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자화’ 어려운 무슬림, 계층별 맞춤형 선교 개발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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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자화’ 어려운 무슬림, 계층별 맞춤형 선교 개발해야
  • 이현주 기자
  • 승인 2011.04.29 14: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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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혁명 불붙은 아랍권 선교 어떻게 할 것인가

지난 22일 KWMA 재스민 혁명과 중동선교 향후 전략 세미나 열어
복합적 성격 지닌 아랍권, 문화 언어 지리 정치 등 포괄적 연구 필요


지난해 말 튀니지로부터 시작된 재스민 혁명이 이집트를 넘어 예멘과 바레인, 리비아 등으로 확산되고 있다. 중동과 북아프리카 지역 중 빈부격차가 심한 나라를 중심으로 확산되고 있는 재스민 혁명은 오랜 독재체제를 종식시키고 국민들의 요구가 담긴 새로운 나라로 변화를 주도하고 있다. 그러나 정권교체가 반드시 민주화의 성공으로 이어지는 것은 아니어서 중동지역 국가들의 향방을 쉽게 가늠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지난 22일 한국세계선교협의회는 현재 중동지역과 북아프리카에서 일어나는 시민혁명에 대해 점검하고 중동선교의 향후 대책을 고민하는 시간을 마련했다.

▲지난 22일 삼광교회에서 열린 선교현안세미나에서는 재스민 혁명 이후 중동에 대해 다뤘다.


삼광교회에서 열린 두 번째 선교현안 세미나에서 중동선교 전문가 고요셉 박사는 “중동의 기독교인들에게 선교를 맡겨선 안 되며, 한국 교회가 보다 체계적인 전문가 양성과 계층별로 다른 무슬림에 대한 맞춤형 선교를 전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중동선교라는 말에 대해 언어와 문화, 지리와 인종적 개념을 포괄한 ‘아랍선교’로 수정한 고 박사는 “아랍 기독교인을 위한 선교는 전 영역에서 효과를 거두기 어렵다”며 ‘선택과 집중’을 통해 ‘아랍형 선교모델’을 개발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아랍형 선교모델은 지역과 문화적 특수성을 고려한 것으로, 나라별로 다양한 반응을 보이는 아랍권 국가들을 잘 분석해 그에 적합한 선교를 펼쳐야 한다는 것이다.

아랍에도 기독교인이 있다는 전제로 발표를 시작한 고 박사는 “요르단과 레바논, 이집트 등 교회가 있는 나라들은 오히려 영적으로 심각한 수준이었으며, 아랍 기독교인 중 10%를 제외하고는 모두 체험 없는 신앙을 가지고 있었다”고 우려했다. 아랍 기독교인들은 전통적은 이슬람 관습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었으며 과격 무슬림의 공격에 위축되면서 선교도 하지 않는 수동적인 형태를 띠고 있기 때문이다.

이슬람권 복음화를 위해 기도하고 있는 한국 교회가 보다 큰 성과를 거두기 위해서는 몇가지 기본적인 원칙들이 세워져야 한다는 점도 강조됐다.

고요셉 박사는 첫 번째 할 일로 “무슬림들이 갖고 있는 기독교에 대한 편견을 없애야 한다”고 밝혔다. 아랍인들의 생각 속에는 기독교 선교사들의 선교가 하나님의 영광을 위한 일이라기보다 ‘식민주의 세력’의 제국주의 확산으로 인식하고 있어, 선교에 대한 인식을 바꾸는 것이 선결과제임을 시사했다.

무슬림 선교를 위해 가장 중요한 것으로 는 ‘전문성’을 꼽았다. 그동안 선교사들은 현지 문화와 언어만 알면 접근이 쉬울 것으로 생각했다. 하지만 무슬림을 대상으로 한 선교에서는 전도는 어느 정도 가능하지만 ‘제자훈련’은 어렵다는 현실을 깨닫게 됐다.

고 박사는 제자훈련이 안 되는 이유로 △수용자 중심의 소통 △아랍어 성경에 대한 독해와 이해 △선교적 열정 △복음전파의 아랍적 방법 △용서와 화해의 복음을 체험하게 하는 노력 등을 지적했다. 선교사들이 아랍어를 알지만 아랍어 성경을 정확하게 이해하지 못하고 있고, 그들이 이해할만한 방법으로 예수 그리스도를 전하거나 용서와 화해라는 절대 진리를 전파하지 못하고 있다는 것이다.

시민혁명으로 확산되는 현재 중동의 분위기에 대해 ‘한계’가 있을 것이라고 전망한 고 박사는 “모든 종교의 자유를 인정하는 진정한 민주화는 한계가 있을 것이며 여성을 포괄하는 정치참여도 현재로서는 불투명하다”고 진단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성경 속에서 선교적 해답도 찾아냈다. 고 박사는 “선교사가 미리 마련한 선교정책에 아랍인을 끼워 맞추는 것이 아니라 그들의 필요에 따르는 선교가 되어야 하며, 이슬람에 대한 정치, 경제, 언어와 문화, 율법과 경제 등 융합적인 연구가 필요하다”고 제안했다.

이어 “무슬림들조차도 이슬람에 대한 이해가 제각각이라는 점을 인식하고 이들의 특성에 맞는 맞춤형 선교를 진행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토론에 나선 인터서브 대표 정마태 선교사는 “이슬람권 선교를 위해 100년을 준비하는 장기적 로드맵과 현지에 적합한 선교전략을 위해 현지인과의 파트너십이 유지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전도활동을 철저하게 막고 있는 이슬람권 선교에서 ‘희생’을 각오한 선교도 요구됐다. 외국어대학교 김대성 교수는 “희생 없이 지원에 의존하는 한국의 선교방식은 아랍인들에게 설득력을 얻지 못한다”며 “대학생 때부터 체계적인 훈련을 받아 이슬람에 대한 전반적인 이해를 가진 실질적 접근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한편에서는 “선교의 문이 다시 열릴 수 있다”는 희망의 씨앗이 되고 있는 재스민 혁명. 이날 중동선교 세미나에서는 재스민 혁명의 성패와 상관없이 보다 장기적이고 현지 상황에 적합한 선교 로드맵을 마련해야 한다는 과제를 남겼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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