문답과 변증의 측면 교육하고 강조해야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데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복음 그 자체’다. 복음을 전하려면 복음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어떤 착한 행실도 복음 그 자체보다 중요하지 않다.
우리가 복음을 전하는 데 가장 우선시해야 할 것은 ‘복음 그 자체’다. 복음을 전하려면 복음이 무엇인지부터 알아야 한다. 어떤 착한 행실도 복음 그 자체보다 중요하지 않다.

 

‘메시지보다 메신저가 중요하다’는 가정이야말로 오늘날 한국교회가 극복해야 할 대표적인 오해가 아닐까 싶다. 한국교회가 해마다 교회의 신뢰도를 조사하고, 세상의 평가에 귀를 기울이는 건 교회가 교회다워지기 위한 매주 중요한 작업임에 틀림없지만 그것이 교회가 추구할 본질은 아니다.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수단일뿐 거기에만 매몰되어선 안 된다. 이건 ‘닭이 먼저냐 알이 먼저냐’의 차원이 아니다. 분명히 복음이 먼저다. 메신저인 우리가 아무리 완벽하다고 해도 메시지인 복음 없이는 아무것도 아니기 때문이다. 

이는 한국교회의 전도를 되돌아보면서 우리가 반드시 짚고 넘어가야 할 대목이기도 하다. 메신저인 우리가 아무리 선행을 베풀고 존경을 받는다고 해도 그것은 복음의 결과이지 전도의 수단이 될 수도 되어서도 안 된다. ‘현대 전도에 대한 10가지 오해’를 쓴 라이언 덴턴도 이 점을 분명히 강조한다. 그는 ‘전도할 때 복음으로는 충분하지 않다는 것’이야말로 우리가 바로 잡아야 할 전도에 대한 대표적인 오해라고 꼽았다. 


복음이면 충분하다

전도 대상자에게 복음을 전하지도 않은 채 그들의 구원을 위해 기도하는 것은 농부가 씨앗도 심지 않은 채 열매를 기다리는 것과 크게 다르지 않다. 라이언 덴턴은 바로 이 점을 지적한다.

“누군가의 집을 지어주기 위해 수천 킬로미터를 날아가서는 자기 행위로 복음을 ‘보여주려고’ 애쓴다. 그들은 그리스도의 요구를 전하기 전에 누군가와 관계를 쌓으려고 수개월을 들인다. 이러한 접근법은 그 자체로 잘못이 아니지만, 복음을 전하는 일을 자주 놓치고 만다. 복음을 보여주는 것이 복음을 전하는 것과 동급인 듯 여겨지지만, 성경에서는 복음을 전하는 것이 우선이다.”

성경에는 복음이 가진 구원의 능력을 의심하는 부분이 조금도 없다. 복음이면 충분하다. 어쩌면 복음 그 자체가 전도의 모든 것이라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라이언 덴턴은 “세상의 눈에 복음전도는 터무니없어 보인다. 십자가는 미련하다”면서도 “하지만 성경적인 복음전도는 복음을 사람들에게 닿게 한다. 다른 모든 방법은 복음에 대한 부족한 믿음과 성경의 충족성에 대한 불신에 기인한 것일 수 있다”고 꼬집는다. 

라인언 덴턴은 “인간의 죄의 실체와 하나님의 의로우신 심판이 실감 나게 표현되지 않는다면, 하다못해 설명이라도 되지 않는다면, 그것은 복음이 아니다”라고 강조한다. 더 나아가 “우리의 모든 복음전도에 있어서 가장 우선되는 관심사는 반드시 ‘복음’이어야 한다”고 지적한다.

복음에 대한 피상적인 이해는 부실한 복음전도로 이어진다. 이같은 측면에서 볼 때 대부분의 교회가 아주 간단한 문답 교육만 거친 뒤 세례나 입교를 베푼다는 점은 아쉽다. 군부대에서 이뤄지는 세례는 사실상 공장에서 찍어내는 ‘초코파이’만큼이나 가벼워 보일 때가 많다. 복음이 무엇인지, 복음을 가진 자의 삶은 어떤 것인지 충분히 심어주고 확인하는 수고는 찾아보기 어렵다. 교인이 된 이후에도 특별한 관심이 없는 한 교리 교육을 들을 일은 거의 없다. 예수를 믿는 삶과 믿지 않는 삶에 그다지 차이점이 나타나지 않는 것도 무리가 아니다. 

