독거노인-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 나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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독거노인-지역 어르신들을 위한 ‘반찬 나눔’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4.09.03 13:4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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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지만 강한 교회, 이렇게 만들어라(3)

반찬 나눔 / 한남제일교회

이태원 언덕 위에 자리잡은 한남제일교회(담임:오창우 목사). 지역에서는 모르는 사람이 없는 ‘아, 그 교회!’로 통한다. 지역 사회와의 관계성이 남다른 교회, 파출소며 소방서, 음식점, 슈퍼마켓, 미용실이나 부동산 등 할 것 없이 어디서나 좋은 소문을 들을 수 있는 교회다. ‘마을지기’를 자처한 오 목사 때문이다.

# 11가정을 위한 1석2조

한남제일교회는 지역의 독거노인들을 위한 ‘반찬 나눔’을 실시한다. 서울시에서 실시하는 무연고 노인 고독사 방지 프로그램과도 관련이 있는데, 교회가 지역의 독거노인들에게 반찬을 제공하는 것은 물론 어르신들의 친구와 말벗도 되는 일석이조의 프로그램이다.
 
오 목사는 ‘홀로 사는 지역의 어르신들과 어떻게 하면 좋은 관계를 형성할 수 있을까?’를 고민한 끝에 주민자치센터 사회복지사를 만났다. 그리고 ‘반찬나눔봉사프로그램’을 하기로 했다. 이 나눔을 위해 2백만 원이 넘는 예산을 받기도 했다.

반찬은 교인들이 자원봉사로 참여한다. 교인들이 직접 신선한 재료를 구입하고 조리해서 만든다. 모두들 요리와 반찬 만드는 데는 일가견이 있는 주부들이 참여한다. 더운 여름, 조리실의 열기 때문에 구슬땀을 흘리면서도 직접 조리하는 것을 마다하지 않는다.

한남제일교회의 반찬 나눔 사역에는 자녀들도 함께 참여하는데, 섬김와 나눔이 무엇인지를 배우고 실천한다.
반찬은 모두 11가정으로 배달된다. 배달도 성도들이 직접 한다. 연신 허리를 굽히며 고마움을 표하는 어르신들을 찾아가 안부를 묻고 세심하게 생활을 살핀다. 말동무가 되는 것은 물론 이곳 저곳 안 쑤신 곳이 없는 앙상한 어깨를 주무르고, 어지럽게 널린 방도 깔끔하게 청소하고 돌아온다. “고독사 없는 마을을 만들고 싶다”는 것이 오 목사의 바람. 이를 위해 반찬 나눔 외에도 ‘텔레크로스(Telecross)’를 통해 어르신들에게 정기적으로 전화를 드리고 안부를 묻는다.

# 자녀들을 위한 산교육의 현장

반찬 나눔이 좋은 것은 어르신들을 섬기는 것에서 끝나지 않는다. 자녀들을 위한 산교육의 현장이 되기도 한다. 반찬 나눔에 참여하는 성도들은 가급적 자녀들과 함께 한다. 자녀들에게 섬김이 무엇인지, 나눔이 무엇인지를 가르치기 위해서다. 그리고 직접 체험하게 하기 위해서다.

처음 시작은 ‘엄마 어디가? 전도하러 가! 같이 가!’라는 부모와 아이가 함께하는 전도훈련프로그램에서 시작됐다.

오 목사는 “전도훈련을 진행하다 보니 각 가정마다 가지고 있는 고민들이 있었고, 자녀들에 대한 교육적인 관심이 매우 높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래서 부모와 자녀가 함께 할 수 있는 ‘봉사’와 ‘체험’이라는 주제로 프로그램들을 기획하게 됐다”고 설명한다.

그 결과 지난 3월 15일 7가정, 18명이 모여 어른과 아이가 각각 전도와 봉사 훈련을 받았다. ‘사랑의 도시락’을 직접 만들어 어렵게 사는 어르신과 독거노인 13가정에게 도시락을 직접 배달했다. 4월 21일에는 11가정 21명이 참석하면서 참여의 폭이 점차 확대되고 있다. 4월 5일에는 1차 사랑의 도시락 만들기에 참여했던 가정을 중심으로, 친구 가정을 초청해 일산호수공원과 딸기농원에 다녀오기도 했다.

반찬 나눔은 한 달에 한 번. 이 외에도 지역의 어르신들을 위해 매주 수요일 ‘경로식당’을 운영한다. 정성을 다해 만든 맛깔스런 음식들은 어르신들을 흡족하게 하고, 거기다 풍성함까지 더해져 그 훈훈함은 매주일 넘친다.

어르신들을 위한 섬김은 여기서 끝나지 않는다. 명절 때 홀로 외롭게 지내는 독거노인들을 위해서는 송편을 만들어 전달했고, 별도의 식사 대접도 함께 진행한다. 발 마사지와 수지침 교실도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는 프로그램 중 하나다.

오 목사는 “마을의 공동체성의 회복을 위해 교회가 한 번 더 생각하고, 한 번 더 힘을 보태려고 하면 좋은 결과가 있게 된다”고 힘주어 말한다.

# 주일학교도 참여하는 ‘클린봉사’

‘선한 사마리아인 프로젝트’도 한남제일교회가 애정을 쏟는 것 중의 하나. 마을 청소를 위한 ‘클린봉사’다. 교회학교 아이들이 가장 좋아한다. 교회가 있는 한남동주민센터가 좋아하는 것은 말할 필요가 없다. 아이들이 빗자루를 들고 먼저 나선다. 선생님과 친구들의 손을 잡고 함께 온다.

동네 구석구석을 청소하고 함께 기쁨도 맛본다. 주민센터에서는 앞장서서 클린봉사에 동참하는 교회가 고맙기만 하다. 이런 이유로 한남제일교회의 클린봉사는 이미 용산구의 자랑거리이기도 하다.

지역 청소를 위해 한남제일교회는 담당 부서와 구역을 정했다. 1~3남선교회는 한남어린이집과 현아미용실, 장안성까지, 1~3여전도회는 혜성마트에서부터 우가마트까지 이런 등이다. 주일학교라고 예외는 아니다. 오히려 더 활발하다. 아동부, 중고등부, 청년부 등 모든 부서가 구획을 나누어 기꺼이 동참한다. 클린봉사에 사용되는 청소도구는 주민센터에서 지원받을 수 있다. 빗자루, 집게, 쓰레받기, 쓰레기 봉투 등이다.

오창우 목사는 “지역 교회는 그 지역 사회와 긴밀한 관계를 유지해야 한다. 이를 위해서는 적어도 내가 속한 지역을 목회한다고 생각해야 한다”고 말하기에 주저하지 않는다. “지역 사회의 필요가 무엇인지, 교회가 할 수 있는 부분은 어떤 것이 있는지 적극적으로 살펴서 섬기려는 자세가 필요하다”고 말하는데, “작은 교회일수록 더 연구하고 주민센터나 구청에서 하고 있는 사업들에 관심을 가지고 참여할 것”을 권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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