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회문제 함께 고민하고 이웃 섬기는 ‘작은 교회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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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회문제 함께 고민하고 이웃 섬기는 ‘작은 교회들’
  • 김성해 기자
  • 승인 2016.10.05 15: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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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은교회 박람회, 무얼 나누나
▲ 생명과 평화를 일구는 작은교회 박람회가 지난 3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개최했다. 참석한 교회들은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다양한 방법들을 연구하고 있다.

지역주민들과 함께하는 교회들이 모였다. 지난 3일, 감리교신학대학교에서 열린 ‘제4회 작은교회 박람회’는 마을 공동체로서 교회위상과 협동조합 형태로 존재하는 교회와 단체의 모습을 엿볼 수 있는 시간이었다. 각각 진열된 70여개의 부스에서는 개발구역 철거 문제에 앞장서거나, 환경을 생각해 재활용과 친환경 제품 사용을 주장했다.  

생명평화마당 작은교회 박람회 준비위원회는 “민주주의의 후퇴, 불평등의 심화, 남북갈등의 고조, 공동체 의식의 붕괴, 부패와 더불어 무능해진 교회의 실상을 접하며 시민들은 국가와 교회의 정체성에 대한 질문을 던지고 있다”고 문제점을 지적했다.

위원회는 또 “오늘 박람회에 참여한 여러 교회들은 지난 1년간 이 문제에 대해 끊임없이 고민했다”며 “함께 격려하고 희망을 나누는 자리가 되기를 바란다”고 전했다. 

친환경을 추구하는 백석교회
대학교 건물 옆으로 옷들이 즐비하게 걸려있고, 한쪽에는 화장품과 비누 등이 쌓여있는 부스가 눈에 띄었다. ‘초록가게’라고 현수막을 걸어놓은 부스로 사람들이 종종 발걸음을 옮겼다. 

이 부스는 초록가게 1호점을 운영하고, 환경을 생각하며 주민들과 환경운동에 앞장서는 백석교회가 준비했다. 이들은 지난 2000년도부터 초록가게운동을 시작했고, 이 운동이 전국적으로 확산되어 현재 20여 개의 교회가 이 운동에 동참하고 있다. 

초록가게운동은 재활용 운동, 바른 먹거리 운동, 지속 가능한 생태적 소비 운동, 생태와 환경적 실천을 위한 교육, 지역사회와의 연대를 주로 사업한다. 

백석교회는 이번 박람회에서 유용미생물군인 ‘EM(Effective Microorganisms)’이 들어간 제품들도 함께 소개했다. EM은 인간과 환경에 유익한 미생물을 조합하고 배양한 미생물 복합체다. EM은 미생물균들 간의 복잡한 공생공영 관계를 통해 발효생성물인 항산화물질을 만들어 내며, 이 항산화물질은 오염되거나 부패된 자연을 소생시키는 역할을 한다.

백석교회 신석현 목사는 “교회를 향한 하나님의 명령은 ‘환경을 지켜내는 선교’ 사역이다. 환경을 위해 작은 교회가 할 수 있는 운동이 뭐가 있을까 고민하다가 초록가게운동을 시작하게 됐다”며 “초록가게를 통해 백석교회는 물론 동참하는 교회들 역시 마을 내 주민들과 함께 환경을 생각할 수 있게 됐다. 오늘 박람회를 통해 이 운동을 더욱 널리 알리고자 한다”고 포부를 밝혔다.

철거 아픔 함께하는 옥바라지 선교센터
옥바라지 골목 철거투쟁에 연대하며 자생적으로 꾸려진 에큐메니칼 기독인 청년 단체인 옥바라지 선교센터. 이들은 개발을 위한 강제철거, 도시빈민 문제 등을 신학적으로 해석하고 현장과 함께 연대한다. 

