청개구리 파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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청개구리 파라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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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03 1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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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5) 하나님은 그리스도인이 세상과 구별되기를 원하신다.
▲ 이경직 교수

이집트 왕 파라오는 그의 신하들을 불러 개구리 재앙을 해결하라고 요구했다. 이집트 요술사들도 개구리가 이집트 땅에 올라오도록 하는 요술을 부렸지만 그 개구리들을 없애거나 나일 강에 머물도록 하지는 못했다(출 8:7). 이집트의 개구리들처럼 그들도 그들의 의도와는 달리 하나님께서 이집트를 징계하시는 수단이 되었다(출 8:6). 이는 이집트 왕 파라오가 "하나님 여호와와 같은 이가 없는 줄을 알게" 하기 위해서였다(출 8:10). 결국 파라오는 이집트 사람들이 신으로 섬겼던 헤케트가 하나님 앞에서는 죽어 썩어 악취가 나는 존재밖에 되지 못함을 확인해야 했다(출 8:14). 하나님이 개입하셨을 때 개구리는 이집트 사람들에게 더 이상 신성한 존재가 아니었다. 개구리는 이집트 사람들에게 유익이 되기보다 해가 되는 존재였다(시 78:85). 이집트 왕 파라오는 하나님의 말씀 대신 자신의 말을 전하는 거짓 선지자를 상징하며 그가 의지했던 개구리는 거짓 선지자의 입에서 나오는 더러운 영을 상징한다(계 16:13). 하나님께서는 이집트의 개구리들을 그분의 지팡이로써 다스리심으로써 하나님 말씀의 절대 권위를 드러내셨다.

이집트 요술사들도 개구리들이 이집트의 전역을 차지하도록 하는데 기여할 수 있었다. 하지만 그들은 문제 해결은 할 수 없었다. 나일 강이 핏물로 바뀌어도 지하수를 통해 식수 문제를 해결할 수 있었던 파라오는 개구리가 그의 침대까지 차지하자 더는 견딜 수 없었다. 세계 대제국의 왕으로서 신을 자처하던 그가 자기 잠자리도 편하게 보존할 수 없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모세와 아론에게 "여호와께 구하여 나와 내 백성에게서 개구리를 떠나게 하라"고 부탁했으며, "내가 이 백성을 보내리니 그들이 여호와께 제사를 드릴 것이니라."고 약속했다(출 8:8). 파라오는 더 이상 그의 신하들을 신뢰할 수 없었다. 파라오는 자신의 패배 앞에서 하나님께서 이스라엘 백성의 예배를 받으시기에 합당하신 하나님이심을 인정할 수밖에 없었다. 파라오의 약속은 이스라엘 백성이 더 이상 파라오를 그들의 신으로 섬기지 않아도 됨을 인정하는 것이었으며, 이집트의 개구리 신들이 이스라엘 백성의 신들이 더 이상 될 수 없음을 인정하는 것이었다.

여기서 파라오는 일종의 타협을 시도하는 셈이다. 개구리들이 거주지까지 차지하게 됨으로써 나일 강과 거주지 사이의 경계가 무너졌고 이집트 전역에 혼돈이 생겼다. 파라오의 관심은 개구리들이 원래 자리인 나일 강으로 돌아가는 것이었다. 그러할 때 이집트 사람들이 지금까지 누려왔던 삶이 회복될 수 있기 때문이었다. 이처럼 이제 파라오는 이집트 사람들과 이스라엘 사람들을 구분하기 시작한다. 이스라엘 백성 때문에 생기는 재앙 앞에서 그는 이스라엘 백성을 개구리와 같이 불쾌한 존재로 여기기 시작했다. 개구리들이 이집트 사람들의 거주지를 떠나 개구리들의 거주지인 나일 강으로 돌아가야 하듯, 이스라엘 백성도 그들과 구별될 필요가 있었다. 그러하기에 파라오는 "나와 내 백성"을 이스라엘 백성인 "이 백성"과 구분하고 있다.

그런데 그 일은 파라오가 할 수 있는 일이 아니었다. 오직 하나님만이 하실 수 있는 일이었다. 그러하기에 파라오는 하나님께서 그 일을 해주십사하고 모세에게 부탁하고 있다. 개구리들이 나일 강 안에만 머물면서 자연 질서를 지켰던 이유는 이집트 왕 파라오의 명령 때문이 아니라 "인류의 모든 족속을 한 혈통으로 만드사 온 땅에 살게 하시고 그들의 연대를 정하시며 거주의 경계를 한정하신" 여호와 하나님께 있기 때문이다.(행 17:26) 하나님은 모든 피조물들이 각자 자신에게 주어진 질서에 따라 살도록 세상에 질서를 주시는 창조주 하나님이시다.

모세는 언제 개구리들을 나일 강으로 돌아가게 할까라고 파라오에게 묻는다. 이는 이스라엘 백성을 이집트에서 내보내는 일을 하나님께서 하시는데 파라오는 하나님께서 그 일을 언제 하시기를 원하느냐는 질문이기도 할 것이다. 개구리 때문에 괴로워하던 파라오는 "내일 당장"이라고 대답했다. 모세는 하나님께서 그 일을 행하심으로써 "왕에게 우리 하나님 여호와와 같은 이가 없는 줄을 알게" 하시리라 선언한다(행 8:10).

하나님은 파라오의 요청을 받은 모세의 기도를 들으셨다. 그러나 개구리들은 나일 강으로 돌아가지 않고 이집트 사람들의 집과 마당, 밭에서부터 나와서 모두 죽었다. 개구리는 더 이상 나일 평야의 풍요를 보장할 수 없었다. 사람들이 개구리들을 모아 무더기로 쌓았을 때 땅에서 악취가 났다.(출 8:13-14) 이집트 사람들이 숙식을 하는 집과 일을 하는 마당과 생존을 위해 곡물을 얻는 밭 모두가 악취로 뒤덮였다. 이집트 사람들은 그 악취 때문에 숨쉬기조차 힘들었다. 이는 개구리가 이집트 사람들에게 더 이상 신이 아님을 분명하게 드러낸다.

개구리는 "내일 당장" 사라져야 한다고 했던 파라오는 이스라엘 백성이 내일 당장 이집트를 떠나도록 허락하지 않는다. 그의 마음도 썩은 개구리들처럼 악취로 가득한 셈이다. 이것이 이집트식 삶의 본질이다. 개구리가 거짓 영을 상징하듯이(계 16:13), 파라오는 끈적끈적하고 역겨운 거짓말쟁이 청개구리이다. 하지만 개구리가 더 이상 이집트 사람들이나 이스라엘 사람에게 신이 아니듯 파라오도 더 이상 신이 아니다. 이스라엘 사람들은 파라오와 이집트의 삶 전체가 하나님 보시기에 역겨운 악취를 낸다는 사실을 깨닫는다. 이를 통해 하나님은 이스라엘 백성이 이집트식 삶에서 거룩하게 구별되기를 원하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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