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례 없애고 덕담과 축가로 채운 결혼식 괜찮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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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례 없애고 덕담과 축가로 채운 결혼식 괜찮을까?
  • 정하라 기자
  • 승인 2024.05.07 23:59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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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Z 청년들의 ‘결혼문화 신풍조’

대세 문화로 자리 잡은 ‘주례 없는’ 결혼식
결혼은 ‘예배’로 주례자는 영적 멘토가 돼야


요즘 청년들 사이에선 ‘주례 없는 결혼식’이 열풍이다. 주례자가 없이 신랑 신부가 혼인서약서를 낭독하고, 성혼 선언문을 발표한다. 주례사가 없는 대신 신랑 신부의 양가 부모의 덕담과 편지글을 낭독하는 순서가 추가됐다. 양가 부모의 세심한 덕담에 신랑 신부를 비롯한 하객들도 감동의 눈물을 흘린다. 

예배당을 선호했던 크리스천 결혼예식문화도 점점 자취를 감추고 있다. 요즘 청년들 사이에서는 교회 예배당이 아니라, 예식장에서 ‘결혼식’을 올리는 것이 더욱 간편하다는 인식 때문이다. 예물이나 예단도 생략한 채 커플링을 나누며 아낀 예산을 신혼여행이나 내 집 마련에 투자한다. 신랑과 신부, 가족이 주인공이 된 요즘 결혼문화의 ‘신풍조’다.

크리스천 청년들 사이에서도 ‘주례없는 결혼식’이 늘어가고 있다. 결혼식이 예배이자 하나님 앞에서의 서약임을 인지해야 한다.
크리스천 청년들 사이에서도 ‘주례없는 결혼식’이 늘어가고 있다. 결혼식이 예배이자 하나님 앞에서의 서약임을 인지해야 한다.

이러한 흐름은 점차 늘어나고 있으며, 향후 이러한 결혼문화가 ‘대세’로 자리 잡을 가능성이 높다. A 목회자는 최근 페이스북 글을 통해 “매년 봄가을 결혼시즌이 되면 교회 청년들의 주례를 도맡아 해왔다. 그런데 최근 주례를 요청하는 청년들이 많이 줄어들었다. 나중에 보니 주례없는 결혼식으로 간소하게 치렀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결혼식을 예배로 보지 않는 것 같아 씁쓸한 마음”이라고 전했다.

부부의 세레모니 된 ‘요즘 결혼식’

결혼 정보를 공유하는 인터넷 카페에서 크리스천 청년이라고 밝힌 B씨는 “양가와 합의하에 주례 없는 결혼식을 진행하기로 했다. 마땅히 부탁할 주례자가 없기도 하고, 당일에 올 하객들의 입장을 고려해 간소화하기로 했다. 대신 부모의 덕담과 축가 순서를 추가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이러한 MZ 청년들의 경향에 대해 문화선교연구원 임은주 연구원은 “나와 상관없는 목회자의 주례는 의미가 없다고 여기는 청년들이 많아진 것 같다. 과거 결혼식은 집안과 집안의 만남이자 경사라는 취지에서 부모가 많이 관여했다면, 이제는 청년 남녀가 ‘자신들을 위한 세레모니’로 직접 결혼식을 주도해가면서 주례 없는 결혼식을 올리는 사례가 늘어나고 있는 것 같다”고 분석했다. 잘 알지 못하는 주례자의 천편일률적인 설교 메시지 보다 신랑 신부를 위한 시간으로 결혼식을 채우기를 바란다는 것이다.

이제는 결혼식의 복잡한 과정을 생략한 채 신랑 신부가 예식 순서에 대한 주도권을 갖고 예식을 치른다. 과거 결혼은 ‘인륜지대사’로 여겨 부모가 주관하는 것이 관례였고, ‘주례 없는 결혼식’은 감히 상상할 수 없었다. 그러나 이제는 신랑 신부가 식장의 준비부터 주례자 선정까지 결혼식의 모든 과정을 도맡는다. 시대가 달라진 것이다.

