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의 빈자리, 하나님께서 찬양으로 채워주셨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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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버지의 빈자리, 하나님께서 찬양으로 채워주셨어요“
  • 승인 2004.02.0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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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북도 영동의 산골에서 태어나 유년시절을 보내며 찬양사역에 대한 비전을 품어온 ‘한스밴드(한나, 한별, 한샘)’. 시골에서 목회를 하셨던 아버지의 딸들이었기에 어쩌면 찬양사역을 하는 것이 당연한 일이었는지도 모른다.

그리고 아버지의 꿈이 바로 네 딸들이 모두 음악으로 하나님을 기쁘게 하는 것이었다. 하지만 아버지는 이렇게 신앙 안에서 예쁘게 자라난 딸 아이들을 끝까지 지켜보지 못하고 한나가 초등학교 3학년일때 눈을 감았다.

얼마나 보고 싶었을까, 얼마나 안기고 싶었을까, 그러나 한스 자매들은 자신있게 말한다. 하나님 아버지가 있기에 육신의 아버지가 그리워도 이겨낼 수 있고 그래서 더욱 하나님을 의지할 수 있다고…, 음악을 하면서 크리스천으로서의 힘든 점은 하나도 없다고 자신있게 고백하는 한스밴드의 신앙은 신실했다.

경상남도 마산과 강원도 원주에 있는 교회의 찬양집회를 위해 발걸음을 옮기는 세 자매와 함께 1박 2일 ‘찬양으로의 여행’을 다녀왔다. 일산 자매들의 집앞에서 만난 한나, 한별, 한샘이는 소녀의 티를 벗고 어엿한 숙녀가 되어 있었다. 오는 3월 이면 막내 한샘이는 고등학교를 졸업하고 두 언니들이 다니는 동덕여대 실용음악과에 입학한다.

언니들과 캠퍼스 생활을 함께 할 수 있어 마냥 신나하는 샘이는 연신 수줍게 웃음꽃을 피워댔다. 멤버 모두가 대학생이 되어 새로운 항해를 시작하는 자매들은 새로운 하나님에 대한 기대와 남다른 비전을 품고 있다.

지난 1998년 9월, 교복을 입고 서울로 올라온 아이들은 제각각 드럼과 베이스 기타를 치고 섹소폰 연주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방송계에 데뷔했다. 한동안 방송계는 한스밴드 바람이 일었다. 아무래도 산골 소녀들의 음악이야기가 신기했던 모양이다.

그도 그럴것이 아이들은 그냥 노래만 하는 것이 아니라 갖가지 자신들의 은사대로 박자감각이 뛰어나고 음감이 좋은 한나에게는 드럼과 노래, 가냘프고 예쁘장한 별이에게는 굵직한 낮은 선율의 베이스기타, 관악기에 남다른 재주를 가진 귀염둥이 샘이에게는 섹소폰과 건반이 함께 있었기 때문이었다.

데뷔곡 ‘선생님 사랑해요’로 무대에서 노래를 부르던 한스밴드는 이제 더이상 아이들이 아니다. 데뷔 후 7년이란 세월이 흐르고 팀의 막내 한샘이가 대학교에 합격하게 되면서 모두 성년의 나이가 된 것이다. 한스밴드의 음악활동은 성경적으로 말하자면 올해가 안식년이다. 그러나 자매들은 쉬지 않고 새로운 7년을 향해 앞으로 전진할 것이란 포부와 희망을 나타냈다.

뻥 뚫린 고속도로위에서 차창밖을 내다보며 한나가 말한다. “정말로 하나님께서 원하는 음악을 하고 싶어요. 또 열심히 연습하고 공부해서 훌륭한 음악가가 되고 싶기도 하구요. 이제 우리 자매 모두가 대학생이 된 만큼 수준높은 음악을 하기 위해 노력 할거예요.”

음악목회자가 되어 찬양사역에 크게 쓰임받는 사람이 되기위해 끊임없이 기도하는 한나는 성경속의 인물 ‘기도의 어머니 한나’처럼 항상 기도하기에 힘쓴다. 또, 어디를 가든 맏언니답게 두 동생들을 꼼꼼하게 챙긴다. 하지만 집에 혼자 남겨두고 온 어린 막내동생 한집이가 늘 걱정이다. 시간시간 연락해 연습은 잘하고 있는지 밥은 잘 먹고 있는지 신경쓴다.

“우리 한스밴드는 세 명이 다 연년생인데 막내 한집이는 아직 중학교 2학년이에요. 찬양사역을 위해 장거리를 많이 다니는 관계로 막내를 잘 못 챙겨 항상 미안하죠.”

“방송활동중에나 사역활동중에 한번도 아팠던 기억이 없을 정도로 하나님께서 크게 축복해 주셨다”며 “너무 건강해서 탈”이라 너스레 떠는 한별. 대중가요를 부를때나 CCM을 부르는 모든 것이 하나님 나라의 영광을 위한 것이라 생각한다고 말한다. 둘째 별이는 올 하반기 방영될 드라마에 캐스팅되어 틈나는 대로 연기연습에 몰입하며 자기관리를 철저히 하고 있다.

