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정 중요, ‘충분한 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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과정 중요, ‘충분한 대화’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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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09 11: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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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통합’, 꼭 그대로 지켜져야 합니까?


허춘중 목사<아름다운 성빛교회>


지난 몇 년 간 교계를 달군 핫 뉴스 중 하나는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기독교총연합회를 하나로 묶는 기구의 통합이다. 기구 통합의 시초는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목회자협의회가 주창했고 이를 발전시켜 3자 간 대화가 모색돼 발전해 왔다.

이렇게 시작하여 그 맥을 이어오다가 그 결과로 18인 위원회가 구성되고 이른바 서로 합의됐다는 한국 교회 연합의 큰 틀을 제시한 ‘로드맵’이 발표되기도 했다.

세계 교회의 역사는 분열과 연합의 과정을 반복해 왔다. 한국 교회의 역사도 분열과 연합의 반복적인 역사로 볼 수 있을 것이다. 오늘날 한국에 있는 장로교단만 1백여 개가 넘는다고 하지만 지금도 어디에서는 또 다른 연합이 일어나고 있다. 우리는 교회의 연합이 성경의 가르침이라는 것을 잘 알고 있다. 동시에 교회사적으로는 유구한 교회의 역사 가운데 우리는 하나의 교회, 거룩한 교회, 보편적 교회, 사도적 교회를 고백하고 있다.

기구간의 가시적 일치에만 집중해서는 안돼

제2차 세계대전과 동시에 식민지 시대가 끝이 나고 또 다른 세계의 권력 구조로 동서 냉전과 거대한 분열과 대립의 블럭이 형성되던 1948년 창립된 세계교회협의회(WCC)는 전 세계에 흩어져 있던 주님의 교회가 ‘다양성 속에서 일치를 경험하기 위해’ 창립됐다. 교회는 반드시 한 그리스도의 몸으로 연합되어 가야 한다. 분열과 반목은 죄의 모습이다. 120여 년의 한국 교회 역사 안에도 교회 연합을 이룬 많은 사건과 실화들이 있음을 알아야 한다.

이런 의미에서 진정으로 한국 교회의 거대한 연합을 이루기 위해서는 몇가지 사항이 지켜져야 한다.

1. 기구 간의 가시적 일치에만 집중하면 다른 부작용이 일어날 수 있다. 교회 일치는 성령의 역사함으로 이루어져야 한다. 어떤 특정인이나 기구 중심으로 사고하면 안된다. 이런 경우에는 모든 논리나 주장이 아전인수격의 주장만 난무할 수 있고 그 열매가 적을 수 있다.

특히 기구 중심적인 사고를 하면 일치점 보다는 차이점이 더 부각되어 유익하지 않을 수 있다. 이른바 기구의 정통성에 대한 논쟁과 기구의 규모와 숫자에 대한 물량적 비교, 보수와 진보의 신학과 이념 논쟁 등이 생길 수 있다. 오늘 우리가 겪는 현실이 이와 비슷하다는 것을 관심있는 이들은 알 것이다.


교회연합에 대한 동기와 필요가 순수해야 한다


2. 한국 교회가 연합함에 있어서 그 동기와 필요가 순수해야 한다. 교회 연합의 동기가 하나님의 말씀에 순종하고 그 분께 영광을 돌리고 세상을 사랑하고 세상을 구원하기 위한 동력을 얻기 위함이어야 한다. 그런데 가톨릭은 교회의 수장이 분명한데 개신교는 여럿이니 기구를 연합하여 개신교 대표성을 주자는 식의 동기를 가지고는 안된다.

오늘날 한국 교회는 거대한 교회 연합을 이룰 필요가 분명히 있다. 그것은 세상은 급변하면서 창조적인 공존의 시대를 가는데 더 이상 분열된 교회의 모습으로는 세상을 대응하거나 주도할 수가 없고 선교에 막대한 손실을 초래하기 때문이라도 연합해야 한다. 보다 신학적·역사적·현실적으로 분명하고 명분있는 동기가 있어야 한다.
 

3. 모든 일에는 과정이 중요하다. 차분히 그 과정을 밟아 가야 한다. 지난 몇 년간의 이 논의는 한국교회의 중요한 구성원들의 충분한 의사와 여론을 수렴하지 않았다고 본다. 지울 수 없는 인상은 몇 사람이 중심이 되어 당위와 구호로 조금은 무리하게 진행되고 있다는 인상이다.

한국 교회는 보다 다양한 구성원을 포함하고 있다. 진정한 대표성은 그 구성원의 의견을 모두 아우를 때 나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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