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BS 직대체재로 ‘파행’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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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 직대체재로 ‘파행’ 불가피
  • 승인 2002.02.17 0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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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BS의 정상적인 운영은 당분간 힘들 것으로 보인다.
지난 15일 권호경사장 임기만료전에 재단이사회를 소집 사장선임 안건을 처리하려 했던 측의 의도는 노조원들의 원천봉쇄로 무산되고 말았다. 회사는 이사회개최 일시를 노조원들이 상경이 어렵도록 명절 직후인 15일 정한 점과 서울지방 남부법원에 이사회 방해금지가처분을 신청하는 등 노조원들의 단체행동을 막기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했으나 결국 수포로 돌아갔다.

지난해 6·26합의로 9개월간의 파업을 마치고 발전적인 방안을 모색하던 CBS는 ‘권사장 3연임 ’이 대두되면서 다시 명예회복을 주장하는 권호경사장과 장기집권과 적자경영의 책임을 묻는 노조측의 주장이 팽팽이 맞서면서 좀처럼 실마리를 찾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 회사는 사장선임건에 관해 지난해 12월14일을 시작으로 총 3차례의 걸쳐 재단이사회를 소집했으나 ‘6·26합의에 의한 사장선임’을 주장하는 노조에 덜미를 잡혀 뚜려한 해결책을 제시하지 못했다.

노조의 입장은 강경하다. 청빙위원회를 통해 신임사장은 선임돼야 하며 권사장은 개인의 사심을 버리고 명예롭게 물러나야 한다는 것. CBS사원들과 한국교계의 반대를 무릎쓰고 3연임 시도로 방송정상화의 걸림돌이 된 권사장의 퇴임은 당연하다는 주장이다.

그러나 장기간의 파업, 회사와의 대립 등으로 한국교회와 재단이사회의 명예를 실추시켰다는 일각의 지적에 대해 고의성은 없었지만 일정부분 책임을 지고 CBS가 새롭게 태어날 수 있도록 회사와 발전방안을 모색하겠다는 노조의 최근 입장 또한 주목할 만 하다.

그렇다면 향후 CBS의 운명은 어떻게 될 것인가?
우선 지난 17일 자정을 기해 임기가 만료된 권호경사장 후임자 선정문제에 대해 결국 노·사가 합의점을 찾지못하고 기독교방송은 사장직무대리 체제가 불가피한 것으로 보인다. 사장의 모든 권한을 행사할 수 있는 사장대행의 선정은 이사회의 동의가 필요하기때문에 당분간 한국연 상무가 사장대리의 임무를 맡게 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권사장이 3연임의 의지를 굽히지 않을 수도 있다. 권호경 직전사장이 3연임을 포기하지 않고 향후 개최되는 이사회에 사장이 아닌 사장후보자의 권한으로 참석해 자신의 입김을 작용시킬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명예회복에 대한 의지를 천명하던 권사장의 심중을 감안한다면 충분히 가능한 시나리오이기 때문. 막판까지 예측불허란 의견이다.

김광오기자(kimko@ucn.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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