옥바라지 선교센터의 관계자는 “개발이란 단어가 무조건 나쁘지는 않다. 필요하면 할 수 있지만, 그 지역주민들과의 원활한 관계를 이뤄내는 것이 우선”이라며 “마을이 사라져 가는데 그 지역에 있는 교회가 아무런 관심을 보이지 않는 모습이 안타까운 마음이 들었다. 그 지역의 주민들의 목소리를 듣고 함께 기도하면서 단체를 꾸리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들은 지난 5월부터 3개월 동안 서울 종로구 무악동에 있는 옥바라지 골목을 지키기 위한 현장기도회를 끊임없이 진행했다. 옥바라지 선교센터는 불법적인 강제철거집행을 규탄하기 위해 서울시청과의 대화도 이어나가고자 노력했다.

마침내 8월 26일, 건설사와 협상 타결이 이뤄졌고, 8월 27일과 28일에 걸쳐 옥바라지 골목영상 상영회 및 음악회를 진행하는 등 승리집회를 드렸다. 선교센터는 10월 5일부터 아현동에서 강제철거된 포차거리를 되찾자는 취지로 현장기도회를 가질 예정이다. 


선교센터는 이 외에도 노래, 캘리그라피 등 예배와 현장 연대 활동에 필요한 문화사역도 진행한다. 또 신학생들과 기독인들이 모여 현장연대 및 사회 참여에 대해 신학적인 논의를 이루는 포럼도 정기적으로 개최한다. 

선교센터 관계자는 “철거로 인해 고난 받는 현장에 기독교인이 함께 위로하며 그 곳에 십자가를 세우는 것이 저희 사역의 목표”라며 “이 단체뿐만 아니라 모든 교회들이 그들의 아픔에 함께 동참하길 바라는 마음을 갖고 이 자리에 나오게 됐다”고 말했다.

주차장에서 부스 행사장으로 걸어가다 보면 발길을 멈추게 하는 향기를 맡을 수 있었다. 향을 따라 고개를 돌려보면 디퓨저와 꽃으로 제작된 리스가 걸린 부스가 보였다. 

예배 재단을 아름답게, 예수마음교회
‘예수마음교회’라는 글귀가 십자가에 적힌 이 부스는 색색의 양초와 리스, 나무로 제작된 십자가가 진열됐고, 한쪽에서는 향주머니를 체험해볼 수 있는 공간도 마련됐다.

올해로 2번째 참여한다는 예수마음교회는 “예배가 드려지는 공간에서 재단을 양초 및 꽃으로 아름답게 꾸미는 작업에 흥미를 가진 성도들과 함께 준비했다”며 “준비기간 및 양초와 리스 등을 제작하면서 성도간의 관계가 더욱 돈독해질 수 있었다”고 밝혔다.

또 예수마음교회는 양초와 리스, 디퓨저 등으로 지역공동체와의 연대를 이룰 수 있었다. 고양시에 위치한 예수마음교회는 고양 YWCA와 함께 직장여성 혹은 육아휴직중인 여성들을 대상으로 하는 강좌를 교회에서 진행할 계획이다.

강의는 △색깔을 부르는 아이-양초 만들기 △킁킁킁 달콤한 냄새-디퓨저와 향주머니 만들기 △나, 꽃으로 태어났어-리스 만들기 △엄마, 어디가요?-강의 등을 주제로 삼았다. 오전에는 엄마들이 아이와 함께 참여할 수 있도록 만들기 및 강의를 함께 진행하며 저녁에는 동화를 통한 인문학 강좌를 개설한다. 

작은 교회 박람회를 관람하고 있는 사람들 중 대형교회를 다니는 성도를 만날 수 있었다. A교회의 성도인 성종규 씨(29세)는 “SNS를 통해 작은 교회 박람회라는 사역을 알게 됐다”며 “작은 교회 운동에 대한 호기심을 갖고 이번 박람회를 찾아왔다”고 말했다.

그는 “시간이 없어서 박람회 전체를 자세히 보진 못했지만, 그리스도인이 사회 문제를 어떻게 참여해야 하는지 방법들에 대해 생각해볼 수 있는 좋은 기회였다”고 소감을 밝혔다. 


한편 작은교회 박람회는 부스활동 외에도 스토리텔링여성영성분과, 녹색교회분과, 사회적영성분과, 마을생태분과를 주제로 하는 워크숍과 신학생들을 위한 세미나, 세월호 유가족들의 증언과 416합창단 공연도 함께 진행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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