보리밥에 오미자 한 잔으로 '더위 탈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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보리밥에 오미자 한 잔으로 '더위 탈출'
  • 승인 2002.07.21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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여름성경학교, 중고등부 수련회, 가족수양회 등 목회자에게 여름은 무더위 만큼이나 지치기 쉽다. 차가운 음식과 자주 접하게 되고 열을 피하다 보니 에어콘의 냉방에 노출된다.
이렇듯 여름철은 봄, 가을, 겨울 중 건강을 관리하기가 제일 어려운 때다. 특히 한의서의 고전인 위생가(衛生歌)에서는 사계절 중에 여름철이 조섭하기 어려우니 복음(伏陰:바깥에는 열이 있고 안에는 냉하다는 뜻)이 속에 있어서 배가 냉하게 되기 때문에, 신(腎)을 보하는 약과 음식을 항상 먹어야 한다고 강조한다.

냉한 음식 두통과 만성피로 원인 음식물이 조금만 냉해도 절대로 먹지 말라고 경고하고 있고, 또한 심(心)은 왕성하고 신(腎)이 쇠하여 정기를 잃기 쉽기 때문에, 잠자리를 청결하게 하고 조용히 하여 지려(志廬:마음을 편히가짐)와 심기(心氣)를 화평하게 하며 빙장(얼음물)과 채과(과일과 익히지 않은 야채)를 먹는 것을 절제하라고 가르치고 있다. 이러한 것을 조심하지 않으면 가을에 학병(학질)과 이병(이질)에 걸리기 쉽기 때문이다.

여름철에는 무덥고 땀을 많이 흘리기 때문에 기(氣)가 부족해지기 쉽다. 이 때 부족한 기를 채워주지 않으면, 집중력과 의욕이 떨어지고 두통과 만성 피로, 식욕부진 등의 증상으로 고생하게 된다. 더욱이 여름철엔 찬 음식과 찬 음료를 많이 먹게 되는데 이러한 찬 것을 많이 먹으면 증상은 더욱 심해지게 된다.

여름철에 찬 음식, 빙과류를 피해야 하는 이유는 인체의 모든 원기(元氣, 陽氣)가 더위를 이기기 위해 피부로 몰려 나오거나 상부(上部)로 떠서 뱃속이 냉해지기 때문이다.
뱃속이 냉한 상태에서 찬 것을 먹으면 소화기관이 손상을 입어 구토와 설사, 복통 등이 잘 일어난다. 심지어는 발열과 오한 증상이 겹쳐 나타나기도 하지만 그렇다고 여름철에 날씨가 무더워서 찬 음식과 냉한 음료수를 아예 먹지 않을 수는 없는 일이다.

따라서 어느 정도의 무더위를 식혀줄 필요성이 있는데, 이럴 때는 ‘인삼냉차’를 끓여 마시는 것이 좋다. 인삼냉차는 인삼을 푹 달여 시원하게 식힌 다음 꿀을 타서 마시면 되는데, 이렇게 해서 마시면 배탈이 나지 않으면서 갈증은 해소되는 효과가 있다. 특히 피부가 하얀 사람이나 몸집이 뚱뚱한 사람에게 아주 효과가 좋다.
그리고 오미자와 인삼, 맥문동을 1:1:2의 비율로 달여서 보리차처럼 마셔도 좋다. 오미자는 진액을 생겨나게 하며 갈증을 멈추고 원기가 모자랄 때 원기를 크게 보하는 역할을 한다.

특히 오미자 하나만을 응용할 경우에는 ‘오미자차’라고도 말하는데 흔히 ‘더위 먹었을 경우’ 쓰여지는 대표적인 약재이기도 하다. 끊는 물에다가 원하는 양만큼 양을 넣고 10시간 정도 담가 놓은 후, 오미자를 건져내고 시원하게 냉장고에 보관해 놓았다가 목이 마르면 꿀 등을 첨가하여 마신다.
이와같이 오미자, 인삼, 맥문동을 ‘생맥산’이라 하는데 생맥산은 땀을 많이 흘리고 더위로 기력이 떨어진 여름철에 가장 적합한 처방이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여름철 병은 많은 경우 생맥산을 기본으로 하여 처방을 구성해 쓴다.