‘탈기독교시대 전도’(두란노)에서 팀 켈러는 ‘교리 문답’을 강조한다. 특별히 전도와 관련해 예수께서 산상설교에서 당시 종교 지도자들이 말한 내용과 대조되는 가르침을 전달하신 것을 언급하며 ‘대항적 교리문답’의 필요성을 역설한다. 성경의 교리를 사용하여 세상 문화가 제시하는 신념을 무너뜨리되 그 문화의 네러티브는 답변하지 못하는 인간 내면의 물음에 대답해주는 작업을 해야 한다는 것. 그는 “교회가 과거에 수행했던 정도에 비하면 오늘날은 사실상 그와 같은 교육을 멈춘 상태”라며 “종교개혁 시대에 문답 교육을 강조했던 까닭은 단지 가르치는 내용을 받아들이게 하는 데서 그치지 않고 더 나아가 개신교인이 되는 데 유일한 장애 요인이었던 로마 가톨릭 교회의 가르침으로부터 교인들을 지키는 데에도 그 목적이 있었다”고 덧붙였다.



간증보다 변증으로

전도를 하다 보면 그리스도가 우리의 삶에 어떤 놀라운 일을 행하셨는지 고백하는 ‘간증’의 형태로 흐를 때가 많다. ‘메시지’라는 측면에서 간증은 놀라운 도구임이 분명하지만, 어디까지나 보조적인 역할임을 잊지 말아야 한다. 

반면 기독교 변증은 좀 더 본질에 가깝다. ‘변증’은 그리스도인의 믿음이 얼마나 합당한지를 설명하는 행위다. 라이언 덴턴은 “전도란 다른 사람의 세계관이나 신앙체계의 모순을 드러내는 동시에 성경이 가르치고 주장하는 바의 일관성을 증명하는 의도적인 노력”이라며 “그리스도인들은 불신자들의 세계관이 불안정하며, 그 세계관은 그들이 믿는다고 주장하는 것과 늘 일치하지 않음을 증명하고자 노력해야 한다”고 했다.

그런데 교리 교육과 마찬가지로 한국교회 안에서 변증에 대한 교육은 활발하지 않은 것이 현실이다. 엠마오연구소 차성진 목사는 “우리가 믿는 복음은 단순한 암기 교육과 달리 듣는 사람의 내면에 진심 어린 동의를 이끌어 내야 한다”며 “그런데 여러 교회들을 방문했을 때 청년이나 학생들, 심지어 장년 성도들도 공통적으로 말하는 불만 사항은 ‘교회에서 질문할 기회가 없다는 것’이었다”고 했다. 차 목사는 또 “기독교에 입문하고자 하는 비그리스도인들에게도 여러 가지 질문은 필수적이지만 지금과 같은 문화는 전도에도 긍정적이지 못한 결과를 낳는다”고 지적했다. 

지난 2012년부터 한국에서 기독교변증컨퍼런스를 이어오고 있는 박명용 목사(청주서문교회)는 “학력이 높거나 지적인 욕구가 강한 사람일수록 기독교에 대한 잘못된 지식과 편견 때문에 기독교 신앙을 받아들이지 못하는 경우가 많다”며 “하나님이 계시다는 지성적 확신을 심어줌으로써 전도 대상자가 가진 의심의 장벽이 사라지고 예수의 복음을 받아들일 공간이 생긴다”고 설명했다. 

박 목사는 또 “모태신앙이나 ‘가나안 성도’들의 경우 교회에 대한 부정적인 경험도 있지만, 이성적 판단으로 예수를 믿지 못하겠다고 하는 경우가 많다”며 “이런 이들에 대해서도 변증을 통해 예수를 믿는 것이 합당하고, 하나님이 살아계심을 깨닫게 해줄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이런 차원에서 변증전도와 관련한 의미 있는 시도들이 한국교회 안에 이어지고 있는 점은 고무적이다. 변증전도연구소(소장:안환균 목사)는 지난해 누구나 손쉽게 사용할 수 있는 변증 전도지를 출간한 바 있다. 휴대가 간편한 미니 책자에 ‘기독교에 대해 가장 많이 묻는 질문 7가지’를 담았다. 

책자에는 △하나님이 말씀으로 이 세상과 사람을 창조했다는 것이 사실인지 어떻게 알 수 있나? △하나님이 인간을 사랑한다면, 왜 선악과를 만들어 세상에 악과 고통, 재난과 죽음이 생기게 했나? △성경이 신화가 아니라 진짜 하나님의 말씀인지 어떻게 아는가? △모든 종교는 결국 다 같은 것이 아닌가? 왜 기독교는 예수만 유일한 구원의 길이라면서 배타적이고 독선적인가? △예수 밖에 구원의 길이 없다면 기독교 신앙이 전파되기 전에 살았던 사람들은 다 지옥에 가나? △죽은 후에 천국과 지옥이 진짜 있는지 어떻게 아나? △기독교인들이 거룩하기는 커녕, 비난받고 심지어 목회자들 중에도 비리가 많은데 왜 그런가?를 비롯한 7가지 질문에 대한 답이 실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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