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늘보좌를 움직이게 해달라는 기도말 부적절
상태바
하늘보좌를 움직이게 해달라는 기도말 부적절
  • 승인 2005.11.09 20:04
  • 댓글 0
이 기사를 공유합니다



김석한교수<천안대신대원 실천신학>




교인이나 목회자들의 기도 말 중에 ‘하늘보좌를 움직이게 해 달라’는 표현 사례가 있는데 부적절한 말이다. 기도(창 20:7)란 신자가 하나님께 하는 말로서 그를 믿는 바를 가장 명확하게 하여 하나님과 그의 백성 사이에 인격적 관계를 향상시키는 신앙의 중요한 행위로서 감사와 회개와 소망을 아뢰는 하나님과의 ‘교제, 대화, 영적 호흡’이라고도 할 수 있다.


이러한 기도의 바른 태도는 ‘겸손’(눅 18:10-14)한 자세로 머리를 숙이고(창 24:26), 엎드려서(마 26:39), 무릎을 꿇고(행 940), 손을 들고(딤전 2:8), 간절히 구해야 함을 성경은 교훈하고 있다.

그런데 기도자의 기원력으로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이게’ 해달라는 하나님을 향한 기도 말로서는 매우 외람된 말이다. 이 ‘보좌’라는 말의 일반적인 의미는 ‘왕좌’(왕상 10:19, 22:10), ‘총독의 자리’(느 3:7), ‘제사장의 의자’(삼상 4:13), ‘귀빈의 좌석’(왕하 4:10) 등으로 표현되어 있고 하나님과 관계에서는 ‘좌정하신 곳’(시 9:4, 사 6:1), ‘예언에서 보여진 곳’(단 7:9-10, 계 4장), ‘하늘에 있는 곳’(시 11:4, 사 66:1), ‘예루살렘’(렘 3:17), ‘성전’(겔 43:7) 등으로 표현되어 있다.

이 ‘보좌’의 단순한 의미는 ‘임금이 앉는 자리’인데 ‘만왕의 왕, 만주의 주’ 지존하신 하나님이 영광스럽게 좌정하신 자리로서 이는 권세와 위엄을 상징하고 가장 높은 권위와 영예를 지닌 숭엄한 하나님의 무한 절대적인 신권을 나타내는 말이다.


이러한 관점에서 보면 믿는 자의 기도를 통해서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이게 해 달라는 말은 경박스럽다. 이 말의 부적절한 이유는 첫째, 웨스트민스터 소요리문답의 진술을 보면 ‘기도는 그리스도의 이름으로 우리의 기원을 하나님께 고하고 그의 뜻에 합당한 것을 간구하여 죄를 자복하며 그의 자비하신 모든 은혜를 감사하는 것이다’라고 명시하고 있는데, 이 내용에서 ‘하나님의 보좌’를 움직이게 한다는 암시는 전혀 없다.


둘째, 모든 피조물을 통치하시는 주권적인 하나님의 모습이, 보좌에 앉아서 자기 신하들을 하감(下瞰)하는 왕의 모습으로 묘사되었는데(시 113:5-6), 성경은 하나님의 보좌가 하늘에 있고 이 땅은 하나님의 발등상이라고 말한다(시 99:5, 사 66:1). 발등상 같은 세상에서 기도 하나로 하나님의 영광의 보좌를 움직인다는 말은 지나친 허세적 표현이다.


저작권자 © 아이굿뉴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댓글삭제
삭제한 댓글은 다시 복구할 수 없습니다.
그래도 삭제하시겠습니까?
댓글 0
댓글쓰기
계정을 선택하시면 로그인·계정인증을 통해
댓글을 남기실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