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런데 이 진리라는 것이 현대사회로 넘어오면서 흔들리고 있다. 절대적이라고 하는 진리가 존재하는가에 대해서 인간들이 질문을 하게 된 것이다. 그래서 진리라고 하는 것이 상대적이라고 생각하게 되었고 그 결과가 바로 포스트모던이라고 할 수 있다. 이러한 현상에 대해서 우리는 경계심을 가지고 있고 혹 진리 되신 예수께서 부정되거나 상대화되는 것은 아닌가해서 말이다.
그런데 요즘은 진리에 대한 질문은 고사하고 진실에 대한 질문이 나오고 있다. 최근 대한민국에서 여러 사건들이 일어났다. 예를 들어 광우병 사건이나 천안함 사건 등이다. 이러한 일이 있었는데 그 사건들의 진실은 밝혀지지 않았다. 아니 정확하게 말하면 진실은 밝혀졌는데 국민들은 받아들이지 않고 있는 것이다. 광우병 사건이 일어나고 그 사건의 진원지라고 할 수 있는 MBC에 대해서 법원은 문제 있다고 판결을 내렸다. 거짓된 보도가 있었다는 판결이다. 그런데 MBC는 수긍하는 것 같지 않고 아직 논란이 되고 있다.
천안함 사건도 그렇다. 46명의 우리 장정들이 죽었는데 왜 죽었는지에 대해서 사람들은 반신반의하고 있다. 국가에서는 군,민 전문가들에, 외국인 전문가들까지 불러들여서 조사하고 결과를 발표했는데 국민의 30%가 믿지를 못하겠다고 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해서 30%라고 하지만 주변의 지식인들을 기준으로 한다면 50%는 넘을 것이라고 생각한다. 거기에 나이까지 고려한다면 그 숫자는 훨씬 넘을 것으로 보인다.
도대체 그러면 진실이라고 하는 것은 무엇인가? MBC에 대한 판결이후 라디오에서 촛불집회 관련자와 인터뷰가 나왔다. 이러한 판결이 나왔는데 어떻게 생각하시냐고, 당신들은 거짓된 문제제기에서 시작된 것이 아니냐고 사회자가 물었다. 그랬더니 그 상대자는 대답하기를 판결은 그렇게 나왔을지 몰라도 국민들은 그렇게 생각하지 않는다는 것이다. 그 인터뷰를 들으면서 이러한 의문이 생겼다. 그러면 진실은 무엇일까?
그 인터뷰 당사자의 의견은 여론이 지지하는 것이 진실이라는 것이다. 객관적 진실이 문제가 아니고 국민이 그렇게 믿는다면 그것이 바로 진실이라는 것이다. 법원에서 어떠한 판결을 내렸는지가 문제가 아니라 국민의 다수가 믿는 것이 바로 진실이라는 것이다. 진실이 다수결에 의해서 결정 나고, 여론에 의해서 결정 나는 것이라면 그것이 진실일 수 있을까? 물론 아니다. 그러나 대한민국의 현실은 지금 여론에 의해서 진실이 판가름 나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바로 우리 사회의 커다란 문제이다. 진실이 사회가 권위를 인정한 기관을 통해서 가려지는 것이 아니고 여론에 의해서, 특히 사이버 공간을 지배하고 있는 네티즌들에 의해서 결정되고 있는 것이다. 일부 네티즌들이 이러저러한 이야기들을 만들어 내면 그것이 돌고돌아 어느 순간엔가 논리가 만들어지고 진실로 받아들여지고 있다. 과거에는 보통 이렇게 만들어진 진실은 황색언론에 의해서 만들어졌는데 요즘은 사이버 공간에서 평범한 일반 시민들에 의해서 만들어지고 있다. 사람들의 댓글과 관심을 끌어 모으고자 하는 네티즌들에 의해서 충격적인 이야기들이 만들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것이 한 바퀴 돌면 신문에 나타나고 유력한 언론들마저도 여론이라는 이유로 이것을 정론으로 인정해 주는 아주 희한한 일들이 이 땅에서 나타나고 있는 것이다.
웹 2.0 시대에 여론이 민주화되어지고 소통되어진다는 것은 의미가 있다. 그런데 우리가 진정 물어야 될 것은 정말 진실은 무엇인가이다. 만들어진 가상의 진실이 실제적 진실을 호도하게 될 때 우리는 참과 거짓을 가질 수 없는 혼란에 빠지게 되는 것이다. 진리를 무너뜨리고 상대화하면 인간이 자유로워지고 행복해 질 것이라고 믿었지만 결국 이 세상이 고통 가운데 빠지게 된 것처럼 진실을 상대화하고 만들어내기 시작한다면 결국 이 세상은 그 기준을 잃어버린 대가를 치룰 수밖에 없다. 참 진실에 대한 단호한 입장들이 꼭 필요한 때이다.
조성돈 교수<실천신학대학원대학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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