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적 국가론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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성경적 국가론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자세는?
  • 표성중 기자
  • 승인 2011.08.23 13:41
  • 댓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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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7회 개혁과 부흥 컨퍼런스 개최 - '교회론적 관점' 지니되 참여와 관여 방식 달라야

▲ 새벽이슬이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진행한 '제7회 개혁과부흥 컨퍼런스'에서는 하나님나라의 가치를 담은 성경적 국가론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전개됐다.
국가는 하나님의 법 아래 정의 대행기관으로 작동해야
정의 실현시 ‘복종’ … 불의ㆍ비합리적일 때 ‘불복’ 필요

국가의 역할이 커짐에 따라 국가는 강력한 권력을 갖게 됐다. 하지만 국가의 권력이 아무리 강해도 국민 위에 있지는 않다는 것이 일반적인 견해다.

특히 기독교적 시각에서는 하나님의 공의가 나타나지 않는 국가와 권력은 이미 그 기능을 상실한 것과 같다. 때문에 그리스도인의 경우 국가에 대한 무조건적인 순종이 과연 성경적인지 심각하게 고민하지 않을 수 없다. 더군다나 최근 우리 사회 안에서 4대강 및 무상급식 등 진보와 보수가 팽팽하게 대립하고 있는 상황들이 속출되면서 균형 잡힌 성경적인 국가관이 절실히 요구되고 있다.

이런 상황 속에서 지난 16일부터 18일까지 복음적 사회선교를 위한 새벽이슬 주최로 열린 ‘제7회 개혁과 부흥 컨퍼런스’에서 하나님 나라의 가치를 담은 성경적 국가론에 대한 다양한 논의들이 전개됐다.

‘국가를 개혁하는 기독교 프란시스 쉐퍼의 국가론’을 주제로 강의한 신동식 목사(빛과소금교회, 문화와 설교연구원 대표)는 “쉐퍼는 국가를 하나님이 세우신 기관으로 인식했으며, 따라서 국가는 하나님의 법 아래서 정의의 대행 기관으로 작동해야 함을 강조했다”고 설명했다.

즉, 국가는 그 기능이 아무리 세밀하게 되고, 권력0화된다 할지라도 결코 자율적인 기관이 될 수 없으며, 하나님이 주신 법 아래서 국민들의 안위를 위하고 국가의 조직을 유지하는 것이 사명이라는 것이다.

신 목사는 “만약 국가가 이것을 망각하고, 자신이 가진 권력으로 폭정을 일삼는다면 그것은 국가의 자격을 상실했기 때문에 반드시 그 권력을 교체해야 한다”며 “그리스도인들은 국가가 바른 길로 갈 수 있도록 항상 깨어서 국가가 역할을 잘 감당할 수 있도록 개혁시키는 일에 참여해야 한다”고 피력했다.

사실 쉐퍼는 그 누구보다 적극적으로 정치와 사회, 문화개혁 운동에 동참했다. 그의 이러한 행동주의에는 ‘인생 전반에 걸친 그리스도의 주권’이라는 종교 개혁의 신학적 기반이 있었다. 따라서 국가 또한 하나님이 세우신 기관이라고 주장하며, 성경을 따르는 모든 그리스도인들은 국가에 복종해야 한다고 강조한 것이다.

신 목사는 “쉐퍼는 로마서 13장 1~4절을 근거로 하나님이 국가에게 대리적 권한을 위임한 것으로 해석했다”며 “정의를 실행하는 것이 합법적인 국가의 기능이라면 기독교인들은 양심에 따라 국가에 복종해야 한다고 강조했다”고 피력했다.

하지만 쉐퍼는 국가의 한계를 분명히 했다. 즉, 불의하고 비합법적인 권력에 대해서는 하나님의 권위가 주어지지 않았다는 것이다. 쉐퍼에 따르면 국가는 결코 자율적인 권위를 갖고 있지 않다. 국가의 한계는 하나님이 법 아래에 있기 때문이다. 하나님의 정의를 넘어서서 자율적으로 행하는 것은 국가의 한계를 넘는 것이라고 본 것이다.

즉, 국가는 자신이 가진 권력을 마음껏 휘두를 수 없다는 것이다. 무한한 자율이 국가에 주어지지는 않았기 때문에 국민들에게 부당하게 폭정을 행사는 것은 용납될 수 없고, 국가가 합법적 기능을 파괴하는 행위를 할 때 국민은 국가에 불복할 수 있는 것이다.

