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트하트 재단이 음악으로 만드는 새로운 ‘문화복지’의 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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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트하트 재단이 음악으로 만드는 새로운 ‘문화복지’의 꿈
  • 이덕형 기자
  • 승인 2013.02.28 12:31
  • 댓글 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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변화하는 기독교사회복지 현장을 가다 <하>

▲ 지금까지 160여 회 연주공연을 소화해온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는 주신 달란트와 노력으로 전문음악인의 꿈을 만들고 있다. <사진제공:하트하트 재단>

주신 음악재능과 노력은 세상을 향한 희망 통로
미라콜로 앙상블과 GAP코스로 전문음악인 육성

겨울이 가고 따뜻한 기운이 맴돌기 시작한 2월 말 무렵. 하트하트재단(이사장:신인숙) 오케스트라 연습실에는 따뜻한 음률이 넘치기 시작했다. 공간에 흐르는 단 한 번의 선율을 위해 천 번의 연습을 거쳐 온 발달장애 음악인들. 조금은 특별한, 그러면서도 당찬 하트하트 오케스트라의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 불가능에 대한 도전
주위의 불가능할 것이라는 우려에도 불구하고 하트하트재단이 오케스트라 창단활동을 시작한 것은 2006년. 해외에서도 전례를 찾아보기 힘든 도전을 시작한 배경에는 ‘하나님께서는 누구에게나 달란트를 주셨다’는 비전이 담겨있다.

문화복지사업부 김희은 부장은 “음악을 좋아하고 연주를 통해 행복해하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오케스트라를 꾸렸다”며 “8명으로 시작한 단원은 같은 해 20명까지 늘어났다”고 말했다.

현재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단원은 총 56명이며 그 중 80%는 기독교인이다. 재단은 5년 내 관현악기와 타악기 단원을 포함해 100여 명으로 구성된 완전한 심포니오케스트라를 완성한다는 계획을 추진 중이다.

하트하트재단이 기본적으로 추구하는 점은 발달장애인을 음악교육을 통해 전문음악인으로 육성하는 것. 주어진 음악달란트를 연습을 통해 개발하고 오케스트라 연주를 통해 부족한 사회성을 기르는 것이 목적이다. 문화복지를 통해 장애인 교육과 취업 문제를 동시에 일반인 수준까지 끌어올린다는 목표를 갖고 있는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는 8년간의 노력 끝에 지난해 하나의 결실을 맺었다.

7명의 발달장애 전문음악인으로 구성된 ‘하트 미로콜로 앙상블’을 창단한 것. 김희은 부장은 “구성원은 모두 음대를 졸업한 이들로 매달 일정 월급을 받으며 전문음악인으로 육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운영 8년간의 경험을 통해 발달장애음악인을 위한 초기 ‘고용모델’을 만들었다는 설명이다. 이어 “그 중 특출난 재능이 있는 경우 세계적인 연주자로 성장할 수 있도록 마스터급 연주와 일대일 연계를 돕는 ‘GAP 프로그램’을 진행 중이다”고 밝혔다. 현재 여기에는 4명의 미로콜로 앙상블 단원이 참가 중이며 그 중 두 명은 한국예술종합학교에 입학했다. GAP에 참가한 단원은 모두 2006년부터 함께 해 왔다.

▲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단원들은 1곡을 연주하기 위해 천 번 이상의 연습 과정을 거친다. 이 과정을 위해 재단 내 3층에 걸쳐 마련된 개인연습실, 앙상블 연습실, 오케스트라 연습실에서 각각 기량을 닦는다.<사진제공:하트하트 재단>

주목할 점은 문화복지를 통해 교육모델과 고용모델을 동시에 제공하고 있다는 것. 재단 내에는 교육 과정을 거쳐 전문음악인으로 머물 수 있는 초기시스템이 구축된 상황이다. 정은주 팀장은 이에 관해 “사회성발달이 큰 과제로 남은 아이들에게 먼저 음악을 통해 치유하고 오케스트라 협연으로 배려와 기다림, 어울림과 양보, 조화를 배워간다”고 말했다.

실제 이 과정을 거쳐 음대에 입학한 학생 수도 늘고 있다. 단원 56명 중 올해 음대 입학자 수는 5명. 다양한 학년대로 구성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 특성을 감안한다면 입학률에 있어서는 비교적 높은 점수를 줄 수 있다는 평이다. 이에 반해 통계청이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2011년 기준 자폐성장애우의 대학 진학률은 4.8%, 지적장애우 진학률도 3.3%에 그친다.

# 마음에서 마음으로
음악은 음율을 마음에서 마음으로 전하는 과정이다. 정 팀장은 “한 곡을 두고 하는 천 번의 연습. 그 배경에는 발달장애에 가려진 음악달란트를 찾기 위해 선생님과 학생, 부모의 땀과 눈물이 스며있는 시간과의 싸움이 담겨있다”고 말했다. 이어 “여기에 한 가지 특성을 더 한다면 그 노력이 취미나 아마추어 수준에 머물지 않도록 돕는다는 점. 단 10여 분도 집중하기 힘든 발달장애 특성상 쉽지 않은 과정이지만 단원들은 꾸준히 이 과정을 거쳐 오고 있다”고 전했다.

이 꿈과 함께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는 음악적 기량향상, 사회성발달, 가족기능회복, 인식 개선 등 네 가지 비전을 품고 달려왔다.

매년 진행된 정기연주회. 지난해 11월 강남 장천아트홀에서 하트하트 오케스트라가 연주한 곡은 총8곡. 글린카의 ‘루슬란과 루드밀라 서곡’으로 시작한 이날 연주는 마지막 곡 브람스의 교향곡 1번 4악장으로 마무리됐다. 인상적인 것은 연주곡 모두 쉽게 소화하기 힘든 클래식 곡을 달란트와 노력을 통해 자신의 꿈으로 만들어 가고 있다는 점이다.

지금까지 총 160여 회에 달하는 연주를 해온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는 매년 진행되는 정기연주회와 1년에 40여 회에 달하는 초청 연주회를 통해 그 성과를 확인하고 있다.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는 2013년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초청공연을 비롯해 평창동계 스페셜올림픽 세계대회 기념음악회와 UN ESCAP 정부 간 고급회의 등 국제대회에 초청돼 연주한 바 있다. 정 팀장은 “장애를 가진 친구도 하나님이 주신 달란트가 있다”며 “이들의 모든 연주에는 주신 재능을 통해 하나님의 복음의 통로 되길 바라는 소망도 함께 들어있다”고 전했다.

▲ 하트하트 오케스트라는 매년 정기연주회와 1년에 40여 회에 달하는 초청 연주회를 통해 그 성과를 확인하고 있다. 사진은 예술의 전당 오페라 극장에서 열린 2013 평창동계스페셜올림픽세계대회 D-100 성공기원기념음악회에서 공연하는 모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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