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협, 아리랑예술축전…"기독교 행사 아닌데 왜 공식모집 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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교회협, 아리랑예술축전…"기독교 행사 아닌데 왜 공식모집 하나"
  • 승인 2002.03.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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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가 북한의 아리랑예술축전 참관단을 공식 모집하는 이유는 간단하다. “민간교류를 활성화할 싯점이고 특히 북한에 대한 미국의 악의 축 발언 이후 경색되는 한반도 분위기를 쇄신해야 한다”는 것이다. 정부도 우리측 민간 참관단 방북을 허용할 방침인 것으로 전해져 교회협의 참관단 모집은 아직까지 자연스러워 보인다.
하지만 기독교 보수계는 교회협과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이들의 생각을 요약하면 ‘종교행사도 기독교행사도 아닌데 교회협이 나서서 참관단을 모집할 이유가 무엇이냐’로 집약된다. 우리교회가 북한측과 그동안 벌인 각종 프로그램은 종교영역에 국한된, 다분히 기독교적인 색깔을 띠고 있고, 북한동포 구호와 관련된 구제사업 역시 조선 그리스도교연맹을 창구로 지원활동을 벌였다는 주장이다.

또 북한 봉수교회 앞마당 재정비사업이나 봉사관 건립 그리고 성경보내기 등도 같은 맥락에서 이해하고 있는 것이다. 하지만 이번 아리랑축전 참관단 모집활동은, 교회가 비종교행사에 지나치리만큼 관여한다는 지적이다. 한국기독교총연합회 대표회장 김기수목사(안동교회)는 이와관련, “아리랑축전 행사 자체를 두고 논평할 수는 없으나 북측의 의도에 휘말릴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으므로 경계해야한다”며 “지난해 일어났던 8.15방북단의 경우 이같은 우려를 보여준 실례”라고 말해 교회협의 직접적인 참여를 걱정하고 있다.
한기총 공동회장인 양용주목사(청파중앙교회)는 “남북한 화해무드가 조성된다는 측면에서는 찬성이지만 역시 북한의 의도를 조심해야할 것”이라고 밝혔으며, 한기총 사무총장 박영률목사도 “왜 북한은 우리나라에 오지않고 우리만 북한에 가서 통일문제를 논의해야 하는지 잘못되고 있다”며 상호주의 원칙에 입각해 교회협을 비롯한 다른 단체들이 북한교회 남한 방문을 촉구해야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들의 골자는 참관인들은 자유롭게 방북할 수 있겠지만 이를 기독교 대표단체가 나서서 중개역할을 하는 것은 위험한 일이라는 것이다. 정치적인 이념공방이 계속되는 남북한 관계가 최근들어 강대국의 입김까지 가세, 남남갈등을 부추기는 상황에서 ‘이념공방의 한 복판’에 교회가 끼어드는 자세는 바람직하지 않다는 지적이다.
교회협 통일위원회는 “이번 행사를 통해 남한교회의 목회자·성도들이 지난 57년동안 가보지 못했던 북한교회를 방문해 화해, 평화를 위해 예배와 기도를 드리는 것은 귀중한 일”이라고 밝혔다.

윤영호차장(yyh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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