갓데이트 문형욱 대표는 “청년들이 결혼식 주례자를 고민할 때 존경할만한 어른을 찾지 못하는 이유도 있는 것 같다. 세상에서 교사에 대한 존경심이 무너졌듯 교회 안에서도 신앙적으로 본이 되는 영적 멘토를 찾지 못한 것”이라며 안타까움을 밝혔다.

결혼식 장소로 교회 예배당이 아닌 예식장을 선호하는 문화에 대해서도 고민이 필요하다. 예배당은 그 자체로 경건함과 예배의 분위기를 연출할 수 있지만 교회 예식 보다 모든 시스템이 마련돼 있는 예식장을 선호하는 크리스천 청년들이 늘어가고 있다. 이는 고물가가 이어지고, 부동산 가격이 치솟는 상황에서 내실있게 결혼식을 치르려는 청년들의 심리가 반영된 결과라는 분석이다.

문 대표는 “요즘 청년들은 일반 예식장보다 예배당 결혼식이 더욱 까다롭다고 본다. 교회 차원에서도 준비해야 할 것이 많고, 섬겨야 할 일손이 많아 크게 선호하지 않는 것 같다. 장소 자체보다는 ‘결혼예배’의 의미를 살리는 것이 더욱 중요하다고 본다”고 말했다.

결혼, 예식 아닌 ‘예배’로 드려져야

최근 청년들 사이에서 주례 없는 결혼식이 유행하면서 ‘성경적 결혼식’ 지침 마련의 필요성이 제기된다. 예장 고신 제69회 총회에서는 “결혼예식은 하나님이 세운 신성한 예법으로 신자의 혼인식과 세상의 혼인식은 근본적으로 달라야 한다”며, “결혼을 앞둔 이들은 가능한 목회자를 주례자로 세우고, 예배당에서 예식을 진행해야 하고, 서약 없는 결혼은 결혼식이라고 할 수 없다”고 결의하면서 주례없는 결혼식은 비성경적이라고 규정했다.

혼인식에서 하나님은 단지 결혼식을 구경하는 분이 아니라, 신랑 신부를 실제적으로 하나되게 하는 분으로 혼인이 본질적인 예배가 되기 위해선 하나님의 일을 대신하는 주례자가 반드시 필요하다는 입장이다.

특히 이번 지침을 연구한 고려신학대학원교수회는 “오늘날 주례자 없는 결혼식이 늘어나는 것은 혼인식을 하나님의 일이 아니라 순전히 인간의 일로만 보기 때문”이라며 주례 없는 결혼식은 하나님이 없는 결혼식을 의미하며, 본질적으로 실천적 무신론자와 다름없다고 꼬집었다.

크리스천들 사이에서도 결혼이 ‘예배’라는 의식이 줄어들면서 주례 없는 결혼식이 늘어나고 있다. 하이패밀리 송길원 대표는 “그리스도인의 결혼은 하나님 앞에서 드리는 엄중한 ‘혼인서약’이자 신성한 예배라는 사실을 기억해야 한다”고 당부했다.

단순히 하객의 편의나 형식적인 분위기만을 고려해서 식의 절차를 진행하려 해서는 안 된다는 것. 특히 목회자의 주례에 대해 강조한 그는 “결혼의 첫 출발의 시기에 목회자의 축복을 받는다는 것은 너무 중요한 일이다. 물론 결혼식의 공간 자체보다 중요한 것은 결혼에 임하는 신랑 신부의 자세”라면서도 “상업적 공간으로서 존재하는 예식장보다 영적인 공간인 예배당에서 결혼한다면 결혼의 분위기는 달라질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단언했다.

주례를 맡은 목회자들도 단 한 번의 주례사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신랑 신부를 돕고 가정의 상담자 역할을 자처하는 ‘영적 멘토’가 되어줄 것을 권면했다. 송 대표는 “주례를 맡게 되면, 먼저 결혼 전 신랑 신부와의 이야기를 충분히 듣는다. 무엇보다 이들이 건강한 가정을 꾸릴 수 있도록 한 번의 주례사에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본받을 만한 가정의 모델로 지속적인 정성을 쏟는 것도 주례자의 역할”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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만나 2024-05-09 15:44:57
이 세대를 본받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