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본원칙·이행과정’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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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본원칙·이행과정’ 존중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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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5.03.09 11: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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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07년 통합’, 꼭 그대로 지켜져야 합니까?



변창배 목사<한국기독학생총연맹 이사>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KNCC, 교회협)의 홈페이지는 지난 달에 개최된 ‘2005년 에큐메니칼 선교정책협의회’의 토의 결과를 게재하고 있다. 이에 따라 최근의 한국교회 연합 논의에 대해 부정적인 견해가 표명됐고, 전체 토의에서는 이를 수용하면서 신중하게 논의하고 대처할 것을 주문했음을 알 수 있다.

교회협이 한국기독교총연합회(이하 한기총)와 하나의 연합기구를 조직하는 데에는 ‘좀 더 신중한 논의’와 ‘협의의 절차를 중요시’하는 태도가 필요하다는 지적은 십분 이해할 수 있다. 그러나 이를 ‘원칙 없는 통합’이요 ‘몸집 불리기’에 불과하다고 보는 데는 동의하기 어렵다.
 
통합 논의, 개인이나 특정 집단에 의해 추진된 것 아니다

첫째, 교회협과 한기총을 하나의 연합기구로 조직하는 것은 24개 교단 총회의 결의에 따라서 추진되는 것이다. 2001년에 조직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교단장협의회(이하 교단장협)가 2002년에 국내 각 교단 총회에 ‘한국 교회를 대표하는 통일된 연합체 구성을 위한 헌의’를 하기로 결정하고 이에 따라서 24개 교단 총회가 이를 받아들임에 따라서 논의가 진행되어 왔다. 어느 개인이나 특정 집단에 의해서 추진된 것이 아니다.

둘째, 하나의 연합기구를 조직하는 것은 교회협과 한기총에서 파송한 대표에 의해서 논의됐고, 양 기관에서 합의한 것이다. 교회협과 한기총, 그리고 교단장협 대표들이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18인 모임’을 2003년 4월 11일부터 열 차례에 걸쳐 가졌다. 이들이 선임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실무 9인 위원회’가 모두 12번의 모임을 거듭하면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선언’과 7개 항의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기본 원칙’을 결정했다. 실무 9인 위원회는 1907년 한국교회 부흥운동 백주년이 되는 2007년에 ‘한국교회연합’을 출범시키려는 10개 항의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이행 과정’(로드맵)도 작성했다.

교회협은 2004년 11월 15일에 개최된 제53회 총회에서 ‘한국교회 연합을 위한 이행 과정’을 신축성 있게 적용하면서 대화와 협력을 계속하기로 했고, 한기총은 2005년 1월 31일에 열린 제16회 총회에서 이를 적극 수용하기로 했다. 양 기관은 이미 이해와 협력위원회를 구성하고 다섯 차례 모임을 가졌으며, 각각 공청회를 통해서 의견을 수렴해 나가고 있다.

이행 과정 존중하는 성숙한 자세 필요

셋째, 하나의 연합기구를 조직하는 것은 다양성 속의 일치를 지향하며 연합운동을 계승 발전하기 위한 것이다. 7개 항의 ‘기본 원칙’이 이를 잘 정리하고 있다.

넷째, 이러한 하나의 연합기구를 위한 논의는 교회 분열의 죄책을 고백하고 민족과 사회에 대한 교회의 책임을 다하기 위한 것이다.

한국 교회의 성장이 정체됐다는 진단이 나온 지 20여 년이 지났다. 복음주의 운동과 에큐메니칼운동의 기반이 흔들리고 있다는 우려도 지울 수 없다. 연합운동이 난맥을 보이는 가운데 사이비·이단 세력이 연합 정신을 위협하는 데까지 이르렀다.

서구 교회의 위기 속에서 세계 교회가 대 전환을 이루기 위해서 노력하고 있지만, 현실에 안주하는 한국 교회를 보면서 안타까운 심정을 금할 수 없다. 한반도의 지정학적인 위기는 심각성을 더해 가는데, 일부 교회의 대처는 위기를 부추기고 있지 않나 염려된다.

2005년은 민족적으로는 해방 60년이 되는 해이지만, 한국 교회로서는 재한복음주의선교회통합공의회로부터 시작된 연합운동이 100년의 역사를 기록하는 해이기도 하다. 한국 교회가 합의한 기본 원칙과 이행 과정을 존중하면서 새로운 연합운동의 전통을 세워가는 지혜를 찾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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