일주일에 두세번은 장거리 사역을 위해 떠나는 차량 안이 갑갑할 수도 있으련만 하나님께서 지으신 자연을 감상하고 있으면 이내 목적지에 도착한다며 하나님에 대한 사랑을 고백하는 셋째 샘이는 유난히 자연풍경을 좋아한다.

‘그 날에 여호와께서 말씀하신 이 산지를 내게 주소서 당신도 그 날에 들으셨거니와 그 곳에는 아낙 사람이 있고 그 성읍들은 크고 견고할찌라도 여호와께서 혹시 나와 함께 하시면 내가 필경 여호와의 말씀하신 대로 그들을 쫓아 내리이다(수14:12)’ 샘이가 좋아하는 성경말씀이 곧 한스밴드 모두의 기도제목이 되어 버렸다. 그래서일까. 전국 방방곡곡을 가보지 않은 곳이 없을 정도로 많은 교회에서 초청하고 있다.

이런저런 얘기를 나누다 보니 이내 우리를 태운 밴은 마산교회에 도착하고 있었다. 오후 4시쯤 도착해 7시 공연을 위해서는 많이 분주해야 한다. 교회당에 도착하자 기도를 드린후 교역자와 인사 나누고 자신들이 노래할 무대를 살핀다.

오후 7시가 되니 완전히 어두워 졌다. 그리고 예배당엔 사람들로 꽉 차고 넘쳤다. 아직 많은 성도들이 한스밴드를 기억하고 사랑하고 있었다. 한나의 드럼 박자에 맞춰 별이의 베이스가 곧 샘이의 신디에서 소리가 울려 하모니를 이루니 집회에 참석한 학생들과 어른들은 환호성을 지르며 답했고 찬양을 부르며 이내 하나님 안에서 하나가 됨을 느꼈다. 예배당이 엄숙해져 돌아보니 한나가 간증을 하고 있었다.

“아무리 생각을 해봐도 시골 소녀들이 음악을 할 수 있었던 것은 하나님의 축복입니다. 하나님께서 이렇게 부족한 저희들을 들어 쓰시며 여러분들과 함께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지금 너무 기쁩니다. 잘 아시겠지만 저희 아버지는 시골에서 목회를 하셨는데 제가 초등학교 3학년 때 돌아가셨어요.

어릴 때 항상 저희 자매를 앉혀 놓으시고 ‘너희들을 꼭 노방전도단으로 만들거야’하셨답니다. 너무 그리워서 눈물도 많이 흘렸지만 천국에서 저희를 지켜보시며 기뻐하실 거란걸 알기에, 그리고 무엇보다 중요한 건 ‘하나님 아빠’가 항상 곁에 계시다는 것을 저희들이 알기에 외롭고 힘들어도 이겨낼 수 있었습니다.

지금도 마찬가지구요. 이 곳에 예수님을 믿지 않는 친구들도 많이 오신것 같은데 오늘 이 자리에서 예수님을 만나고 가시길 기도드립니다.” 너무도 그립던 아빠가 생각 나는 듯 한스밴드는 CCM 1집 중 ‘아빠’를 부르며 눈물을 떨구었다.

1시간 넘게 진행된 집회를 마치고 나오나 싶더니 봇물처럼 아이들이 쏟아져 나오며 사진찍기와 사인 받기에 바쁘다. 그렇게 또 1시간여가 흐른 후 담임목사님과 대화를 나누고 숙소로 오니 밤 12시가 조금 지났다.

다시 해가 밝아 근처의 교회에서 주일성수를 드리고 중앙고속도로를 이용해 원주를 향해 곧장 내달렸다. 밤 늦게까지 진행된 집회로 피곤했던지 남원주 I·C에 도착할 때까지 자매들은 일어나지 못했다. 예배를 드리고 오후 1시 마산을 출발해 오후 5시에 원주 집회 장소로 도착했다. 어제와 같은 집회준비가 반복 됐다.

수도권에서 멀리 떨어져 있는 도시일수록 연예인에 대한 관심은 아주 높았다. 하지만 찬양집회에서는 크리스천만이 알 수 있는 뜨거움을 느낄 수 있었고 모두가 하나되어 하나님 나라를 찬양하는 모습에 감동되는 시간을 함께 느꼈다.

1박 2일의 일정이 모두 마치니 모두들 녹초가 되어 있었다. 자정을 한시간 남짓 남겨두고 식당에 들러 후다닥 식사를 마친 후 또 고속도로를 휭하니 달렸다. 피곤한 일정속에도 세자매의 얼굴엔 감사가 어려있었다.

“하나님께서 정말로 원하시는 찬양을 드리고 싶고 훌륭한 음악가가 되어 더욱 아름다운 모습으로 찬양드리는 저희들 될거예요. 예수님을 믿지 않는 이들도 우리들의 찬양을 듣고 변화 되길 기도 드려요”

하나님 나라에 대한 새로운 기대를 걸며 신앙생활, 음악활동, 찬양사역 이것 저것 가리지 않고 종횡무진 달려가는 한스밴드 세 자매의 모습속에 하나님 나라를 갈망하는 작은 사랑이 예수님의 웃음처럼 피어올랐다.

<송준영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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