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인구의 1%, 탈북민 사회정착 돕는 교회 관심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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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 인구의 1%, 탈북민 사회정착 돕는 교회 관심 필요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3.03.06 14:2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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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인권정보센터, 2012 탈북민 경제활동동향 발표

▲ 생명을 걸고 탈출에 성공한 탈북민의 사회 정착을 돕는 교회 차원의 구체적인 관심이 요구된다. 사진은 영화 ‘크로싱’의 한 장면.

탈북민 5명 중 1명 가족 남한입국 반대
사회정착 위한 교회 차원대안 마련해야

2012년 기준 국내에 들어온 탈북민 수는 2만 4천여 명. 북한 총인구 중 1%, 즉 북한 국민 100명 중 한명은 이제 남한사회로 넘어와 정착해 살고 있다. 한국에 정착한 이들은 어떻게 지내고 있을까. 이와 관련 최근 한국인권정보센터에서 탈북민 경제동향에 대해 발표했다. 자료를 통해 탈북 후 현재 남한에 정착한 탈북민의 상황을 진단하고 교회의 역할에 대해 살펴본다.

# 탈북민 경제동향
한국인권정보센터 주최로 지난달 서울 을지로1가 인권위원회에서는 ‘2012북한이탈주민 경제활동동향 보고서’ 세미나가 개최됐다. 통계 자료는 탈북민 10대에서 부터 60대까지 403명을 대상으로 정착 후 실태를 연구하기 위해 매 1년 단위로 조사 발표되고 있다. 조사 연령대는 10대를 제외하면 83.4%가 20대에서 60인 것으로 파악됐다.

국내 입국 후 정착 기반 마련을 위한 이들의 경제활동 참여도는 어떨까.

발표 자료에 따르면 2012년 기준으로 탈북민 경제활동인구 수는 211명으로 조사 대상 중 52.4%만 경제활동에 참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리고 남은 47.6%, 192명은 비경제활동인구로 조사됐다. 이들이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않는 이유로는 △심신장애(32.3%) △통학(26%) △육아(26%) 순으로 조사됐다. 자료만 놓고 본다면 심신장애 문제가 경제활동에 참여하지 못하는 가장 큰 이유로 해석된다.

한국교회희망봉사단 사무총장 김종생 목사는 이와 관련 탈북 시 입은 상처뿐만 아니라 국내 정착 과정에서 이들이 겪는 묘한 사회차별, 배타성에 원인이 있다고 설명했다. 김 목사는 “탈북민의 경우 일터 현장에서 남한 사람과 동등하게 보기보다는 무시하거나 동정의 대상이 되는 경우가 많다”며 “사회가 의식하지 못한 배타성과 차별성은 이들의 국내 적응에 걸림돌로 작용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북한교회연구원 유관지 목사도 “탈북 과정에서 입은 여러 가지 어려움 때문에 심신장애가 있고 나아가 여기서 차별받고 있다는 느낌 때문에 적응에 어려움 갖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탈북민의 실업률은 이를 그대로 반영한다. 발표에 따르면 지난해 탈북민 실업률은 19.9%로 조사됐다. 이는 국내 실업률 3.2%보다 6배, 체감실업률 7.5%보다 2.7배 높은 수치로 국내에 정착하는 과정에서 이들이 겪는 실업에 대한 압박감은 최대 6배가량 높은 것으로 추정해 볼 수 있다.

탈북민이 종사하는 산업별 비율로는 △기능-기계조작-단순노무직(40.8%) △서비스-판매(26.6%) △전문-기술-행정관리사(17.2%) △사무종사자(14.2%)로 나타났다. 탈북민 직업군 내에서는 점차 다양성이 확대되는 경향을 보였다. 취업자별로는 상근근로자가 39.6%를 차지했고 일용근로자와 임시근로자는 각각 37.9%와 19.5%를 차지했다.

국내 사회에 대한 인식을 엿볼 수 있는 발표도 있었다. 조사 내용 중 북한 내 가족을 입국시킬 의사가 있느냐는 질문에 77.7%가 ‘그렇다’고 말한 반면 22.3%는 ‘아니다’라고 말해 탈북민 5명 중 1명은 기회가 있어도 국내에 가족을 데리고 올 생각이 없다는 의사를 나타냈다. 자료만 놓고 볼 때 탈북민 사회 정착에 북에 있는 가족을 데리고 오고 싶지 않을 정도로 보이지 않는 높은 장벽이 가로막고 있다는 해석도 가능하다.

# 교회의 실질적 관심 필요해
새누리좋은사람들 사무총장 박현석 목사는 “정전 60주년이 지나 분단이 고착화된데 따른 정신적 괴리 현상도 한 요인이 될 수 있다”고 설명했다. 다른 체제와 환경으로 넘어왔을 때 적응할 수 있는 시간과 기회가 필요하다는 것. 박 목사는 “교회가 탈북자를 돕는데 있어 자립과 수확에 대한 성과를 맛볼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할 수 있길 바란다”며 “교회 사회복지 부문에서 이를 풀어나갈 수 있을 것이다”라고 전했다.

유관지 목사도 “지역사회 교회가 관심을 갖고 도와야 할 부분”이라며 “신앙을 통해 상처의 뿌리부터 치유하는 영성을 통한 근본적인 회복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그는 “탈북민 내에는 북에서는 굶어죽고, 탈북 후에는 불안해서 죽고, 남에서는 서러워서 죽는다는 말이 있다”며 “사회 내 차별과 동정에 대해 교회가 사랑으로 잘 품을 수 있길 바란다”고 말했다.

탈북민 사회적 차별 문제가 향후 북한선교에 걸림돌이 될 것이라는 지적도 이어졌다. 한교봉 김종생 사무총장은 “탈북민에 대한 사회적 차별이 일부에선 모멸감으로 느끼는 경우도 있다”고 말했다. 이어 “이런 사회문제는 통일 후 탈북민이 북한 선교의 주축이 될 때 한국 교회를 어떻게 평가하고 어떤 관계를 맺을지에 큰 영향을 줄 것”이라며 “사회부적응의 원인이 되는 차별과 동정 부문을 교회에서부터 해결할 방안을 마련해야 한다”고 제안했다.

그는 이를 위해 ‘비교우위’ 의식을 바꿔나갈 것을 주장했다. 김 목사는 “차별과 동정의 시선에 따라 탈북민이 또 다른 사회소외계층으로 전락할 수 있다”며 “이를 미리 예방해야 한다”고 말했다. 빈곤의 대물림이 탈북계층에서 발생할 여지에 대해 대책이 필요하다는 것이다.

김 목사는 일자리를 포함해 교육적인 부문에서의 소외 극소화를 위해 교회 내 성도들이 그들의 아버지, 어머니, 형제ㆍ자매로써 실질적 맨토ㆍ맨티 역할을 감당할 것을 주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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