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배꽃처럼 화사하게’ 여성 교육의 산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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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꽃처럼 화사하게’ 여성 교육의 산실
  • 최창민 기자
  • 승인 2010.12.01 17: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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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문화기획 도심 속 기독교 순례길 - ④ 이화여고

▲ 입구 왼편에 있는 심슨기념관은 이화박물관으로도 불린다.

새문안교회 - 구세군회관 - 정동제일교회 - 이화여고 - 배재학당 - 대한성공회

정동제일교회를 왼편에 두고 정동극장 사이로 난 길로 100미터 가량 돌담길을 따라 올라가면 이화여자고등학교 정문이 눈에 들어온다. 입구에서 왼편은 심슨기념관, 오른편은 이화여고백주년기념관이 자리하고 있다. 이 일대가 바로 한국 최초 여성교육기관인 이화여자고등학교다.

개신교 선교 초기인 지난 1886년 5월 31일 미국 북감리교 선교사 스크랜턴 여사에 의해 설립된 이화학당(梨花學堂)은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의 전신이다. 배나무의 꽃이라는 의미를 지닌 ‘이화’라는 교명은 당시 고종황제가 학생들이 배꽃처럼 화사하게 자라기를 바라는 뜻에서 하사했다.

모르는 사람들은 무심히 지나칠 수도 있지만 이화여고 주차장 입구에는 ‘손탁호텔 터’ 비석이 놓여 있다. 이 호텔은 한말에 러시아에서 온 손탁이 호텔을 건립해 내외국인의 사교장으로 쓰던 곳이다.

이화학당 메인홀은 1897년에 건축됐으나 6.25전쟁을 겪으면서 소실됐다. 1922년 건축된 프라이홀은 지난 1975년 화재로 소실된 이후 현재 100주년 기념관이 들어서 있다. 1915년 건축된 심슨기념관만 옛 모습을 간직한 채 남아 지난 2002년 2월 28일 대한민국 등록문화재 3호로 지정될 만큼 유적으로써의 가치를 인정받고 있다.

현재 심신기념관은 문화재청의 지원을 받아 증축으로 인해 훼손됐던 옛 모습을 되찾는 복원 공사가 진행 중이다. 옛 프라이홀 터에 건축된 100주년 기념관도 옛 건물의 벽돌과 목재를 다시 사용해 전통과 현재의 조화를 이룬 건축물로 꼽히고 있다.

▲ 기념관 정문 앞에는 결기 서린 자세로 걷고 있는 유관순 열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입구 왼편에 있는 심슨기념관은 이화박물관으로도 불린다. 여기에는 이화학당의 역사와 민족사적 의의, 선교 활동 등을 소개한 자료와 유물들이 전시돼 있다. 이화박물관 내 계단에 붙어 있는 1892년 당시 여학생들의 사진은 이화학당의 과거를 고스란히 보여준다.

1938년에는 이화 최초의 한국인 교장인 신봉조 교장이 취임했다. 그의 이름을 딴 화암신봉조관은 이화여고 본관으로, 1970년에 완공된 지하2층 지상7층의 건물이다. 이 건물 안에는 교무실, 교실, 학생식당 등이 있다. 본관 앞 잔디밭에는 설립자 스크랜턴 여사의 흉상과 신교육발상지비가 세워져 있다.

본관 앞으로는 멋스런 정원이 펼쳐져 있다. 아래로 좀 더 내려가면 왼편에는 ‘유관순 빨래터’라고 쓰인 우물이 나온다. 오른편에는 노천극장이 펼쳐진다. 많은 사람들은 서울 도심 한가운데 이런 널따란 노천극장이 있으리라고는 미처 생각하지 못했을 것이다.

붉은 벽돌담과 등나무길을 수놓은 낙엽을 밟으며 노천극장 뒤편으로 돌아 들어가면 1974년 성금으로 준설된 류관순 기념관이 나온다. 이곳에는 최초의 한국인 교장 신봉조 선생의 흉상이 전시돼 있다. 기념관 정문 앞에는 결기 서린 자세로 걷고 있는 유관순 열사의 동상이 세워져 있다.

여성의 역할이 강조되는 시대. 이미 100년 전부터 기독교 정신으로 한국의 여성 인재 육성을 위해 힘써온 이화학당의 존재목적은 여전히 유효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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