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상민 목사 / 대구서문교회.  국고보조 템플스테이 반대 대책위원장

불교에서 막대한 재정을 국가로부터 지원 받아 템플스테이를 한다니까, 이제 기독교도 정부로부터 엄청난 재정 지원을 받아 처치스테이를 하겠다고 나섰다. 웃기는 일이다. 기가 막히는 일이다. 국민의 세금은 눈 먼 돈인가! 아무나 집어가면 임자인가! 왜 두려워 할 줄 모르는가!

지나 온 2000년 기독교 역사를 볼 때 언제 교회가 타락하고 쇠퇴하였는가? 우리는 어리석게도 정치와 종교가 유착했을 때 어떤 비극적인 일들이 일어났었는지를 너무 쉽게 잊어버리고 있는 것 같다.

지금까지 불교가 예배 형태에 있어서 기독교로부터 많은 것을 벤치마킹하여 왔었지만 이번에는 교회가 불교로부터 한 수 배우는 처지가 되었다. ‘피곤하고 지친 현대인을 조용한 절간으로 초대하여 며칠 동안이라도 영과 육을 편히 쉬게 해 주자! 그리하여 불교의 대중화를 이루어보자!’ 이런 불교의 템플스테이를 벤치마킹하여 우리도 전국의 기도원 및 수양관을 동원하여 처치스테이를 해보자고 하니 기독교의 자존심은 뒤로 하고라도 하려고 한다면 할 수도 있을 것이다.

그러나 제사에는 마음이 없고, 잿밥에 눈이 어두워 불교가 템플스테이로 막대한 자금을 정부로부터 지원 받으니 우리도 처치스테이를 하여 국가로부터 많은 재정을 지원 받자고 하여 처치스테이를 시작하겠다고 한다면 참으로 유치한 짓이다. 세금을 한 푼도 내지 않는 종교가 국민의 세금으로 포교활동을 하려고 한다면 국민으로부터 강력한 저지를 당하게 되고 결국은 욕은 욕대로 얻어먹고 그 뜻은 이루지도 못할 것이다.

불교의 템플스테이가 잘못되었다고 하는 것은 그 프로그램이 잘못되었다는 것이 아니다. 문제는 왜 그런 좋은 프로그램을 불교 자체의 예산으로 하지 않고 국민의 세금으로 운영하는가 하는 것이다. 비록 불교에서 시작된 템플스테이이지만 우리 기독교도 얼마든지 더 좋은 프로그램으로 불신자들에게 사랑 받고, 복음을 증거 하는 좋은 기회로 삼을 수 있다는 자신감으로 처치스테이를 시작하겠다면 전적으로 기독교 자체 예산으로 이루어져야지 국고 지원을 받아서 이참에 전국의 낡고 허물어진 수양관과 기도원을 보수하고, 국가로부터 막대한 재정을 지원받아 처치스테이를 운영하겠다고 한다면 한국교회는 세상으로부터 완전히 외면당하고 말 것이다.

왜 우리 기독교가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을 받게 되었는가? 한 번만이라도 심각하게 고민해 본 사람이라면 “국가로부터 3000억을 지원 받아 처치스테이를 하겠다’는 발표를 달갑게 여길 성도는 아무도 없을 것이다. 한국교회는 세계에서 선교사를 두 번째로 많이 파송한 선교 대국이다. 한국의 사회복지 70%를 담당하고 있는 한국의 교회가 무엇이 아쉬워 부끄럽게도 국민의 혈세를 지원 받으려고 안달하는가! 이것은 종교를 가지지 않은 전국 42% 달하는 무교인의 혈세를 도적질하는 부끄러운 짓이요, 교회를 비난하는 세상 사람들에게 손가락질 받을 수치스러운 일이다.

불교의 템플스테이를 모방하여 우리도 처치스테이를 하겠다고 한다면 굳이 반대할 의사가 없다. 하지만 절대로 국민의 혈세인 국고 지원을 받아서는 안 된다. 우리 기독교의 예산으로 다양한 프로그램을 개발하고, 아름답게 처치스테이를 운영하게 될 때 하나님께서 기뻐하시고 온 국민들에게 사랑 받는 한국의 교회가 될 것이다. 이번 기회에 한국의 기독교는 하나님과 국민 앞에서 철저하게 회개하고, 정치로부터 완전 독립하여 교회의 거룩성과 순결성을 회복하는 개혁의 계기로 삼아야할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