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1)
상태바
(15) 권리 위에 잠자는 자는 보호받지 못한다(1)
  • 운영자
  • 승인 2013.07.23 21:18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우리의 삶은 두 개의 바퀴-하나는 권리, 다른 하나는 의무-를 가지고 목표를 향해 나아가는 수레와도 같다.”

안천고등학교 학생들은 수업을 마친 후 안천동에 있는 삼거리 길에서 각자 헤어져 학원으로 가거나 집으로 가곤 하였다. 안천동에 있는 삼거리 길은 오래전부터 하나는 황비홍거리, 신선로, 또 다른 한 거리는 솔로몬거리라고 불려졌다. 그 거리에는 유난히 다른 거리 보다 서점들이 많고 옛날 과거를 볼 때 선비들이 이곳에서 책을 사읽고 지혜를 얻었다고 하여 지혜자였던 솔로몬의 이름을 따라서 붙여진 이름이었다.

허륜명이 학원을 마친 후 솔로몬거리를 홀로 걷고 있었다. 그때 불량학생이 그를 불러 세우면서 말했다.

“학생, 책과 돈 있는 것 있으면 모두 내놔라!”
“책만 두고 다 가져가세요!”
“아니 돈이 이것뿐이냐? 안 되겠다. 책이라도 내놔야 하겠다.”

허륜명이 모든 것을 빼앗길 때였다. 그때 같은 안천고등학교에 다니는 강지철이 이를 목격하고 그들에게 말했다.

“너희들 뭐하는 짓이냐?”
“죽고 싶지 않으려면 간섭하지 말어!”

한 학생이 강지철을 향해서 주먹을 들어 올리면서 말했다. 강지철은 몇 분이 안 되어 세 녀석을 마치 고양이가 쥐를 잡듯이 간단히 처리했다. 갑자기 경찰 호루라기 소리가 났다. 그들은 가까운 파출소로 연행되었다.

강지철이 처리한 폭력배 한 명은 외쪽 갈비뼈가 골절되었고 다른 한 명은 바른 발목이 골절되었고 또 다른 한 명은 땅에 넘어지면서 돌부리에 머리를 부딪쳐 뒷머리에서 피가 흐르고 있었다.

경찰관은 강지철을 향해 소리쳤다.

“학생이 하라는 공부는 안 하고 싸움질이나 하고 다니냐?”
“얘들이 먼저 제 것을 뺐으려고 했어요!”
허륜명이 말했다.
“잠자코 있어라! 너보고 말한 것이 아니다!”
“죄송합니다.”
“죄송하다고 말만 해서는 끝날 일이 아닌 것 같다. 두 녀석은 각 각 7주, 6주의 치료가 예상되고 이녀석-머리를 다친 녀석-은 머리진단을 해봐야 알 것이지만 합의금이 엄청날 것 같구나.”
“전 그럴 형편이 못됩니다.”

강지철이 말했다. 강지철은 어머니와 단둘이 어렵게 살기 때문에 합의금을 마련할 돈이 없었다.

“그러면 합의를 할 수 없단 말이지?”
“예.”
“그럼 구속이 되도 좋다는 말이나?”
“합의금이 얼마나 되는지 알고 싶습니다.”
“너 그만한 돈이 있냐?”
“될 수가 있을 것 같아서요. 얼마의 합의금이 필요하십니까?”
“저놈들 이 얼마를 원하는지 조사를 해야겠다.”
“금액만 말씀해 주세요.”
“너네 집이 부자냐?”

허륜명의 부모는 부유하지는 않았다. 그의 같은 반 학생 이익치는 그의 옆자리에 앉아 공부하면서 시험때만다 그의 시험지를 컨닝을 했다. 그는 시험을 친후 그에게 용돈을 손에 쥐어주고 때론 맛있는 음식도 사주곤 하였다. 그런 이익치 학생이 말하던 것이 생각났다.

“우리 아버지는 사업을 해! 가끔 어려운 사람들을 위해서 많은 돈을 기부도 해! 너도 어려우면 우리 아버지께 장학금을 부탁해볼까?”
“경찰관님 이곳으로 전화를 해봐 주세요?”

허륜명은 그의 노트에 적혀있는 이익치의 전화를 보여주었다. 30분이 지났다. 그동안 조사하는 경찰은 폭력배들에게 합의금을 묻고 있었다.

이익치와 그의 아버지가 파출소로 찾아왔다. 파출소 경찰관들은 이익치의 아버지를 보자마자 거수경례를 하면서 극진해 대우하였다. 그는 평소 파출소에도 환경개선을 위해서 적지 않은 돈을 희사한 적도 있었다.

