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둠 속에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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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둠 속에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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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승인 2009.07.22 17: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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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희창목사(heechangk@nate.com) <서초교회>


오순절 성령강림절에 베드로는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외치며 설교했다. 행 2장 14절부터 36절까지의 말씀은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이다. 그리스도의 부활을 외치는 설교의 핵심 부분에서 베드로는 시편 16편을 인용하고 있다. 시편 16편에서 많은 분량의 말씀을 거의 그대로 인용하면서 설교한 것이다. 구약성경의 많은 말씀들 중에서, 베드로는 왜 시편 16편의 말씀을 인용한 것인가?

주님의 부활소식을 들었을 때 제자들은 믿을 수 없었다. 그러나 부활하신 주님께서 친히 제자들에게 나타나셨고 제자들끼리 소식을 전하고 듣는 동안에 그들은 다시 모이기 시작했다. 그리고 십자가 이전에 주님께서 하신 말씀들을 다시 기억해냈다.

주님을 만나 대화를 나누고 함께 식사하는 동안에 그들의 영혼은 다시 살아나게 된다. 진정한 그리스도의 제자로서 회복되어간 것이다.

그리고 나서 주님의 말씀대로 오순절 성령이 임하셨을 때 제자들은 담대하게 복음을 외치기 시작했다.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의 부활을 외친 것이다. 베드로의 오순절 설교는 그리스도의 부활을 외치는 설교이다.

그러한 부활의 설교에서 베드로는 시편 16편의 말씀을 인용하면서 이렇게 외쳤다. “이는 내 영혼을 음부에 버리지 아니하시며 주의 거룩한 자로 썩음을 당하지 않게 하실 것임이로다.”

다윗은 오랫동안 도피생활을 했다. 위대한 신앙인 다윗에게는 수없이 많은 죽음의 위기가 있었다. 그런 위기들을 거치고 나서 이스라엘의 왕이 되었고, 그리고 나서 다윗은 이런 시편을 남긴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나를 어두움 속에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마침내 나를 다시 찾으실 것이요. 나를 구하실 것이다. 하나님께서는 내 영혼을 어두움 속에 버리지 아니하실 것이다.”

언제부턴가 한국의 많은 교회들은 힘을 잃기 시작했다.

하나님이 우리를 버리셨든지 아니면 우리가 하나님을 버렸든지 어쨌든 간에 많은 교회와 성도들의 영혼은 어둠 속을 헤매는 듯하다.

이런 지가 이미 오래 되었다. 우리의 영혼과 믿음은 별 대책 없이 어둠 속에 버려진 듯하다.

부흥과 성장의 구호를 외쳐보지만 그게 과연 진정한 대책이 될 수 있을지… 교회와 신앙의 생명은 보다 더 근원적인 데서부터 와야 하는 것이 아닐지. 우리의 영혼은 어둠 속에 버려진 듯하다. 우리의 믿음은 힘을 잃고 쓰러져 가는 듯하다. 우리가 내세우는 대책들마저도 역시 어두움 속에서 외쳐보는 힘없는 목소리들처럼 들려온다.

그런데 우리를 앞서 간 믿음의 선조들은 어둠 속에 버려졌던 것에 있어서도 우리들의 선배요 절망의 체험에 있어서도 우리를 앞서간 사람들이다. 기독교 역사가 앞선 나라들은 어두운 역사에 있어서도 우리를 앞선 나라들이다.

한때 부흥과 성장의 신화를 내세우며 서구 기독교의 무능함을 단골 예화로 삼았던 우리는 이제 그들의 앞선 어두운 경험에도 귀를 기울여야 한다.

우리를 앞서 고난과 절망의 길을 걸었던 다윗은 이런 고백을 했다.

“나는 하나님의 선택을 받은 하나님의 사람이라 생각했다. 그런데, 지금 나는 도피생활의 어두움 속에 쓰러져가는 중이다. 나의 모든 것이 이대로 끝날 듯이 보인다. 그렇지만 하나님께서는 나를 이 어두움 속에 그냥 버려두지 않으실 것이다. 하나님의 선택받은 자가 어둠 속으로 사라지게 그냥 두지 않으실 것이다.”

사울 왕을 피하여 오랜 도피생활을 하던 중에 다윗은 그런 고백을 한 것이다. 아주 평범하고 간단한 고백인 것 같은데 다윗은 자신의 일생을 통하여 체험했고 그 체험을 시편으로 고백하며 기록했다.

베드로는 오순절 설교에서 그러한 다윗의 시편을 인용했다.

“아버지 하나님께서는 십자가에 돌아가신 예수 그리스도를 그냥 버려두지 않으셨다. 무덤 속에서 썩어가도록 그냥 두지 않으셨다. 하나님은 그를 다시 살리사 영원한 생명의 길을 여셨다. 그리스도의 죽음과 부활을 통하여, 우리에게 생명의 길을 보이셨다.”

십자가에 달리신 주님께서 부활하신 ‘복음의 핵심’을 다시 찾아, 밝혀내고 연구하고 외치며 설교하는 그런 쪽에서부터 뭔가를 다시 시작하는 것이 우리가 먼저 해야 할 일이 아닐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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