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허진권의 문화칼럼]건전한 아마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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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문화칼럼]건전한 아마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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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9.04 01: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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허진권의 기독교미술 간파하기 (20)
▲ ⓒ이광연, 십자가.

오래 전부터 한류 열풍이다. 한국에서 하면 세계 최고가 된다는 말까지 생겼다. 불과 몇 년 된 일이다. 1988년 서울 올림픽을 개최하기 전 우리나라의 국제적인 위상은 그저 그랬다. 지도상에서 어디에 있는지조차 모르던 외국인이 많았다. 그 후 2002년 한일 월드컵 개최, 전자 통신 강국 등에 힘입어 성장한 경제력이 우리나라를 급성장 시켰다. 몇 편의 드라마로 시작된 한류바람이 최근에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다.

급성장한 여러 요인 중에서 저변을 이루는 건전한 아마추어들이 아주 많이 있음을 이야기하고 싶다. 어린이나 어른 할 것 없이 춤추고 노래하는 것을 즐기니 처처에 노래방이다. 국산 영화도 관객이 몰려든다. 웬만하면 골프를 즐긴다. 동네마다 조기 축구회가 있다. 사회 체육이 활성화됐다.

미술도 그렇다. 유명 미술관에서 기획하는 전시회에 관객이 줄을 서기 시작했다. 어린이들이나 가족들이 즐길 수 있는 체험현장을 미술관에서 수용하기 시작했다. 백화점이나 각 문화원 등에서 문화센타를 활성화했다.

아마추어임을 잊고 전문가인척 하는 몇몇 사이비를 제외하고는 매우 바람직한 현상이다. 그리하여 이번에는 그리고 만들기를 아주 좋아하며 모범을 보인 이광연 원로장로님의 솜씨를 소개한다. 장로님께서는 미술을 누구에게 구체적으로 사사받은 적도 없다. 다만 그림이 좋아서, 특히 성서의 내용이 있는 그림이 좋아서 그냥 보고 그리기를 몇 십년, 그렇다고 본인의 솜씨를 한 번도 자랑한 적이 없는 말 그대로 건전한 아마추어다.

소개하는 작품은 고난을 상징하는 십자가다. 30여 년 전 산속에 교회를 건축할 때 손수 사다 심은 향나무가 자랐다. 그 후 주변이 개발되면서 교회를 헐고 이사를 했다. 옮겨 심은 향나무 중 몇 그루가 죽었다. 그것을 말렸다. 그리고 깎고 다듬고 어루만져 교회의 한 벽에 설치하였다. 그 밑에는 각종 식물의 씨앗을 모아 전시도하고 있다. 그리고 자랑도하지 않고 알리지도 않고 더욱더 흡족한 무엇을 만들고 그리고 싶어 한다.

컨템포러리 시대의 예술가들에게 시사하는 바가 크다. 현대의 문화나 예술은 매우 감각적이다. 말초적 감각주의란 말까지 있다. 반면 저변을 이루는 건전한 아마추어의 순수한 마음과 정성은 매우 고귀하다. 일본에 건너가 한국을 빛낸 바둑 기사 조치훈은 가끔 아마추어 하수들과 바둑을 둔다는 가사를 읽은 적이 있다. 아마추어들이 무심코 둔 그 한수 한수에서 새로운 신수를 발견하기도 한다는 것 이다. 공감한다. 사람 셋이 뜻을 모으면 못 이룰 것이 없다 한다. 사람이 셋 모이면 그 중에는 꼭 선생이 있다고 했다. 상대를 인정하는 마음과 중보기도의 중요성으로 해석한다.

건전한 아마추어일수록 미술이 즐겁다. 건전하고 어린 양일수록 늘 기뻐하고 감사한 중에 기도한다. 사람이 할 수 있는 능력은 오직하나 기도하는 것임을 알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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