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분배’ 초대교회 공동체, 양극화 대안될까”
상태바
“‘공동분배’ 초대교회 공동체, 양극화 대안될까”
  • 정하라 기자
  • 승인 2015.11.30 17:3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기윤실 2015 포럼 차정식 교수 … 초대교회의 좌초 이유 지적

양극화의 해법은 지속가능한 체계의 개발로 나타나야 하는 지난한 과제다. 초대교회는 종말론적 열망은 충만했지만, 장기적 역사의 안목을 지니지 못한 채 좌초하고 말았을 것이다.

지난 27일 사교육걱정없는세상 대강당에서 열린 2015 기윤실 포럼에서 차정식 교수(한일장신대)는 초대교회의 사례를 통해 양극화 해소 방법을 찾고,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빚진 교회가 나눔의 공동체가 될 것을 주문했다.

사도행전(2:4~45)은 초기 예루살렘 교회 공동체는 믿는 사람들이 모든 물건을 서로 통용하고, 재산과 소유를 팔아 각 사람의 필요에 따라 나눠주었다고 기록하고 있으며, 이는 오늘날 신앙인의 대표적 모델이 되고 있다.

이에 대해 차 교수는 “의심의 여지없이 이러한 공동 소유와 공동 분배의 정신은 초기 예루살렘교회를 활력 넘치는 역동적인 공동체로 굳게 세우는 저력이 됐다. 많은 사람들이 몰려와 공동체적 삶의 수혜자로 참여했을 것”이라고 밝혔다.

그러나 이러한 공동체의 모형이 오래 지속되지는 못했을 것이라는 진단이다. 차 교수는 “당시는 초를 다투는 긴박한 종말신앙에 기초한 터였기에 예수님의 재림이 지연됨에 따라 그 경제적 재화의 고갈은 불을 보듯 뻔했다. 이에 따라 공동체의 해산 내지 분산은 불가피한 귀결이었다”고 말했다.

재화의 지속적 투자와 재생산이 결여된 공동 소유와 공동 분배의 체계는 기존 재화의 고갈과 함께 그 사회경제적 토대가 허물어질 수밖에 없는 취약한 구조를 낳는다는 것.

차 교수는 “아이러니컬하게도 양극화 문제의 해법으로 가장 이상적일 것 같은 사도행전의 공동체 모델은 잠시 화려하게 지탱되다가 내외적 압력으로 인해 체제 변혁의 소용돌이에 휘말린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특히 “양극화 해소가 장기간의 지속가능한 방향으로 이뤄져야 한다”고 진단한 그는 “예루살렘 유대인교회가 이방인 교회와의 만남을 통해 서로의 결핍을 채우며 상부상조하는 호혜적 코이노니아의 관계를 창출함으로써 양극화 해법의 중요한 암시를 던진다”고 강조했다.

당시 바울은 예루살렘교회 지도자들과 가난한 성도들을 돕기 위한 모금 캠페인을 전개했다. 또한 갈라디아교회와 고린도교회에 헌금을 독려하기 위한 별도의 행정서신을 써서 발송한다.

차 교수는 “나아가 바울은 상호 나눔을 통한 ‘균등’의 원리를 강조하며 모금 캠페인의 본질적 의미를 ‘너희의 넉넉한 것으로 그들의 부족한 것을 보충함은 후에 그들의 넉넉한 것으로 너희의 부족한 것을 보충하여 균등하게 하려 함이라’(고후8:14)고 역설했다”고 밝혔다.

차 교수는 “이는 이방인 교회의 넉넉한 것이 물질적 여유를 가리킨다면 예루살렘의 유대인 교회의 넉넉한 것은 신앙적 영적 유산일 것”이라며 “상대방의 넉넉한 것이 자신의 부족한 것이 된다는 인식은 추후 구체화되어 로마에서는 ‘빚진 자’ 의식으로 발전한다”고 밝혔다.

이방인 교회가 예루살렘의 가난한 유대인 성도에게 영적 유산을 빚진 자로서 육적인 것으로 그들을 섬기는 것이 마땅하다는 것.

차 교수는 “이처럼 상호간 결핍을 충족시켜 주는 호혜적 나눔의 관계는 아무리 풍족한 자들도 결핍이 있으며, 아무리 부족한 자들도 나눠줄 것이 있다는 사실을 전제한다”고 강조했다.

이를 통해 양극화를 지양하고 서로에게 상대방의 존재가 불가피하다는 ‘빚진 자’로서의 신앙고백을 나눌 때 풍성한 나눔으로 자만할 수 없으며, 나눔의 수혜 역시 비굴해질 필요가 없다는 것.

그렇다면 ‘양극화 문제’가 한국사회 전반에서 큰 문제로 떠오른 가운데 오늘날 그리스도인은 어떻게 대처해야 할까.

차 교수는 “예수 그리스도의 사랑에 빚진 자로서 교회가 ‘빚진 자’ 의식을 가지고 나눔을 통한 균등의 체제를 이루는 일에 나서야 한다. 그리스도인들이 일용할 양식 이상의 물질적 탐욕에서 벗어나 진정한 샬롬의 공동체를 이루길 바란다”고 밝혔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