폐기를 맑게 하는 ‘맥문동’
이 생맥산의 효능은 글자 그대로 맥(脈), 즉 원기를 돋구워 주는 인삼과 물의 근원을 기르고 폐기를 맑게 하는 맥문동과 오장의 기능을 돋구워 주는 오미자가 조화를 이루어 기력을 좋게 해주고 갈증이 나지 않게 해준다.
특히 날씨가 더운 여름철에는 더위를 먹어 맥에 힘이 없고 몸에서 미열이 나며 땀을 많이 흘려 몸속의 기력과 체액이 부족한 것을 채워 준다.

여름철에 식욕이 유난히 떨어지거나 더위를 많이 타서 땀을 많이 흘리는 사람에게 특히 음료수 대용으로 갈증이 심하고 땀을 흘린 다음에 마시면 효과를 볼 수 있다.
또한 여름철 기운을 돋우는 음식으로는 황구육(黃狗肉), 복숭아, 살구, 부추, 보리밥 등을 들 수 있는데 황구육, 복숭아, 부추 등은 봄에 열심히 일했던 간 기능을 보해주는 식품이고, 보리밥은 더위를 이기게 해주는 식품이다. 특히, 보리는 굳이 여름이 아니라도 열성(熱性) 체질의 경우 열을 내리는 효과가 있으므로 자주 먹으면 좋은 음식이다.

여름철에는 땀을 많이 흘리고 에어콘, 선풍기 등으로 기가 쇠해지는데 이 때 파를 듬뿍 넣은 삼계탕으로 몸보신을 하는 것이 더욱 좋다. 이 삼계탕은 닭에다가 인삼과 황기, 대추, 밤을 넣고 푹 고아서 먹으면 여름철에 좋은 보양약이 된다. 특히 황기는 기를 보충해 주고 땀을 멈추게 하는 효과있다.
특히 주의해야 할 것은 이 삼계탕은 몸이 뚱뚱하고 피부가 흰 사람에게는 매우 효과적일 수가 있으나 몸이 마르고 피부가 검은 사람은 주의를 요한다. 특히 삼계탕을 먹은 뒤 가슴이 답답하고 소화가 안되는 사람은 삼계탕이 몸에 받지 않는 것이니 조심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마르고 검은 사람 삼계탕 금물
예를 들어 40대 남자가 몸은 마르고 피부는 검으며 가슴이 쥐어 짜듯이 아프다 하여 내원한 적이 있다. 그래서 전날에 무엇을 먹었느냐고 물어 봤더니 삼계탕을 먹었다고 했고 결국 삼계탕을 먹은 것이 원인이었다.

아무리 좋은 음식이라도 제때에 알맞게 먹는 지혜가 필요하다. 특히 주의해야 할 점은 여름철은 신왕신쇠(心旺腎衰)한 계절로 자궁이나 신장쪽이 무척 쇠약해지는 시기이므로 성생활을 지나치게 많이 하면 체력이 떨어지면서 신장이 손상되기 쉽다.
한의학에서는 한 여름에 임신을 하면 뼈나 하체가 허약하거나 말을 더듬는 아기가 태어날 가능성이 많다고 보고 있기 때문에, 아기를 갖는 시기로는 봄과 가을이 적당하다고 볼 수 있다.

결론적으로 여름을 잘 이기기 위해서는 첫째, 차가운 빙과류나 냉한 과일 등의 지나친 섭취로 인해서 위나 장이 차가워지기 쉬우므로 아랫배를 항상 따뜻하게 하여야 한다. 즉, 이열치열이라는 옛말처럼 따뜻한 음식을 먹어주는 것이 좋다.
둘째, 지나친 땀과 소변의 배출을 삼가도록 해야 한다. 지나친 땀과 소변의 배출은 오히려 체온 조절의 기능을 상실케하고, 체력 저하를 가져와서 질병의 원인을 제공한다.

셋째, 여름철은 화기가 왕성한 때이다. 화기란 인체내에서는 심장의 기운에 해당하므로 심장을 편안히 해주어야 한다.
넷째, 여름철은 낮이 길고 밤이 짧기 때문에 일찍 자고 일찍 일어나는 습관을 길러주는 것도 중요하다.
여름철에 손상된 건강은 가을에 질병으로 나타날 수 있다. 목회자 스스로 건강을 지키려는 습관과 지혜가 필요하다.

권기하원장(영생한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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