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단장협 복원, 또 다른 분열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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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단장협 복원, 또 다른 분열은 안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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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10.08 17: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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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7일 한국기독교목회자협의회가 ‘한국교회교단장협의회’의 복원을 선언했다. 활동이 중단된 지 5년 만이다. 한목협은 신임 교단장을 초청한 축하모임에서 ‘연합과 일치’의 중요성을 강조하면서 하루빨리 구속력 있는 연합이 일어나야 한다는 점을 강조했다.

그러나 이날 한국 교회의 연합과 회복을 명분으로 내세워 복원을 선언한 교단장협의회가 또 다른 분열을 낳는 것은 아닌가 하는 걱정도 나오고 있다.

한목협이 9월 교단 총회가 끝나자마자 교단장 초청 축하모임을 마련한 배경은 애초부터 ‘교단장협의회의 복원’에 무게를 두고 있었다. 출범 당시부터 교단장협은 한기총과 교회협을 하나로 묶는 ‘한지붕 두가족 체제’를 구상한 곳이기도 하다. 한목협을 중심으로 모인 이날 교단장 축하모임에서는 연합에 대한 공감대가 형성됐다.

오랜만에 한 자리에서 조우한 예장 합동과 통합도 ‘연합’에는 같은 생각을 가지고 있었다. 한국 교회의 분열은 기득권과 욕심 때문이며, 연합을 위해서는 철저한 희생이 필요하다는 의견들을 나눴다. 사회적 이슈가 쏟아지고, 다원주의의 공격이 거세지는 시대에 교회가 구원의 방주가 되려면 ‘하나의 연합’을 이뤄내야 한다고 목소리를 모았다.

맞는 말이다. 하나님의 위로와 치유, 정의와 평화가 필요한 곳에 교회는 스며들지 못했다. 매년 신뢰도가 하락하는 상황에서도 내부의 문제에 집중하느라 사회적 비판을 겸허히 수용할 여유가 없었다. 빨리 하나의 연합이 완성되어야 한다.

하지만 간과해선 안 될 것이 있다. 교단장협의회를 복원했지만 ‘교단장만’의 협의회가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교단장협의회의 복원에 공감하는 교단적 결의가 동반되어야 한다.

또 하나는 교단장협의회의 복원이 또 다른 분열이 되어선 안 된다는 점이다. 이미 지난 4월 세월호 침몰 사건 이후 ‘교단장협의회’라는 새로운 조직이 태동했다. 직전 총회장들이 활동하던 단체가 아직 남아 있는 상황에서 ‘복원’을 시도하면 결국 두 개의 교단장협이 남게 된다. 이것도 분열이다. 좀 더 신중하고 지혜로운 행보가 필요해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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