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합지졸 선교팀, 최고의 하모니를 이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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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합지졸 선교팀, 최고의 하모니를 이루다”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4.07.28 11:38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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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석예술대 14번째 몽골 음악 단기선교, 그 기적의 현장

백석예술대 비전트립팀이 몽골 음악교육 사역을 마치고 돌아왔다. 몽골만 벌써 14번째. 매년 몽골을 찾는 선교팀 멤버들은 다르지만 10년 넘도록 변하지 않는 것이 있다. 몽골의 파란 하늘과 몽골 수강생들의 열정, 그리고 하나님이 선교팀에게 주시는 큰 사랑과 은총만은 해가 바뀌어도 변하지 않는다. 그 감사와 기쁨을 알기에 몽골로 떠나는 발걸음은 너무도 행복하다.

선교는 ‘나를 내려놓는 훈련’… 강하게 바꾸시는 치유의 시간
기적과 감동의 신앙고백 풍성, 선교의 열매 몽골 곳곳서 맺혀

# ‘오합지졸’로 구성된 선교팀

교회실용음악학과 이예숙 교수는 출발 전 모집한 19명의 선교팀을 ‘오합지졸’이라고 불렀다. 학생 각자의 개성도 강하고 실력도 들쭉날쭉이었다. ‘과연 잘 어울릴 수 있을까’, ‘제대로 가르칠 수 있을까’... 선교를 떠나기 전에는 늘 그렇듯 아이들이 미덥지 못했다. 그러나 결과는 놀라웠다. 이 교수는 “이렇게 완벽한 팀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아름다운 하모니를 만들어냈다”며 하나님의 놀라우신 섭리에 감사를 표했다.

지난 5일부터 12일까지 7박 8일 간 몽골 울란바토르 성근하이르항 아마르테왕교회를 방문한 백석예술대 단기선교팀은 이찬규 백석정신아카데미 부총재의 인솔 아래 몽골 현지인 음악 사역자들을 대상으로 실기 교육을 진행하고 돌아왔다. 이예숙 교수와 인용범 교수, 강중현 교수가 ‘헬퍼’로 동참했고, 음악교육 전반은 학생들이 맡았다. 보컬과 드럼, 건반, 일렉기타, 베이스기타, 워십리더 등 교회실용음악과 학생들이 자신의 전공에서 갈고 닦은 실력을 한껏 발휘했으며, 외식산업학부 학생도 선교팀에 동참해 사역을 도왔다.

몽골에서는 음악 교육의 기회가 많지 않다. 몽골교회들이 찬양 사역자를 세우고 싶어도 가르치고 배울 곳이 없는 것. 일찍이 몽골 교회들의 이러한 어려움을 알았던 백석예술대는 교회를 빌려 4박5일간 각종 악기와 찬양인도의 모든 것을 가르치고 돌아온다. 1년에 한 번 뿐인 기회를 놓칠 새라, 찬양 사역자를 꿈꾸는 몽골 현지인들은 매일 두 시간을 걸어서 아마르테왕교회에 도착하곤 했다. 말이 찬양사역자일 뿐, 초등학생으로 보이는 어린 아이부터 40대 목회자까지 선교에 도움이 되는 일이라면 마다않고 찾아온 이들이 있어 ‘가르치는’ 기쁨은 더욱 커져만 갔다.

# 하나님이 준비하고 이루신 선교

몽골 선교 사역은 매년 동일하다. 파트별로 음악교육 사역을 진행하고, 손재주가 있는 학생들은 망가진 악기도 수리해준다. 주일에는 몽골 현지 교회에서 예배를 드리고, 교육 일정이 마지막에 도달할 무렵 찬양집회와 콘서트가 열린다. 불과 4박5일의 짧은 시간이 믿겨지지 않을 만큼 몽골 사역자들의 실력은 엄청난 발전을 이룬다. 말도 통하지 않는 한국인과 몽골인이지만 예배를 드리고 찬양을 하는데 있어 국경은 없었다. 주님 안에서 모두 한 형제였다.

지난해 처음 시도한 세족식은 올해도 눈물과 은혜의 시간으로 채워졌다. 몽골인 뿐만 아니라 선교에 참여한 백석예술대 학생들도 제대로 씻지 못했지만, 무릎을 꿇고 앉은 교수들은 아이들의 발을 하나하나 정성을 다해 닦아주었다. 선교팀 학생들도 몽골 아이들의 발을 닦으며 그들을 위해 기도했다. 주는 이도, 받는 이도 모두가 눈물을 흘리는 은혜의 시간이었다.

낯선 곳에서의 첫 선교는 학생들에게 무엇을 남겼을까. 학생들은 이구동성으로 “100배의 축복”이라고 답했다. 자신을 향한 하나님의 사랑을 깨닫고 돌아온 시간이라고 고백했다.

“아무것도 해준 것이 없는데 몽골 아이들이 고맙다고 말하면서 눈물을 흘렸어요. 잘 챙겨줘서 고맙고, 잘 가르쳐주어서 고맙고, 같이 있어주어서 고맙다고 하더군요. 부족한 제가 누군가에게 기쁨이 된다는 사실이 놀랍고 감사했어요. 제가 오히려 더 큰 사랑을 받고 돌아왔다고 생각해요.” 선교팀 총괄 리더를 맡은 김선일 군(교회실용음악학과 2학년)은 기도한 것을 하나도 놓치지 않고 들어주시는 하나님을 만났다고 말했다.

