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 교회간 동반관계 모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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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미 교회간 동반관계 모색
  • 승인 2003.04.13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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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 대한 인식의 차이가 기독교 내부의 갈등으로 비쳐져 적잖은 선교의 혼란을 겪고 있는 가운데, 한국기독교회협의회(총무:백도웅목사) 교회와사회위원회(위원장:인명진목사)가 지난 4일 기독교회관에서 ‘급변하는 한미관계와 한국교회’란 주제로 정책토론회를 통해 ‘한·미간 동반자적 우방’을 강조해 눈길을 끌었다.

이날 참석자들은 한국교회와 밀접한 관계를 맺고 있는 미국에 대한 시각차이가 한국교회 진·보수간 갈등을 증폭시켰다고 평가하면서, 미국교회와의 동반자적 관계는 세계 에큐메니칼운동의 협력과 연대의 틀에서 새롭게 정립되어야 한다고 정리했다.

그동안 교회협은 정부의 이라크 파병 결정에 관련해서 공식적으로 파병반대 입장을 밝히지 않은 채 ‘반전평화기독연대’와 같은 기독교단체와 다른 행보를 걸어왔다.

이는 미국의 이라크 공격에 대해 ‘침략’이라고 규정하고 공식적인 반대 입장을 밝힌 종전과 달랐다. 이런 맥락에서 이번 정책토론회는 한·미관계에 대한 다른 이해와 향후 한·미관계를 정립하는 데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

이날 발제자로 나온 박종화목사(경동교회)와 허영선교수(서울대 정치외교학)도 한·미관계가 ‘다자주의’와 ‘21세기 그물동맹’으로 발전해야 한다고 강조, 북한, 일본, 중국, 러시아 등을 연결하는 아시아국가간 평화안보동맹의 필요성을 역설했다.

박종화목사는 “한국교회가 미국교회로부터 도움을 받아왔던 것은 사실이지만 이제는 한·미교회의 관계가 신학, 선교적 일방주의 틀에 벗어나 상호보완적 협력이라는 다자주의로 재구성 되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특히 박목사는 미군철수에 대해 “한국 주둔 미군이나 한국에 소개된 미국의 경제, 문화가 미국전체의 일부임을 인식해야 한다”며 “주한미군의 위상과 역할이 한반도를 포함한 동북아 집단안보와 평화유지 협력군의 성격으로 변할 필요는 있지만 현재 미군철수는 시기상조”라고 주장했다.

박목사는 또 한국교회가 남한 내에서 그리고 대북·대미 관계에서 예언자적 역할을 해 나가야 한다고 피력하면서, 한국교회는 미국에 대한 인식 차이를 허심탄회한 대화를 통해 좁혀나가야 한다고 지적했다.

하영선교수는 한국교회는 모두 보수라고 단정하면서 “친미니 반미니 하는 냉정사고 방식으로는 21세기를 극복할 수 없다”며 새로운 ‘용미론’으로 남남갈등을 우선 극복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번 정책토론회 개최 배경과 관련해서 백도웅총무가 “교회협의 기본 정신에 돌아가기 위해”라고 설명하고 있지만 교회협 내부적으로 미국에 대한 공유된 인식을 갖게 할지 귀추가 주목된다.

송영락기자(ysong@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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