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영업의 귀재로 명성을 날리며 프랜차이즈 사업에 뛰어든 그는 자신만만했다. 무엇이든 닥치는 데로 팔고 금새 부자가 될 수 있을 것이라는 기대에 부풀었다. 그러나 사업은 결코 만만하지가 않았다. 주어진 제품만 열성적으로 팔던 세일즈맨 시절과는 차원이 달랐다. 회사자금도 융통해야하고, 거래처와 소비자를 확보하기 위한 갖가지 홍보전략을 고심하느라 밤을 새는 일이 부지기수였으며 직원들의 교육과 관리도 여간 마음 쓰이는 일이 아니었다. 처음 회사에서 취급했던 것은 건강식품이었다. 제품에 문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판매율을 높이기 위한 영업사원의 과대광고가 늘 마음에 걸렸다. 수년이 지나도 뚜렷한 성과가 보이질 않자 그는 실망하기 시작했다. 그러나 낙심과 절망의 긴 터널에서 발버둥치던 이집사를 구해낸 것은 하나님이었다. 친척의 제안으로 우연히 참석했던 송구영신예배. 그 예배에서 그는 표현할 수 없는 편안함에 매료됐다. 잘 풀리지 않는 사업 탓에 바늘방석에 앉은 것처럼 늘 불안했던 마음이 목사님의 말씀과 기도, 찬양으로 녹아내리기 시작했다. 세일즈맨 당시 “예수쟁이하고 상종도 안한다”며 기겁을 하던 그가 딱 한번 참석했던 예배에서 하나님에게 빠져버리고 만 것이다. 그렇게 얼떨결에 교회를 찾았던 이집사는 많은 신앙경험을 통해 새사람으로 거듭난다. 하나님은 신앙생활을 하면서도 술·담배를 절제하지 못하자 부인에게 결핵이라는 회초리를 들어 끊게 했고, 나이트 등의 유흥주점에 제품을 공급하고 부당이익을 취할 수 있는 기회를 막는 등 하나님은 그의 인생에 직접 관여하셨다. 그리고 결국 어려워진 사업에 낙심하는 그에게 주의 종을 보내어 정수기사업이라는 길을 열어주시게 된 것이다. 이집사는 직원들에게 신앙생활을 절대 강요하지 않는다. 상사에게 아부하려는 마음에 신앙이 이용되는 것이 싫었던 이집사는 일상생활 속에서 예수의 향기를 전하도록 노력하고 있다. 교회다니라는 이야기를 꼬집어서 말하지는 않지만 생활속에서 성경의 말씀과 사랑을 실천하며 하나님에게 십일조를 할 수 있게 해달라고 기도하던 그가 이제는 회사수익의 십의 일을 드리는 신앙의 일꾼으로 성장한 것만으로도 그의 헌신을 엿볼 수 있다. 그리고 이제 세상을 향한 선교에도 뛰어들었다. 얼마전 기도동지협의 요청으로 북한에 정수기 20대를 보낸 것이다. 특히 이번에 후원하는 정수기는 3년 동안 자체 기획 제작한 첫 개발품으로 첫 열매를 북한동포를 위한 사랑나눔에 헌신했다는 점에서 큰 의미가 있다. 그리고 이번 지원을 계기로 북한 교회와 성도들에게 복음을 전하는 일은 계속해서 이어 갈 것이다. 아직도 신앙적으로 초등학생수준이라며 겸손하게 말하는 이집사는 하루일과를 기도로 시작한다. 인간적인 마음에 직원들에게 상처를 주지는 않을까, 이기적인 생각으로 하나님의 뜻을 거역하지는 않을까 하는 노파심에 두 손을 모은다. 겸손과 헌신으로 하나님을 동행하는 이영재집사의 삶속에 아름다운 예수사랑이 피어나기를 기대해 본다. 김광오기자(kimk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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