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부들을 잡아 끄는 강한 유혹 ‘콩나물 전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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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부들을 잡아 끄는 강한 유혹 ‘콩나물 전도’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4.10.07 22:03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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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교회 이렇게 만들어라(7)

‘콩나물 전도’. 아무리 규모가 작은 개척 교회라고 해도 쉽게 도입할 수 있는 전도 프로그램이다. 이런 이유로 최근 들어 빠르게 확산되고 있지만 의외로 도입되지 않는 전도 프로그램 또한 콩나물 전도법이다. 쉽게, 저렴하게 진행할 수 있다는 것이 장점이자 단점으로 작용하는 듯 하다.

그러나 주부라면 누구도 뿌리칠 수 없는 유혹이 콩나물 전도만이 갖는 매력이다. 시쳇말로 ‘작지만 강한 것’, 이게 바로 콩나물 전도다. 한 봉지에 5백 원도 안 되는 보잘것없는 콩나물이지만, 무료로 나눠주는 그 유혹을 누가 뿌리치고 갈 수 있겠나. 콩나물 전도법을 실시해 본 교회들의 경우 “100% 다 받아 간다”는 대답이 그 효율성을 말해준다.

# 100% 수용성 자랑

전형적인 아파트 상가 교회인 성도교회(담임:박준규 목사). 매주 토요일 오전이면 인근의 아파트로 전도를 나간다. 아빠는 물론 자녀들까지 대부분의 가족들이 집에 있는 날이기 때문이다.

콩나물은 전도팀에서 준비하고 5~6명 정도가 한 아파트를 담당한다. 아파트 단지 입구에서 직접 나눠주기도 하지만 관리사무소를 찾아가 취지를 설명하고 단지 내에 방송을 부탁하기도 한다. 웬만한 아파트에서는 이런 방송을 허락하지 않는 경우가 많지만 성도교회가 그동안 쌓아왔던 이미지 때문에 방송이 되더라도 별 반대는 없다. “OO교회에서 아파트 입구에서 콩나물을 나눠주고 있으니 받아가라”는 내용이다.

이 방송을 듣고 입주민들이 나오면 자연스럽게 콩나물을 나눠준다. 굳이 교회 홍보는 따로 하지 않는다. 콩나물을 담은 봉투에 교회 이름과 예배 시간 등을 적은 스티커를 붙이기 때문이다. 받아 가면서 인사를 하거나 고마움을 표시하면 자연스레 대화를 나누며 전도로 이어가는 방식이다.

주부들이 나오기도 하지만 자녀들을 데리고, 혹은 남편이 나오기도 한다. 가족들이 함께 나오면 더 반갑다. 박 목사는 “전도의 목적도 있지만 아파트 단지에 우리 교회가 있다는 것을 알리는 이미지 광고이기도 하다”고 말한다.

# 교회 인근 지역 집중 공략

도시에 있는 작은 교회 중 하나인 대농제일교회(담임:이윤호 목사)도 콩나물 전도를 한다. 금요일 오후 3시에 전도를 나가지만 주일 찬양예배 후 전 교인들이 모여 준비할 때면 더 힘이 난다.

콩나물은 한 봉지 한 봉지 정성을 다해 포장한다. 이른바 까만 봉투에 투박스럽게 담지 않는다. 4인 가족이 한 번 먹을 정도의 분량을 투명한 봉투에 담고, 겉면에는 ‘예수 믿고 천국 갑시다. 대농제일교회’라고 인쇄된 스티커를 예쁘게 붙인다. 콩나물 포장이 끝나면 바로 현장으로 나간다. 파송 기도를 하고, 콩나물이 담긴 손수레를 끌고 힘차게 세상으로 나간다.

콩나물 전도는 주부들에게는 물론 지역주민들에게도 쉽게 다가갈 수 있는 접촉점을 만들어준다.
콩나물 전도 구역은 교회 인근 지역. 손수레를 끌고 쉽게 이동할 수 있는 곳과 거리를 택한다. 교회 앞 통행 인구가 많은 곳과 놀이터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이면 어디든지 찾아간다. 거리에서는 많은 사람들을 만난다. 상업고등학교에 다니는 청년 같은 남학생이며, 아이 같지 않은 초등학생, 나무그늘에 옹기종기 모여 계신 어르신들…. 모든 사람들을 만난다. 이게 바로 전도의 현장이고 예수께서 가라고 하신 곳이다.

개천절이었던 지난 3일에도 쉬지 않고 거리로 나갔다. 이날은 교인들과 함께였다. 예쁘게 포장된 콩나물을 들고 놀이터로, 거리고 나갔다. 전도하면서 김해에서 올라왔다는 어르신을 만났다. 어르신과 수시를 보러 온 학생을 위해 기도해 주었다. 비록 대농제일교회로 오지는 않아도 이런 게 바로 전도가 아닐까.

콩나물이 든 봉투를 건네면 아이나 어른을 막론하고 모두 받아 간다. 어떨 때는 어르신들이 먼저 와서 콩나물을 달라고 하기도 한다. “‘복 많이 받으세요. 교회에 다니세요’ 하며 콩나물을 건네면 모두들 고맙게 받아 간다. 나눌 수 있어서 오히려 더 고마움을 느끼고 행복하다”고 이 목사는 말한다.

# 직접 재배하거나 계약 통해 조달

콩나물 전도에서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콩나물. 가격이 싸다고는 하지만 그 양이 많아지면 이것 또한 부담이 되기는 마찬가지다. 방법은 두 가지. 교회에서 직접 재배를 하거나 계약을 통해 공급받는 방식이 있다. 인원과 상황이 된다면 직접 재배 방식이 가장 좋다. 콩나물 재배를 위한 팀을 구성하고, 재배에 필요한 콩과 장비들을 구입한다. 콩나물 재배는 순번을 정해 철저하게 관리하도록 한다.

완성품 공급은 가급적 검증된 곳에서 받도록 한다. 계약을 맺을 경우에도 저렴하게 공급할 수 있는 곳을 알아보되, 콩나물 공급 업체를 운영하는 교인들이 있으면 이곳을 통해 공급받는 것이 좋다.

대농제일교회는 친분이 있는 집사님을 통해 아주 저렴한 가격에 콩나물을 공급받는다. 나누는 콩나물은 무공해 콩나물. 조금 비싸기는 하지만 처음부터 지금까지 가격 때문에 질을 떨어트리지는 않고 있다.

지난 4월, 그동안 콩나물을 받기만 하던 어르신 6분이 교회로 찾아왔다. 더 반가운 것은 불교와 무속에 빠져있던 여성이 콩나물 전도로 교회로 돌아왔다. 이런 게 콩나물 전도를 통해 맛보는 소소한 기쁨이다. 콩나물 전도를 하면 재미가 붙는다. 아주머니들이 많다 보니 자연스레 수다를 떨게 된다. 세상 사는 이야기며 집안일까지 아주머니들과의 수다는 자연스레 전도로 연결되는 접촉점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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