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울증·정신건강 '중도탈락' 원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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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울증·정신건강 '중도탈락' 원인
  • 승인 2003.05.18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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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혼자라서 힘든 점이 있다면 해외생활에서 오는 외로움 등 정신적인 외로움을 나눌 친밀한 대상이 없다는 것이죠. 현재 주님이 허락하신 상황에서 주님을 의지하고 나아간다면 감당할 힘을 주시리라 믿습니다.”

한국선교상담센터가 어려움에 처해 있는 어느 독신선교사를 상담한 내용이다. 이처럼 어린양을 인도할 책임을 지고 있는 선교사들이 이런 상담을 받았다면 보통 목회자라면 납득하기 어려울 것이다.

그러나 ‘타문화에서 겪는 우울증과 정신적 스트레스’가 선교사 중도탈락의 가장 큰 원인으로 작용하고 있지만 외부로 드러나지 않고 있다. 일부선교사들은 선교지에서의 외로움을 극복하기 위해 인터넷의 음란사이트에 빠지거나, 부부 갈등으로 표출되고 있다는 것. 선교전문가들도 선교사들의 정신건강이 심각한 수준에 이르렀다고 지적하고 있다.

그동안 한국교회는 선교의 화려한 실적이나 감동 어린 고난 극복의 스토리에는 귀를 기울였지만 실패와 좌절에는 큰 관심을 두지 않았다. 이로 인해 많은 선교사들이 오랜 외국 생활로 인한 외로움과 갈등 등 심리적 불안으로 인한 만성질환을 앓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한국교회의 기도지원이 끊겨 혼자서 외로움을 극복해야 할 처지에 있는 선교사이거나, 영적으로 척박한 선교지에서 사역하는 선교사는 이런 위험에 더 노출되어 있다는 것이다.

이런 이유 때문에 외국의 유수한 선교단체들은, 선교사역 후 안식년으로 귀국하는 선교사들에게 건강진단에 일정한 시간을 정신건강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것을 제도화하고 있다.

이미 선교 선진국은, 선교사의 파송과정의 향상과 선교사의 영적으로 척박한 선교지에서의 정서적 손실을 최소화, 선교사역의 조기탈락 및 탈진의 예방을 위하여 정신의학 전문가와 선교단체가 연합하여 연구 활동을 전개해 왔다.

아직 초보적인 단계이지만, 이제 세계 선교의 선두에 나서 있는 한국에서도 이런 필요를 인식한 정신의학자, 목회자, 선교사출신의 전문 상담가와 임상심리가들이 팀을 이루어 이 분야에서 섬기고 있다.

한국선교상담지원센터(공동대표:이경애선교사, 임경심선교사). 이 곳에서는 선교사 후보자들의 심리, 인성 및 스트레스, 내성검사와 상담, 안식년 선교사들을 위한 케어 및 상담을 담당하고 있다.

선교사의 정신건강의 중요성을 인식한 한국세계선교협의회(대표:박종순목사)는 선교사의 정심건강에 관심을 갖고 한국선교지원센터와 함께 제1기 치유상담학교를 개설했다. 이 학교를 통해 선교사의 정신건강, 인생주기와 대인관계방식, 치유적 의사소통, 선교사의 정신병리 이해, 독신과 부부선교사의 관계를 점검했다.

5월9일, 30여명의 선교사들이 참석한 가운데 진행된 상담학교에서 이경애선교사는 “미국, 영국 등 선교에 오랜 역사가 있는 나라들에서는 선교사 선발에서 인성 및 심리검사를 받을 정도로 보편화되어 있다”며 한국선교가 한 단계 발전하기 위해서는 선교사의 정신건강 즉, 선교지에서 믿음을 잘 지킬 수 있는지에 대한 것에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조언했다.

초기의 열정과 양적인 폭발에 의존하는 데서 선교사역의 질적 내용과 사후관리에 힘쓰는 방향으로 전한할 필요가 있다는 것이다. 이제는 한국교회가 현지 적응이 되지 않아 탈진이나 우울증 상태로 도중에 돌아오는 경우를 최소화하는데 눈을 돌려야 한다는 것이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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