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한복음서, 공관복음과 동등하게 알고 경청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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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한복음서, 공관복음과 동등하게 알고 경청해야”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6.04.01 21: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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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독교학술원 제53회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 ‘사도요한의 영성’ 개최

예수님의 생애를 같은 관점으로 바라본 복음서를 묶어 ‘공관복음’이라고 일컬으며, 여기에는 마태복음과 누가복음, 마가복음이 해당된다. 하지만 4복음서라는 초대교회의 역사적 전승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여, 사도요한이 기록한 요한복음도 공관복음과 동등하게 받아들여져야 한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 기독교학술원 제53회 기독교학술원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사도요한의 영성’을 주제로 지난 1일 종로 백주년기념관 4층에서 개최됐다.

기독교학술원(원장:김영한 박사) 제53회 기독교학술원 월례기도회 및 발표회가 ‘사도요한의 영성’을 주제로 지난 1일 오후 4시 종로 백주년기념관 4층에서 개최됐다.

이날 ‘요한복음의 역사적 가치와 요한의 영성’에 대해 발표한 김영한 박사(샬롬나비 상임대표, 숭실대 기독교학대학원 설립원장)는 “현대 역사 비평학은 요한복음에 있어 수난사와 몇 대목을 외에는 본문의 역사성을 전혀 인정하지 않고, 후대에 신학적으로 재구성된 것으로 간주한다”며 “공관복음이 갈릴리를 배경으로 예수의 비유를 기록하고 있는 데 반해 요한복음은 예루살렘을 배경으로 예수의 은유를 기록하고 있기 때문”이라고 설명했다.

그로 인해 요한복음을 역사적 예수를 설명하는 자료로는 가치가 없는 것으로 보고 저술 연대도 늦춰 잡으려는 시도도 있었다. 그러나 이 시도는 기원후 2세기 것으로 추정되는 파피루스 사본 단편이 이집트에서 발견됨으로써 포기됐다. 이를 통해 요한복음은 1세기말에 저술과 편집이 완료된 사실이 밝혀졌다는 것.

김 박사는 “저자는 역사적 예수 탐구에 4복음서를 동등하게 사용해야 하며 공관복음을 주로 사용하고 요한복음 사용을 제한하는 것은 바른 방법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면서 역사적 예수를 발견하기 위한 연구의 자료로 요한복음을 배제하는 것에 대한 문제를 제기했다.

특히 그는 “요한복음은 공관복음이 가지지 아니한 독특한 면, 예수가 지니는 신성을 드러내기 때문에 역사적 예수의 인성을 주로 강조한 공관복음이 놓치는 면을 보완해주는 중요한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말했다.

1세기 후반기 공관복음보다 다른 각도에서 복음서를 쓴 요한은 예수 그리스도의 인격과 사역의 보편성을 강조했으며, 다른 복음서 저자들 보다 영적이고 정신적인 깊이의 차원에서 복음서를 기록했다는 것.

김 박사는 “최근에는 요한복음의 역사성을 신빙성 있게 주장하는 학자들이 많아지고 있다”면서 “복음서에서 우리에게 계시해주시는 하나님의 말씀을 만나기 위해서는 요한복음의 메시지를 진지하게 공관복음과 동등하게 알고 경청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어 그는 “무엇보다도 4복음서라는 초대교회가 우리들에게 전해준 역사적 전승을 우리는 있는 그대로 받아야 한다”며 “이는 이성적 성찰을 넘어서서 계시적 전승을 바로 계승하는 것이 되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오성종 교수(전 칼빈신대 신대원장)는 요한복음에서 교훈하고자 하는 핵심 주제가 예수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과, 이를 믿는 자들이 누리는 ‘영생’이며, 이는 공관복음의 맥락과도 일치한다고 강조했다.

오 교수는 “신약의 ‘영생’은 종말론적 개념인데, 공관복음에는 내세적 종말론적 개념으로 쓰여 그리스도의 재림 때 참여하게 되는 구원의 축복을 가리킨다. 이처럼 요한의 요한복음과 요한1서도 주로 현세적 종말론적 개념으로 쓰여 내주하시는 성령을 통해 신자 안에 성부와 성자가 오시어 동거하시는 삶을 가리킨다”고 설명했다.

특히 그는 “두 요한문헌의 교훈을 따르면 바로 그러한 삶이 영생을 가진 자의 삶이 되는 것”이라며, “그러한 점에서 요한의 영성은 ‘영생’, ‘영원한 생명’, ‘영원한 삶’이다. 죽어서 또는 내세에 비로소 경험하게 되는 영원한 삶이 아니라, 성부와 성자와의 교제 가운데 이 세상에서 누리는 영원한 삶”이라고 전했다.

끝으로 그는 “요한복음의 중심 주제를 기독론이 일차적이고 영생 얻는 일은 부차적인 것처럼 생각하는 것은 잘못 해석하는 것”이라며, “예수께서 하나님의 아들 그리스도이심을 믿는 일은 기독론에 속한 문제이나 또한 그 일은 영생을 얻는 것과도 본질적으로 연결되어 있다”고 말했다.

결론적으로 요한1서와 요한복음의 저자는 장르와 독자, 상황의 현저한 차이에도 불구하고 동일하게 강조하는 것은 신자가 성부와 성자와의 사랑의 교제를 통해 영생을 누리며 사는 자가 되라는 것이다. 오 교수는 “이를 위해 죄를 짓지 않는 거룩과 아가페적인 사랑 실천의 삶, 곧 성화의 삶이 필요하다”이라며, “그러한 삶이 바로, 오늘날이 말하는 ‘영성 형성의 삶’”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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