신 목사는 “쉐퍼의 국가론은 오늘날 그리스도인들의 사회 참여에 대한 성경적이고 역사적인 기준을 분명하게 해준다”며 “쉐퍼는 현실에 대해 기독교가 침묵하는 것은 악의 세력에 대해 동조하는 것으로 본 만큼 한국 교회는 사회나 모든 삶에서 발생하는 실제적인 사건에 주의를 가지며, 실제적인 답과 대안을 제시해줘야 한다”고 강조했다.

‘존 요더의 국가론, 혁명적 복종’을 주제로 강의한 김기현 목사(부산수정로교회)는 “그리스도인들은 국가에 대한 두 가지 위험한 극단적 태도를 피해야 한다”며 “국가를 악마적인 것으로 보고 일절 관심을 갖지 않는 것과 국가의 보호를 받으면서도 봉사의 의무를 기피하는 것은 국가의 주인을 잊어버린 행동”이라고 강조했다.

김 목사에 따르면 요더는 국가의 주인은 예수 그리스도라는 주장을 펼쳤다. 특히 요더는 △국가는 악한 자는 벌하고, 의로운 자를 보호해야 한다 △통치자들은 하나님의 종으로 인정하지만 영적인 문제에서는 권한을 받아들이지 않는다 △이러한 견해는 오직 성경에 근거한다 등의 초기 아나뱁티스트 지도지도자들의 국가 이해 전통에 충실했다.

특히 김 목사는 “요더는 국가를 교회론의 맥락에서 다뤘다”며 “하나님께서 세상을 경영하시는 경륜과 비밀의 중심과 목적은 국가가 아니라 교회인 만큼 교회는 국가와 관련해서 대조되고 대안이 된다”고 강조했다.

즉, 국가와 정확하게 대칭되는 지점에 교회가 있는 것이다. 세상과 구별되는 세상 속의 또 다른 국가가 바로 교회다. 그래서 요더는 “교회는 그 자체로서 하나의 사회다”라고 강조한 것이다.

그렇다면 왜 교회일까? 김 목사는 “국가가 창조의 일부이지만 타락한 권세이며 폭력에 기반한다면 교회는 비폭력과 복종을 자신의 정체성으로 삼아야 한다”며 “교회는 국가와 확고하게 대조되는 대안 공동체로 자리매김하며 세상과 다름을 추구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또한 “그리스도의 주되심을 위배하지 않는 범위 내에서 교회는 국가에 자발적으로 복종해야 한다. 그러나 국가가 행하는 모든 일이 선이 아니다. 전쟁이라는 사안은 주되심을 정면으로 거스르는 것이기 때문에 복종할 수 없다”고 피력했다.

김 목사는 국가의 관한 최종적인 말은 결국 교회와 제자도로 귀결된다며 예수의 주되심을 국가의 모든 영역과 활동에서 그대로 적용하되 참여와 관여의 방식은 세상과 달라야 한다고 강조하기도 했다.

그는 “그리스도인들은 국가의 이익과 이데올로기에 맹목적으로 추종해서는 안된다”며 “타락한 실재로서의 국가의 성격을 말하는 것은 교회가 하나님의 선한 창조를 재확인하는 것임과 동시에 타락한 세계와 다른 대안적 공동체가 된다는 말이다”라고 역설했다.

이어 “교회가 세상의 국가와 다른 방식으로 존재하는 것처럼 국가는 반드시 세상의 국가가 아닌 하나님의 국가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 국가에 대한 최종적 말이다”라고 덧붙였다.

한편, 이번 컨퍼런스에는 백봉태 목사(새벽이슬교회), 고세훈 교수(고려대), 박명림 교수(연세대), 임동원 이사장(한반포평화포럼), 천정배 최고위원(민주당) 등도 강사로 나서 △다윗이 꿈꾼 언약국가 △민주화로서의 시민주의 △대한민국은 민주공화국이다 △정의로운 복지국가 등을 주제로 강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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혜원 2011-09-08 08:00:15
모든 성경의 말씀은 늘 우리에게, 양면성을 보여주고 있다. 국가에 대한 그리스도인의
제세에 대한 교훈 또한, 예외는 아니다. 쉐퍼의 국가론은 그러한 성경적 국가론에 근접해
있다고 할 수 있다. 로마서 13:1-4절의 말씀과 에베소서 6:12절의 말씀은 서로 다른 얼굴을
가진다. 그러므로 그리스도인은 자신이 속해 있는 국가가 어떤 모습을 보이느냐에 따라서
그것에 대한 자세 또한, 달라져야만 하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