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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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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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12.31 13: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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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창 목사<서초교회>


이 땅에 탄생하실 때, 예수님께는 있을 만한 곳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래서 예수님께서는 어느 마구간에서 탄생하셨다. 공생애 사역을 하실 때 예수님께서는 “인자는 머리 둘 곳이 없다”(누가복음 9:58)고 말씀하셨다. 십자가에 돌아가신 후에 예수님의 무덤은 빈 무덤이 되었다.

태어날 때부터 공생애 사역을 하실 때 그리고 십자가 죽음 이후에도 이 땅에는 예수님께서 계실만한 곳이 주어지지 않았다. 그러니까 어려운 현실 속에서 마땅히 있을 곳을 찾지 못하는 많은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탄생, 생애 그리고 십자가 죽음은 소중한 의미들을 전해주는 것이다.

매일 매일의 삶의 문제, 직장과 사업의 문제, 학업의 문제, 결혼의 문제 등 그런 문제들과 관련해서 마땅히 있을 곳을 찾지 못하면서 세월의 흐름에 밀려가듯이 2010년 새 해를 맞이하는 사람들에게 예수 그리스도의 복음은 우리가 나아갈 길을 가리키는 진리요 생명되는 복음인 것이다.

20세기 중반 6.25 전쟁 이후 다양한 변화들을 통하여 급성장을 이룩한 한국 사회는 21세기를 맞이하기 직전에 경제적 파국을 맞이해야만 했다. 이른 바 우리가 IMF라는 이름으로 기억하는 사건이다. 그 파국을 잘 극복했다고는 하지만 우리는 이전에 잘 듣지 못하던 노숙자라는 이름을 일상적인 말처럼 받아들이게 되었다. 20세기 한국으로부터 바통을 이어받은 21세기의 한국 사회는 노숙자라는 이름을 함께 전해 받은 셈이다. 노숙자라는 이름은 ‘거할 곳이 없는 자’라는 의미일 것이다. 왜 어떻게 그렇게 되었든 간에, 그들은 ‘있을 곳이 없어서 길거리를 헤매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어려움은 이제 더 이상 원점으로 되돌릴 수 있는 문제가 아니라는 점에 대해서 사회 전반이 묵시적 공감을 하는 듯하다.

그들과는 거의 정반대 편에, ‘거할 곳’의 문제, 처소의 문제로 고심하는 사람들이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공약을 내세우며 해결 방안을 제시해왔지만, 사교육의 문제는 여전히 원점 근처에 남아 있다. 이도 역시 처소의 문제이다. 보다 나은 학교에 들어가서, 보다 나은 직업, 보다 나은 결혼, 보다 나은 사회적 위치를 확보하려는 그 모두가 결국은 미래의 처소를 의식한 일들인 것이다.

살아 있는 동안에 인간은 여러 가지 처소 문제로 인하여 고심하고 경쟁하며 투쟁하며 살아간다. 그러다 이 세상을 떠날 때가 되면 장차 나는 어디로 가게 될 것인지? 인간의 이성적 판단을 넘어서는 영원한 처소의 문제가 남게 된다. 그러니까 처소의 문제는 모든 인간에게 해당되는 영원한 문제요, 새 해를 맞이하는 순간에도 우리가 고심하며 기도해야할 ‘삶의 근본적인 과제’인 것이다.  삶의 근본이 되는 가장 중요한 문제가 처소의 문제인데 그 문제는 우리가 마음대로 할 수 없는 문제이다.

지금 있을 곳이 없어 처소 문제로 고심하는 사람들을 위하여 하나님은 처소를 예비하시는 하나님이시다. 이 땅에 태어나실 때부터 처소 문제로 우리를 앞서 우리를 위하여 어려움을 당하신 분이 예수 그리스도이시다. 세상의 흐름은 약육강식과 같은 방법으로 처소 확보의 노하우를 가르치는데 하나님의 성령께서는 말씀과 성령의 인도를 따라 진정한 처소를 찾으라고 가르치신다.

제자들을 이 땅에 남겨두고 혼자 십자가로 가시면서 예수님께서는 이렇게 말씀하셨다.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내 아버지 집에 거할 곳이 많도다”(요한복음 14:1~2). “나를 믿으라”, “예수를 믿으라”는 말씀이 새 해를 맞이하는 모든 이들에게, 그러면서도 다가오는 미래에 대응하는 영원한 삶의 메시지가 되기를 바라는 바이다.

세상의 흐름 속에서 보다 더 빨리 보다 더 높고 넓은 처소를 확보하는 일에 하나님께서 주신 자유를 사용하지 말 것을 권면하는 바이다. 세상의 흐름은 세상의 목표를 향하여 흐르다가, 결국에는 어두운 종착역에 도착하고 말 것이기 때문이다.그리스도께서 그렇게 말씀하셨듯이, 세상의 흐름에 뒤쳐진다고 해서 “너희는 마음에 근심하지 말라. 하나님을 믿으니 또 나를 믿으라.” 예수 그리스도 안에서 영혼의 처소를 확인하면서, 내 삶의 방향을 확인하면서, 2010년 새 해를 맞이하시기를 기원하는 바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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