“아이구, 사장님 어떻게 오셨습니까?”
“우리 아이 반 학생이 무슨 문제라도 일으켰습니까?”
“아닙니다. 강지철이란 학생이 허륜명을 도우려다가 오히려 가해자가 되었습니다.”
“학생들이 공부할 수 있도록 선처를 부탁드립니다.”

이익치의 아버지가 강지철과 허륜명의 합의금을 대신하여 마련해 주었다. 그는 강지철과 허륜명을 향해서 말했다.

“너희들 성공해서 어려운 사람들을 돕는 것이 나에 대한 빚을 갚는 것인 줄 알겠다.”

이런 사건이 발생한 한 후 안천고등학교에는 허륜명, 강지철, 이익치를 삼총사라고 불렀다. 그럴만한 별명이었다. 허륜명은 초등학교에서 고등학교까지 한 번도 수석을 내놓은 일이 없는 수재였다. 그는 어떤 문제이든 머리로서 해결하는 스타일이었다. 강지철은 세상이 힘과 지식뿐만 아니라 돈이 힘이 된다는 것을 일찍부터 깨달았다.

이들 삼총사가 가는 곳이면 어떤 문제든 걱정할 일이 없었다. 솔로몬길에서 발생한 사건 이후 이들은 학교에서 다른 학생들로부터 영웅처럼 대접을 받았다.

비룡산 소생언에서 6명의 소년들이 서로 꿈을 약속한지 15년이 지났다. 이지헌은 난지도 쓰레기 매립장에서 달러를 주은 것을 주인에게 돌려준 후 적잖은 사례비를 받았다. 그는 그것을 자본으로 재활용 재생산 사업을 해 성공했다.

허륜명은 의대를 졸업하고 외과전문의가 되어 병원을 개원한지 5년이 지났다. 그는 의사로서 명성과 부 모두를 가지고 모든 동료들의 부러움을 한 몸에 지녔다. 그가 그렇게 성공하게 된 배경에는 이익치가 재정적 후원을 아끼지 않았기 때문이었다. 그는 장학금으로 학업과정을 마쳤으나 정작 병원을 개원할 재정이 전무한 상태였다. 그런 그에게 이익치가 모든 것을 해결하여주었다. 그의 해결의 힘은 오로지 이익치가 가진 돈이란 힘이 뒷받침 되었다. 그가 외과의사로서 명성이 쌓이자 병원은 문전성시를 이뤘으며 수입이 늘어나자 병원건물까지 인수할 수가 있었다. 그는 맨손으로 시작해 성공했다. 그의 뒤에는 항상 이익치가 있었다. 그는 그의 병원 행정실장으로 병원의 모든 업무를 관장했다.

매일 고객으로 붐비던 병원 로비에가 그날 따라 썰렁했다. 수간호사가 원장실로 들어왔다. 그는 그날 신문과 원장을 수신으로 된 한 개의 봉투를 두고 원장실을 나갔다.

그날 신문에는 3개월 전 ‘HRM XXXX’이란 병원에서 면허 없는 자가 맹장수술한 사건이 보도됐다. 허륜명이 봉투를 열어 보았다. MRI 리스회사로부터 온 통지문이었다. 그는 통지문 내역을 보고 자기의 눈을 의심했다.

“이럴 수가 있나?”

무엇이 잘못 되어도 많이 잘못된 느낌이 들었다. MRI리스 회사의 리스대금이 몇 개월이나 연체되어 연체금 납부최고서였다. 그의 책상에 원장전용 전화벨이 요란스럽게 울렸다.

“여기는 K서입니다. 원장님 부탁드립니다.”
경찰서로부터 호출이 왔다. 다시 전화벨이 울렸다. 그의 부인으로부터 온 전화였다.

“여보, 큰일 났어요.”
“무슨 일이요?”
“우리 아파트가 압류가 되었다는 통지서가 왔어요.”

리스회사의 사용료 연체, 경찰서 호출, 사는 아파트의 압류를 생각하며 허륜명은 매마른 하늘에서 날벼락을 맞은 기분이 들었다. 무엇이 무엇인지 머리가 멍했다. 그는 천재 소리를 늘 들으면서 한 번도 실수를 한 일이 없었다. 그런 그에게 평생 처음으로 위기가 닥쳐온 것을 그는 느끼기 시작했다. 그의 명석하기만 한 뇌는 벼락을 맞아 기능이 마비된 느낌이었다. 그는 이성을 잃기 직전이었다. 그는 행정실로 달려갔다. 행정실에 부장 이익치는 자리를 비우고 없었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