죽어야 삽니다
상태바
죽어야 삽니다
  • 이찬용 목사(부천성만교회 담임)
  • 승인 2024.05.29 15:21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이찬용 목사의 행복한 목회이야기 (297)
영국 베드포드에 자리하고 있는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 기념관
                                      영국 베드포드에 자리하고 있는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 기념관

저는 지금 영국 베드포드에 있는 <천로역정>의 저자 존 번연 기념관에와 있습니다. 존 번연은 영국 국교회로부터 허가 없이 설교와 전도를 했다는이유로 12년간 감옥에 있었고, 설교와전도하지 않는다면 풀어준다고 해도, “오늘 풀어주면 내일 다시 설교할 것”이라고 말했다죠~.

사실 존 번연은 1628년 가을 베드포드에서가까운 ‘엘스토우’라는 작은 시골 마을에서태어났고, 변변찮은 떠돌이 땜장이 집시의후손 이었기에 초등학교만 겨우 졸업하고 글을 읽을 수 있을 정도였답니다. 그러니 당시 중세 귀족들이 교육받던 라틴어까지 배운 사제들 입장에서 보면 턱도 없는 사람이 분명했을 겁니다.

그는 어린 시절 악담과 욕과 거짓말 가운데 크면서도 세상의 쾌락과 지옥의 형벌 사이에 두려워하면서 하나님의 보이지 않는 보호하심을 받았습니다. 강물에 빠져 죽을 뻔한 그를 구해주셨습니다. 한번은 전쟁터에서 보초병으로 임명받았는데 다른 병사가 존 번연 대신 보초를 서겠다고 했고, 적군의 포위 공격에 그 병사가 총탄에 머리를 맞고 죽음을 맞이하기도 했습니다.

군에서 제대 후 자치기를 하던 중 갑자기 하늘에서 한목소리가 들립니다.

“네 죄들을 떠나 천국으로 가겠느냐? 아니면 그 죄들을 그대로 가지고 있다가 지옥으로 가겠느냐?”

존 번연은 그리스도에 대한 믿음을 갖고 거룩한 생활을 하게 됩니다. 교리와 의식에 매여 있던 영국 국교회와 대립했고, 과거 엘리자베스 시대의 법령에 따라 영국 국교회와 일치하지 않는 예배를 집행했다는 혐의로 기소당합니다. 그는 감옥에서 12년 동안 <죄인 괴수에게 넘치는 은혜>라는 책도 쓰지만, 성경 다음으로 많이 번역된 <천로역정>을 쓰게 됩니다. 우리나라에 복음이 전파되기 시작했을 때 1895년 캐나다 게일 선교사가 <텬로력뎡>이라는 제목으로 출판했고, 공인된 한글 성경이 최초로 출간된 것은 그로부터 16년 후가 되는 1911년이었습니다. 이 책을 평양 장대현교회 길선주 목사님이 읽었고 1907년 평양 대부흥을 이끌어내는 원동력이 됐습니다. 성결교의 이성봉 목사님도 전국을 다니며 천로역정 부흥회를 개최하기도 했습니다.

사도 바울은 주님을 만나기 전 열심히 하나님의 일을 한다고 스스로 생각했던 사람이었습니다. 그런 그가 진짜로 주님을 만났을 때 눈이 멀고 말았습니다.

“사울아 사울아 네가 어찌하여 나를 박해하느냐? 주여 누구시니이까? 나는 네가 박해하는 예수라” (행 9:4~8)

“너는 일어나 시내로 들어가라 네가 행할 것을 네게 이를 자가 있느니라 하시니 같이 가던 사람들은 소리만 듣고 아무도 보지 못하여 말을 못하고 서 있더라 사울이 땅에서 일어나 눈은 떴으나 아무것도 보지 못하고 사람의 손에 끌려 다메섹으로 들어가서…” (행 9:8)

무슨 말입니까? 주님을 제대로 만나지 못하고 하나님의 일을 했던 바울은 어두움 가운데서 행했던 사람이라는 말입니다. 오늘날도 유명한 목회자, 스펙 좋은 사람들이 교회의 개혁에 대해 똑똑하게 말하고 지적질을 해도 마음에 “아멘”으로 동의 되지 않는 것은 어쩌면 그가 제대로 주님을 만나지 못하고 자기의 똑똑함으로 떠들어 대기 때문일지도 모릅니다. 우리는 손가락질하고, 지적질해서 의로운 사람이 되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이 내게 맡겨 주신 사명을 존 번연과 같이 묵묵히 감당하는 사람이 되어야 하는 거 아닐까요?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