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인 자살률 1위, 원인과 대책은 무엇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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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인 자살률 1위, 원인과 대책은 무엇인가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3.04.10 15: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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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년기에 느끼는 가난과 공허감 죽음으로 이어진다”

▲ 각당복지재단 삶과죽음을생각하는회는 창립 22주년을 맞아 지난 6일 서울 연세대 상경대학 각당헌에서 노인자살예방을 위한 세미나를 개최했다.

각당복지재단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창립 22주년 세미나
노인 자살 2배 많아… 3대 원인에는 ‘질병·경제문제·외로움’

유난히 높은 국내 자살률, 그 중 노인자살률은 일반인에 비해 두 배 이상 높은 것으로 조사 발표돼 심각성을 더하고 있다. 사회복지전문가들은 이 문제는 현재 50대에 포진한 700만 명 이상의 베이붐세대가 10년 내에 직간접적으로 연관된 문제라고 경고한다.

각당복지재단(이사장:김옥라) ‘삶과 죽음을 생각하는 회’는 창립 22주년을 맞이해 지난 6일 연세대 상경대학 각당헌에서 노인자살에 대한 특별세미나를 열고 늘어가는 노인자살에 대해 진단하고 연구하는 시간을 가졌다. 지난 1991년 조찬 기도로 시작된 모임은 이날 노인 자살 문제에 대한 원인과 예방책을 제시했다.

# 변화된 환경, 떠나는 노인들
지난해 발표된 2011년 국내자살률은 10만 명 당 31.7명으로 나타났다. 그 중 노인 자살률은 같은 기준에서 79.7명으로 조사돼 일반 수치보다 두 배 이상 많은 것으로 드러났다. 우리나라 자살률은 다른 국가에 비해서도 월등히 높은 것으로 조사됐다. 지난해에 OECD 가입국 중 한국은 10만 명 당 33.5명의 자살자를 기록해 일본의 21.2명에 앞서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한 것으로 드러났다.

‘한국 노인 자살 실태와 예방 대책’을 주제로 발표한 인제대 의대 상계백병원 이동우 교수는 이날 발표에서 자살이 한국인 주요 사망원인 중 4위를 차지했다고 전했다. 특히, 지난 2007년 10만 명 당 24.8명이던 자살자 수가 2년 뒤 2009년에는 31명으로 급등했다고 말했다.

이와 함께 이 교수는 연령별 자살자 수치 차이에도 주목할 것을 주문했다. 한림대 고령사회연구소 발표를 인용한 그는 65세 이상 고령인구에서 자살자가 급증하고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발표에 따르면 65세 인구 중 자살자는 지난 1990년 10만 명 당 14.3명에서 2009년에는 77명으로 급등했다고 발표했다. 20여 년이 흐르는 동안 5.4배 이상 증가한 것이다.

나타나지 않은 잠재적 자살 위험군에 대한 지적도 잇따랐다. 노원정신보건센터 부센터장 이은진 교수는 “알려진 자살자가 16,000여 명으로 조사ㆍ발표됐지만 알려지지 않은 자살자는 5%에서 20% 가량 더 될 것으로 보이며 치명적이지 않은 자살 행위를 시도한 사람은 많게는 자살자 수의 100배까지도 이를 수 있다”고 추정했다. 그는 자살을 생각하는 사람 수를 전 인구의 5%에 해당하는 250여만 명에 이를 것이라며 이에 대한 예방책이 꼭 필요하다 말했다. 특히 노년기에는 만성질환, 외로움, 슬픔, 신체적질환으로 인한 죄책감, 분노 등의 원인으로 자살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생명사랑과 인간의 존엄성’을 주제로 발표한 울산대 종교학 정진홍 석좌교수는 “노년의 죽음에 대한 두려움은 홀로 살 수 밖에 없는 그래서 독거노인이기를 강요받는 구조와 벗어나고자 해도 벗어날 수 없는 사회 현실에도 원인이 있다”고 진단했다.

# 도움 되는 듣기 말하기 행동하기
노인 자살을 예방하고 사랑을 전할 수 있는 방법에는 어떤 것이 있을까. 이은진 교수는 자살예방을 위해 보기, 듣기, 말하기 세 단계를 통해 접근 할 것을 권했다. 보기 단계에서는 먼저 언어적 신호와 행동적 신호, 상황적 신호를 통해 상대가 보내는 무언의 신호를 발견할 것을 요청했다.

일상에서 발견할 수 있는 언어적 신호로는 △죽고 싶다는 직접적 표현 △절망감과 죄책감 △신체적 불편함 호소 등이 있고, 행동적 신호로는 △자살 준비 행동 △자해흔적 △일상생활 능력 저하가, 상황적 신호로는 △극심한 스트레스 △만성적 질환, △신체적 장애 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함께 듣기 부문에서는 △자살에 대한 옳고 그릇됨의 가치판단 △비난이나 비판 △화냄 △충고하는 말투 △주관적인 생각 강요는 지양하고 도움이 되는 듣기를 위해 △주의 깊은 경청 △입장 바꿔 생각해보기 △상대의 감정에 주의 기울이기 △상대의 말을 판단하지 않기 △상대의 말을 끝까지 다 들을 것 등을 요구했다.

마지막 말하기 단계에서는 △이전에 자살시도 유무 △정신질환 유무 △알코올 남용 여부 △자살방법 준비 여부 △자살 계획의 구체성 △인적 자원 및 지지자원 등에 대해 물어보라고 말했다. 이 교수는 듣고 말하기에 있어 상대의 옳고 그름을 판단하거나 내가 말을 잘하는 것보다 상대방의 힘든 이야기를 잘 듣고 마음과 마음을 느끼게 하는 과정이 가장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 이날 발제자들은 노년기에는 만성질환, 외로움, 슬픔, 신체적질환으로 인한 죄책감, 분노 등의 원인으로 자살에 이를 수 있다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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