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덩어리 떡을 떼어 먹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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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는 덩어리 떡을 떼어 먹는다
  • 공종은 기자
  • 승인 2010.10.06 11:1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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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교회, 다름과 닮음 21] 성찬

A씨. 이사한 동네에서 교회를 정한 후 예배에 참석했다. 1달여 지났을 즈음, 교회에서 실시하는 성찬식에 참여하게 됐다. 경건하게 마음을 가다듬고 가족과 함께 앉아 예수님의 죽으심을 기억하며 성찬에 참여했다.

그런데 성찬식에 참여하던 A씨는 이 교회의 성찬식이 예전 다니던 교회의 성찬식과 조금 다르다는 것을 느꼈다. 떡을 나누는데 조각조각 썰어놓은 떡을 나누는 것이 아니었다. 커다란 한 덩어리의 떡을 놓고 여러 사람들이 떼어 먹는 형식이었다. 포도주를 나누는 것도 달랐다. 한 잔 한 잔 따로 따라 놓은 것이 아니라 커다란 잔에 담긴 포도주를 조금씩 나누어 마시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성찬의 방식은 달라도 그 엄숙함과 온 인류의 죄를 대신 지신 예수의 죽으심을 기념하는 것은 예전 교회나 지금 교회가 다르지 않았다.

A씨의 경우처럼 각 교회마다 취하는 성찬 예식은 조금씩 다르다. 하지만 포도주와 떡을 나누며 예수의 죽으심을 기억하는 것은 우리나라 교회 뿐 아니라 세계 교회가 같이 나누는 의식이다.

떡과 포도주를 나누는 것은 세계 모든 교회가 같지만 그 방식은 조금씩 다르게 나타난다. 성찬 위원들이 성도들이 앉은 자리로 직접 찾아가 떡과 포도주를 나누어 주는 교회가 있는가 하면, 강단 쪽에 두 명씩 한 조를 이루어 자리를 잡은 후 성도들이 줄지어 그 앞으로 나가서 떡과 포도주를 먹는 경우도 있다. 성찬위원들이 떡을 떼어 포도주에 찍은 후 성도들에게 먹여주는 경우도 있다.

떡을 나누는 것도 한 조각 한 조각 나눈 후 접시에 담기도 하고 큰 덩어리로 만들기도 한다. 포도주도 한 잔씩 따로 담아 성찬기에 담아 나누는 교회가 있고, 커다란 잔에 따라 함께 나누어 마시는 교회도 있다.

이처럼 성찬의 방식은 교회마다 각기 다르다. 이렇게 다른 것. 교단이 규정한 것일까. 그렇지는 않다. 목회자마다 자신의 방식으로 성찬을 진행한다. 하지만 성찬에서 없어서는 안 될, 예수의 살을 기념하는 떡을 뗌과 피를 기념하는 포도주를 나누는 방식은 어느 교회에서도 다른 것으로 대체되지 못한다.

떡 대신 다른 것을 사용하거나 포도주가 아닌 탄산음료를 사용하는 일은 없다. 모두 정확하게 떡과 포도주를 사용한다. 하지만 알콜 성분에 약한 성도들을 위해 포도주가 포도즙으로 대체되는 경우는 있다.

떡을 일일이 나누지 않고 떼어주는 교회들의 경우, 대부분 커다란 덩어리 빵이나 떡을 주로 사용한다. 일일이 나누는 것보다 하나의 떡을 뗌으로써 예수 안에서 하나가 된 공동체 의식을 확인하고, 예수의 지체로서 살아나갈 것을 다짐하게 된다. 포도주 또한 하나의 잔을 사용함으로써 예수 안에서 한 형제요 자매인 것을 확인하게 된다.

성찬에 사용되는 떡 또한 과거에는 성경에 등장했던 무교병, 즉 누룩이나 이스트를 넣지 않은 딱딱한 떡을 사용하는 것이 대부분이었다. 하지만 최근에는 다소 부드러운 떡을 사용하거나 별도로 교회에서 성찬에 사용할 빵을 만들어 사용하기도 한다. 성찬용 빵을 만드는 교회들은 무교병 대신에 얇은 전병 형태의 성찬용 떡을 사용한다.

그렇다면 성찬식에서 떡만 먹고 포도주는 먹지 않는다면 어떨까? 완전한 성찬식에 참여했다고 할 수 없다. 떡과 포도주를 모두 나누고 먹어야 한다. 그리고 이럴 경우 성찬 위원에게 손을 들어 떡이나 포도주를 먹지 않았다고 말하면 바로 가져다준다.

성찬식에는 누가 참여할 수 있을까? 세례를 받은 사람이면 누구나 참여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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