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 성도에게 주식 투자는 나쁜 것인가?
상태바
(7) 성도에게 주식 투자는 나쁜 것인가?
  • 운영자
  • 승인 2011.07.20 13:1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상덕 목사 (샬롬교회 협동목사·경제학 박사)

내가 잘 아는 집사님 한 분은 한 때 주식투자로 엄청난 돈을 벌었다.

1980년대 초반부터 주식투자를 하기 시작한 그 집사님은 1980년대 말 주식시장이 호황을 누릴 때 모든 주식을 처분하고 엄청난 차익을 남겼다. 당시 수십억 원을 벌었다는 이야기를 들었다.

돈도 많이 벌었지만 나를 더욱 감탄스럽게 만든 것은 그 집사님이 그 때 주식투자에서 완전히 손을 때고 부동산투자에 전념한다는 것이었다. 만날 때 마다 어느 지역에 땅을 샀는데 머지않아 땅값이 많이 오를 것이니 돈이 있으면 투자를 하라는 것이다.

그 집사님이나 나나 직장생활을 하던 평범한 월급쟁이였는데 주식투자로 인해 어느새 그 집사님은 부자가 되고 나는 여전히 일 밖에 모르는 직장인에 불과하였다.그 후 나는 직장에서 보내주는 유학을 위하여 미국으로 떠나 그 집사님의 소식을 듣지 못했다.

그러다 2000년도에 그 집사님과 함께 신앙생활을 하던 한 집사님을 만나 그 집사님의 소식을 듣고 나는 깜짝 놀랐다. 그 동안 땅값이 많이 올랐으므로 그 집사님이 재벌이 된 줄 알았다. 그런데 재벌은 고사하고 그 집사님은 주식투자를 다시 시작하여 가진 재산을 다 날려버리고 쫄딱 망했다고 한다.

거기다 그 집사님은 위암말기 판정을 받고 기도원으로 들어가 투병하다가 죽었고 식구들은 반 지하 사글세방에서 살고 있으며 두 아들은 대학에도 못가고 조그만 공장에 다닌다는 것이었다. 나도 경영학을 전공하고 금융 분야에서 근무한 관계로 주식투자에 적은 돈이지만 여러 번 투자를 해보았고 그로 인하여 손실을 본 경험이 있어, 왜 그 집사님이 다시 주식에 손을 대 망했는지 이해를 할 수 있었다.

절제되지 않는 주식투자는 마약과 같다.

그 집사님은 주식에서 손을 때고 부동산에 투자를 하였으나 부동산 투자에서는 주식투자에서와 같이 주가가 오를 때 느끼는 그 황홀한 즐거움을 누릴 수가 없었던 것이다. 결국 그는 주식투자에서 맛보았던 황홀한 쾌감의 맛을 잊지 못해서 주식투자로 다시 돌아와 점점 깊은 수렁으로 빠져들다 망해버린 것이다.

주식투자는 아무나 하는 것이 아니다. 주식에 투자하는 사람은 지켜야 할 것을 지킬 줄 알아야 한다. 전문적인 지식이 있어야 하고, 욕심을 부리지 말아야 하며, 주식투자규모도 가진 자산의 십분의 일이 넘어서지 않도록 할 수 있는 자제력을 지닌 사람이면 주식투자를 해도 괜찮다고 전문가들은 말한다.

이런 사람은 주가가 오르거나 내려도 일상생활에 큰 영향을 받지 않으며, 주가가 계속 오를 것 같이 보여도 욕심을 부려 더 많은 돈을 주식투자에 쏟아 붓지 않는다. 주식투자를 하다가 망한 사람들의 대부분이 욕심을 내기 때문이다.

거룩한 성도가 주식에 투자하는 것이 좋은 것일까 나쁜 것일까? 목회자들의 의견을 들어보면 대부분이 주식투자는 나쁜 것이니 해서는 안 된다는 것이다. 그 이유는 분명하지 않지만 대개의 경우 주식투자를 해서 번 돈은 땀 흘리고 노력해서 번 돈이 아니라 요행으로 굴러 들어온 돈이라는 인식 때문이 아닌가 생각된다.

자본주의 국가에서 경제를 주도하며 이끌어가는 대표적인 기업형태가 주식회사다. 주식회사는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발행하여 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할 수 있어 대규모의 사업을 추진할 수 있으며, 이로 인해 경제가 발전하고 일자리가 늘어나고 소득이 증가하여 사람들의 살림살이가 좋아진다. 만약 증권시장에서 주식을 사고파는 거래가 일어나지 않으면 기업은 자금을 용이하게 조달할 수 없어 사업이 위축될 수밖에 없다.

그래서 자본주의 국가에서는 주식투자가 필요하다.그러나 주식투자는 돈이 현찰로 들어오고 나가는 것이 눈에 보이므로 탐욕이 지나친 사람은 생활에 막대한 지장을 초래한다. 직장생활을 하는 사람이 주식투자를 과도하게 많이 하면 큰돈이 들어왔다 나갔다 하는 것이 눈앞에 어른거려 일이 손에 잡히지 않는다. 그 결과 직장생활을 소홀히 하게 되고 승진은 멀어지고 조기 퇴직을 할 수밖에 없는 지경이 된다.

성도의 경우도 마찬가지다. 주식투자에 목 메일 정도로 많은 돈을 투자하다 보면 돈이 눈앞에 어른거려 기도를 하여도 고난의 십자가가 잘 보이지 않는다. 주가가 올라 투자수익이 많아지면 세상만사가 다 잘 될 것 같아 하나님을 멀리하고, 주가가 떨어져 투자한 돈이 하루하루 줄어들기 시작하면 걱정과 근심이 마음을 사로잡아 신앙생활이 망가진다.

그래서 욕심이 잉태한 즉 죄를 낳고 죄가 장성한 즉 사망을 낳게 된다는 말씀이 응하게 되는 것이다.성도라도 주식투자에서 지켜야 할 것을 지킬 수 있는 사람은 주식에 투자할 수 있다. 그러나 늦게나마 하나님의 은혜로 목사가 되어 영적인 기쁨을 누리고 있는 지금 생각해보면 아무래도 주식투자는 깊은 영성의 생활과는 거리가 먼 것으로 보인다.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