김선일 군에게 총괄 리더는 무거운 짐이었다. 꼼꼼하고 예민한 그는 계획대로 모든 것이 진행되어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었다. 선교를 떠나기 전, 김 군은 기도했다. ‘하나님 저를 내려놓고 하나님께만 의지하게 해주세요.’ 그러나 낯선 곳에서의 선교는 쉽지 않았다. 내성적인 보컬팀을 이끌면서 리더로서 한계를 느끼고 서서히 지쳐갔다. 그 때 하나님이 그에게 응답하셨다. ‘왜 네가 모든 것으로 하려고 하느냐’. 하나님은 고집스러운 선일 군의 자아를 내려놓게 하셨다.

“선교는 준비된 사람들만 가는 것이라고 생각했어요. 저처럼 부족한 사람은 선교를 갈만한 인재가 아니라고 생각해서 피했는데, 변화하는 저의 모습과 마지막에는 하나가 되어 돌아오는 우리 선교팀의 모습을 보면서 크고 작은 하나까지 다 해주시는 하나님을 만나게 된 것이죠.”

김선일 군의 고백에 이예숙 교수는 “매년 선교를 앞두고 누구와 갈까 기도한다. 잘 다듬으면 좋은 그릇이 될 거라는 믿음으로 팀을 짜면, 하나님은 아이들의 가장 약한 곳을 만져 튼튼하게 만들어주셨다. 아이들의 약점이 강점으로 바뀌는 순간이 바로 ‘선교’”라고 확신했다.

기적 같은 일은 워십 리더인 박주원 군(교회실용음악과 2학년)에게도 찾아왔다.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학생가장 주원 군은 선교를 떠날만큼 한가한 상황이 아니었다. 선교를 떠나기 전, 밀린 전기세로 인해 전기도 끊어지고, 수도도 쓸 수 없었다. ‘선교를 가지 않으면 조금 여유가 생가지 않을까’하는 고민도 잠시, 긍정적 성격의 주원 군은 교수님의 뜻에 순종하며 몽골로 향했다.

“정말 어려운 형편의 몽골 아이들이 자신과 같은 처지의 어려운 이웃을 생각하고, 그들과 더불어 살아가는 미래의 꿈을 꾸고 있었어요. 저는 그 아이들을 통해 저를 돌아보게 됐습니다. 지금까지 먹여주고 채워주신 하나님을 믿고 현실의 고민을 내려놓을 수 있었죠.”

박 군은 몽골에서의 마지막 날까지 유쾌한 선교로 분위기를 주도했다. 재주가 많아 첫 날부터 망가진 악기들을 수리하고, 조립할 줄 몰라 창고에 방치했던 교회 컴퓨터도 쓸 수 있게 만들어 드렸다. ‘하나님이 계신데 뭘~’이라는 긍정의 힘으로 마지막 찬양 콘서트를 인도한 박 군에게선 뜨거운 기쁨만이 넘쳤다.

한국으로 돌아온 후 박 군에겐 어떤 일이 일어났을까.

“믿어지지 않는데요, 갑자기 하나씩 풀리는 거예요. 이모가 용돈을 보내주고, 교회에서 선교비를 보내주고, 또 어떤 교수님은 싫다는데도 하나님의 뜻이라며 후원금을 주시는 거예요. 제가 어디에 어렵다고 한 적도 없는데 여기저기서 돕는 손길이 이어져서 부족한 것을 거의 채워주셨어요. 지금은 전기도 들어오고, 샤워도 할 수 있게 됐어요. 주님을 거부하지 못하는 믿음이지만 그동안 저는 떠밀려서 교회에 다닌다고 생각했는데, 묶인 것을 풀어주시는 하나님을 보면서 정말 놀라지 않을 수가 없었습니다.”

# 우린 예수생명 공동체

선교는 기적을 보여준다. 선교 현지에서 혹은 선교에 참여한 한 사람, 한 사람에게. 이예숙 교수는 “어려운 가정형편에 있거나 대인기피증이 있는 아이들, 심각하게 아픈 아이들 등 어려움이 모인 선교팀이지만 건강하게 돌아오는 모습을 보면서 선교의 현장은 치유의 현장이고 하나님이 나를 알고 계신다는 확신을 얻는 시간임에 틀림없다”며 “오합지졸로 시작된 선교팀은 ‘천상의 하모니’를 이루는 최고의 팀으로 바뀌어 있었다”고 말했다.

강중현 교수도 “우리 학생들을 통해 역사하실 하나님의 계획을 생각하면 가슴이 뭉클하다”며 “선교는 행복으로의 초대이며, 하나님의 뜻에 나를 맞추는 훈련임을 깨닫는 시간이었다”고 고백했다.

백석예술대의 몽골 선교 12년 째. 총 14회의 음악교육 사역은 몽골 곳곳에서 열매를 맺고 있다. 그동안 선교팀을 만났던 몽골 아이들은 꾸준히 실력을 갈고닦아 교회 사역자가 되고, 소수민족에게 찬양으로 복음을 전하는 삶을 살아가고 있다. 10년 이상 진행한 장기 선교사역이 뿌린 씨앗이 복음의 열매로 나타난 것이다.

그러나 그보다 더 귀한 열매는 몽골을 섬기러 간 백석예술대 선교팀이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 공동체’가 되어 돌아온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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