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마누엘 하나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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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마누엘 하나님의 의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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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4.06.03 15: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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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84) 다산과 풍요의 근원은 창조질서를 만드신 하나님이시다.
▲이경직 교수

이집트 왕 파라오는 나일 강이 7일 동안 핏물이 되었는데도 마음을 돌이키지 않았다. 하나님께서는 두 번째 재앙을 통해 파라오의 왕권을 무너뜨리신다. 아론이 지팡이를 잡고 나일 강과 운하들, 못 위를 향해 팔을 펼 때 개구리들이 이집트 땅에 올라왔다(출 8:5). 고대 이집트에서 개구리는 다산과 생명의 여신인 헤케트를 나타낸다. 나일 강이 범람한 후에 수백 마리의 개구리가 태어나기 때문에 헤케트는 나일 강의 신 크눔의 아내로 묘사되는 경우가 많다. 또한 나일 강의 신 하피의 궁전에는 악어 신들과 개구리 여신들로 이루어진 하렘이 있다고 한다. 나일 강의 범람이 이집트 삼각주 평야를 비옥하게 하기 때문에 헤케트는 다산과 생명을 나타내는 여신이 되었다. 10만을 나타내는 이집트 상형문자가 개구리 그림으로 되어 있는 까닭이 여기에 있다. 임신한 이집트 여성들이 순조로운 출산을 기원하면서 헤케트 신의 모습을 담은 부적을 들고 다닌 까닭도 여기에 있다. 그러하기에 나일 강에서 개구리가 무수히 생기는 일은 이집트 사람들에게 좋은 일이었다.

그런데 하나님께서 아론의 지팡이를 사용하셨을 때 그 개구리들이 나일 강에만 머물지 않고(출 8:11) 땅 위로 올라와 이집트 전역을 다 차지했다. 개구리는 일반인이 감히 들어가지도 못하는 이집트 왕궁의 방들까지 차지함으로써 파라오의 절대왕권에 손상을 주었다(출 105:30). 개구리들은 파라오의 잠자리와 화덕과 그릇에까지 자리를 차지했으며, 이집트 사람들의 집에서도 동일한 일을 행했다. 그들이 다산을 기원하며 섬겼던 헤케트 신이 너무 과하게 되어 그들에게 피해를 준 셈이다. 그 결과 개구리는 이집트에게 복이 되기보다는 하나님께서 이집트를 징계하시는 수단이 되었다.(출 8:2) 하나님께서는 아론의 지팡이를 사용하셔서 이집트 사람들의 우상이 이집트 사람들에게 복이 아니라 재앙임을 드러내셨다. 이집트 사람들이 복의 근원으로 여긴 나일 강이 그들에게는 화의 근원이 된 셈이다.

나일 강이 범람해서 주변 땅에 물을 풍성히 공급할 때 주변 습지들은 개구리들의 소리로 가득 찬다. 나일 강의 범람 때문에 비옥해진 땅들은 풍년을 보장해준다. 그러하기에 이집트 사람들은 개구리를 보거나 개구리 소리를 들었을 때 행복했을 것이다. 그런데 그 개구리들이 이집트 전역을 덮었다. 이는 나일 강이 주변 농지에까지 범람한 것이 아니라 이집트 전역까지 범람함으로써 자연 질서가 무너졌다는 뜻이기도 하다. 나일 강의 범람이 비옥한 토지를 만드는데 그치지 않고 이집트 사람들의 생활까지도 마비시켰다는 뜻일 수 있다. 하나님께서 땅과 물을 분리시키셨을 때 좋은 질서가 세워진 것처럼(창 1:9-10), 이집트 사람들이 거주하는 땅은 나일 강과 분리되어야 했다.

그러나 파라오와 이집트 사람들은 그러한 자연 질서를 통해 이집트에 풍요를 가져다주신 분이 하나님이라는 사실을 인정하지 않았다. 도리어 그들은 나일 강이 범람해서 생긴 습지에 거주하는 개구리들을 그 풍요의 원인으로 생각하고 그 개구리들을 신으로 섬겼다. 하나님께서는 이집트 전역을 개구리로 덮으심으로써, 이집트인들이 신으로 생각하는 개구리들이 그들의 삶에 직접 들어올 때 어떤 치명적인 결과가 생기는지를 보여주셨다. 이전에 이집트 사람들이 사랑하고 숭배했던 개구리들은 이제 그들이 끈적끈적하고 불쾌한 느낌만 주는 존재들이 되었다. 그들이 일하고 쉬어야 하는 모든 공간을 개구리들이 차지했다. 개구리들 때문에 그들에게는 설 자리도, 잠잘 자리도 없었다. 하나님께서는 그들에게 "그래, 너희가 그렇게도 좋아하고 사랑하는 개구리들과 24시간 항상 함께 있어 보아라"고 말씀하시는 것 같다. 사람들이 멋진 배우자와 함께 사는 사람을 부러워할 때 그 사람이 "그래, 한 번 데리고 살아봐라"고 대답하는 경우가 있다. 함께 살아보지 않고서는 그 진가를 알 수 없다. 참된 하나님은 우리와 언제나 함께 하시는 임마누엘 하나님이 되실 때 우리에게 재앙이 아니라 복이 되시는 하나님이시다. 이집트 사람들이 신으로 착각한 개구리들은 그들에게 복을 주는 신이 아니었다.

개구리는 이집트 사람들에게 다산을 상징하는 신이었다. 그러나 개구리들이 너무 많이 넘쳐나는 일은 복이 아니라 재앙이었다. 파라오가 이 재앙 앞에서 마음을 돌이키지 않았을 때 그는 열 번째 재앙에서 이집트의 모든 첫아들을 잃어버리고 모든 짐승의 첫 새끼들을 잃어버리는 일을 당한다. 하나님께서는 개구리 재앙을 통해 이집트인 사람들이 좋아하는 것을 너무 많게 하심으로써 그들을 심판하실 뿐 아니라, 열 번째 재앙을 통해 이집트 사람들이 가장 귀하게 여기는 것을 제거하심으로써도 그들을 심판하신다.

개구리 재앙은 이스라엘 백성이 살던 고센 지방에서도 일어났다. 개구리들이 이스라엘 백성이 살던 곳을 모두 차지했다. 이를 통해 이스라엘 백성은 "여기는 더 이상 우리가 살 곳이 아니구나"라고 깨달아야 했다. 그 백성도 비옥한 평야 지대 고센이 더 이상 그들이 의지하고 살 곳이 못 된다는 사실을 깨달아야 했다. 이제 그들은 그곳을 끈적끈적하고 불쾌한 개구리들에게 물려주고 약속의 땅을 향해 떠나야 했다. 그러할 때 그들은 이집트 백성과는 구별되는 거룩한 백성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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