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름휴가, 수련회를 농촌, 농촌교회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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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휴가, 수련회를 농촌, 농촌교회와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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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13.07.30 14: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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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순웅 목사 (동면교회)

7, 8월 중순까지는 많은 교회들이 전 교인 혹은 부서별로 수련회를 다녀온다. 물론 단기 선교로 해외에도 다녀 올 것이다. 도시 교회든 농촌교회든 당부 할 것이 있어 몇 자 적어본다. 

수련이란 것을 모를 사람들은 없다. 몸과 마음을 그 분의 한 말씀으로 잘 정화해보자는 것 아니겠는가? 그래서 제안한다. 농촌, 농촌교회로 함께 떠나보는 것은....

우리 교회는 20년 동안 모든 수련회를 농촌 봉사 활동을 겸해서 받아왔다. 중, 고 청년들이 최소한의 오전 시간 정도는 농사를 경험해 보는 것이다. 밭의 풀을 제초해보고, 논에 들어가 풀을 제초하면서 불편을 경험하며 자연을 새롭게 보는 것이다. 우리가 의, 식, 주에서 식을 이렇게 해결하는 것을 직접 몸으로 경험하는 시간은 대단히 중요하다. 늘 우리가 먹여야 할 것들을 전혀 알지 못하는 경험 속에서 산다는 것은 부끄러움이기 때문이다. 불편한 몸놀림을 통해 그분의 은총을 경험 할 수 있다면 왜 마다하겠는가?

어디 그뿐이겠는가? 논의 쌀이 나오는 벼를 보면서도 많은 생각을 나누고 교제할 수 있다. 예를 들어 벼 한 포기에서 나오는 산소(O2)는 나무 한 그루에서 나오는 산소(O2)의 양과 같다는 사실에 아이들 어른들은 입을 딱 벌리며 놀라워한다. 산소뿐 아니라, 논의 벼는 여름의 홍수까지도 조절하는 기능이 바로 논의 벼가 하는 역할이기도 하다. 또한 흙탕물들을 논의 벼 뿌리가 정화시켜서 맑은 물들을 내려주는 역할을 한다. 이런 이야기를 나누고 듣는 동안 아이들은 논에서 일하는 동기부여가 확실하니 군 말없이 성실이 일 한다. 노동이 기도요 기도가 노동이란 것을 확실하게 이해한다.

하루 종일 일할 수는 없다. 농부들도 한 낮 시간에는 쉬고 낮잠을 잔다. 오전에만 아이들도 농사의 일들을 체험하고, 오후에는 계곡을 찾아가 물놀이를 하면서 자연이 주는 한없는 은총의 선물에 흠뻑 알게 모르게 젖어든다.

점심과 저녁 밥 먹을 때는 그야말로 꿀맛이다. 그렇다. 노동을 통해서 얻은 것은 음식의 꿀맛이다. 이를 경험하면서 살아야 당신의 선물에 충만한 삶을 살 수 있다.

저녁이 되면 말씀도 나누지만 제게 특강을 부탁하면 모두 마당으로 초대한다. 마당에 앉은 뒤 잠시 침묵하게 한다. 잠시 침묵 시간이 지나면 어디에서부터 불어왔는지 알 수 없는 바람이 살랑살랑 거린다. 몸도 마음도 차분해지고 고요해 진다. 간간히 새 소리들과 고양이 소리도 나고, 여치, 쓰르라미, 귀뚜라미 등등의 소리들이 난다.

우리 주위에 우리와 더불어 살아갔던 것들인데 그만 우리가 개인적이며 도시화 되면서부터 배제 혹은 소외시킨 것들을 회복하는 시간이다. 침묵이 주는 은총에서 당신과 더불어 살아가는 피조물들을 경험하는 것이다.

그렇게 귀 기울이고 난 뒤, 어두컴컴해 지면 눈을 떠 하늘을 올려 보라고 한다. 깜깜한 밤하늘의 초롱초롱한 별들이 우리 눈에 펼쳐질 때 가까운 곳에 가장 소중한 것들이 있었는데 하는 자책과 함께 무관심했던 시간에 용서를 빌어 본다.

두 번째는 수련회에서 가장 중요하게 여기며 배우는 것은 환경의 실천을 경험하는 것이다. 몇 해 전부터 농촌봉사활동과 더불어 환경가이드 수련을 정했다.

첫째는 개인의 샴푸와 비누를 가져오지 못하게 했다. 저희가 직접 만든 샴푸와 세재가 물의 양을 혁혁하게 줄이는 결과를 발견했기 때문이다. 일반의 것은 만든 것에 비해 두서너 배나 물을 써야 깨끗하게 되니 자연스레 가져오지 않기를 당부하고 돌아가서도 그런 비누와 샴푸를 구해서 쓰기를 당부한다.

두 번째는 플라스틱 개인의 물병이다. 몇 팀들이 수련회를 마치고 가면 몇 백 개의 빈 물병들이 한 가득하다. 그래서 이것도 몇 해 전부터 가져오지 말 것을 당부했다. 할 수 있으면 여기지하수의 물을 끓여서 얼음 띄워 먹으면 된다. 약간의 불편한 수련이 된다면 초록의 지구 환경은 분명 나아질 것이기 때문이다.

세 번째는 간식이다. 대부분 인스턴트의 간식에서 농촌의 먹을거리 간식을 제공하는 것이다. 감자와 옥수수를 삶든가 아니면 수박 참외의 과일을 나누는 일이다. 결국 사람이 가공으로 만든 것보다는 그분께서 베푼 먹을거리의 양식이 우리를 더욱 풍요롭게 한다.

어찌 며칠의 시간으로 삶이 바뀌겠는가? 그러나 해마다 어디를 가든 농촌에서 이렇게 경험하고 축적해 나간다면 어느 때엔가는 훌쩍 당신에게로 가까이 가 있지 않겠는가?

이제 초복, 중복을 지나 말복의 계절이 다가온다. 이 절기는 보신탕 혹은 삼계탕을 먹는 몸 보신의 절기가 아니라, 당신께서 은총의 선물로 주신 절기이다.

초복에서 중복으로 가는 15일 동안 벼는 한 마디가 생기고, 중복에서 말복으로 가는 15일 동안 역시 벼는 두 마디를 가지며 마지막 말복을 지나 드디어 15일 뒤에는 세 마디 째에 벼 이삭의 나락을 움틔운다. 그러니 가장 더운 절기의 초, 중, 말복은 그야말로 부활하시고 승천하신 뒤의 절정, 그리스도께서 보내신 보혜사 성령의 열매를 맺는 결실의 시간인 것이다. 부디 이 아름다운 시간에 모두들 동참하시기를..... 그래서 생명과 평화의 새로운 삶에로 전환되어지길 빌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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